하늘을 향한 마음/마음을 열고

문득, 당신이 그립습니다

주님의 착한 종 2007. 8. 14. 07:46






 
      우리 몸의 혈액에는 백혈구가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신체에 이상한 병균이 쳐들어오면
      그 침입자를
      몸 밖으로 밀어내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백혈구가 침입자를 처리하는 모습을 보면
      아름다운 사랑이 느껴집니다.

      "넌 왜 그렇게 더럽니? 넌 쓸모 없는 존재야!"
      백혈구는 병균에게 심한 욕설을 하는 일도 없고,
      그렇다고 무작정 싸워서 무찌르는 일도 없습니다.

      백혈구는 병균이 오면 아주 깊은 사랑으로
      그를 감싸준다고 합니다.
      그 침입자는 백혈구의 따뜻한 사랑에 감동해서
      그렇게 스르르 녹아 버린다는 것입니다.
      보기 싫든 지저분하든 가리지 않고 백혈구는
      자신의 몸이 썩어 들어가는 줄도 모른 채 그렇게
      다 껴안아 준다는 것입니다.

      다 준다는 것, 당신 자신의 것마저도 다 꺼내 줄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차마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사랑이 그리 쉬운 거라면 이 세상의 눈물은 이미 말랐을 테지요.

      미움과 슬픔과 아픔과 증오마저도 결국 당신 안에서 그대로 녹아
      사라지길 바랍니다.

      바다같은 마음,
      당신 안에 그런 바다 하나! 쯤은 갖고 계시겠지요. 

      *  김현태 산문집 <문득, 당신이 그립습니다>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