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마음을 열고

수묵화

주님의 착한 종 2007. 8. 13. 07:36



단순(單純)함이란 그림으로 치면
수묵화(水墨畵)의 경지(境地)이다.
먹으로 그린 수묵화.
이 빛깔 저 빛깔 다 써 보다가
마지막에 가서는 먹으로 하지 않는가?




그 먹은 한 가지 빛이 아니다.
그 속엔 모든 빛이 다 갖춰져 있다.
또 다른 명상적(瞑想的)인 표현(表現)으로 하자면
그것은 침묵(沈?)의 세계(世界)이다.
텅 빈 공(空)의 세계이다.




단순과 간소(簡素)는 다른 말로 하면 침묵의 세계이다.
또한 텅 빈 공(空)의 세계이다.
텅 빈 충만(充滿)의 경지이다.
여백(餘白)과 공간(空間)의 아름다움이 이 단순과 간소에 있다.




우리는 흔히 무엇이든지 넘치도록 가득 채우려고만 하지
텅 비우려고는 하지 않는다.
텅 비워야 그 안에서 영혼(靈魂)의 메아리가 울린다.




텅 비어야 거기 새로운 것이 들어찬다.
우리는 비울 줄을 모르고 가진 것에 집착(執着)한다.
텅 비어야 새것이 들어찬다.




모든 것을 포기(抛棄)할 때,
한 생각을 버리고 모든 것을 포기할 때
진정(眞正)으로 거기서 영혼의 메아리가 울린다.




다 텅 비었을 때 모든 집착에서 벗어나
어디에도 집착하지 않고텅 비었을 때
그 단순한 충만감(充滿感),




그것이 바로 극락(極樂)이다.




산아. 우뚝 솟은 푸른 산아.
훨훨훨 흐르듯 짙푸른 산아.
숱한 나무들, 무성히 무성히 우거진 산마루에,
금빛 기름진 햇살은 내려오고,
둥둥 산을 넘어 흰 구름 건넌 자리 씻기는 하늘.




사슴도 안 오고 바람도 안 불고,
넘엇골 골짜기서 울어오는 뻐꾸기.
산아. 푸른 산아.
네 가슴 향기로운 풀밭에 엎드리면, 나는 가슴이 울어라.




흐르는 골짜기 스며드는 물소리에,
내사 줄줄줄 가슴이 울어라.
아득히 가버린 것 잊어버린 하늘과,
아른아른 오지 않는 보고 싶은 하늘에,
어쩌면 만나도질 볼이 고운 사람이,
난 혼자 그리워라.
가슴으로 그리워라.




티끌 부는 세상에도 벌레 같은 세상에도
눈 맑은, 가슴 맑은 보고싶은 나의 사람.
달밤이나 새벽녘,
홀로 서서 눈물어릴 볼이 고운 나의 사람.




달 가고 밤 가고, 눈물도 가고,
티어 올 밝은 하늘 빛난 아침 이르면,
향기로운 이슬밭 푸른 언덕을,
총총총 달려도 와 줄 볼이 고운 나의 사람.




푸른 산 한나절 구름은 가고,
골 넘어, 골 넘어, 뻐꾸기는 우는데,
눈에 어려 흘러가는 물결같은 사람 속,
아우성쳐 흘러가는 물결같은 사람 속에,




난 그리노라. 너만 그리노라.
혼자서 철도 없이 난 너만 그리노라. .




"오늘"이라는 좋은 날에




두 눈이 있어 아름다움을 볼 수 있고,
두 귀가 있어 감미로운 음악을 들을 수 있고,




두 손이 있어 부드러움을 만질 수 있으며
두 발이 있어 자유스럽게 가고픈 곳 어디든 갈 수 있고,
가슴이 있어 기쁨과 슬픔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합니다.




나에게 주어진 일이 있으며,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날 필요로 하는 곳이 있고,
내가 갈 곳이 있다는 것을 생각합니다.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만질 수 있고, 느낄 수 있다는 것에
건강한 모습으로 뜨거운 가슴으로
이 아름다운 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오늘도 감사하다는 것을...

오늘도  아름답고 행복하세요.


 
* 그림: 운보 金基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