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 후 의절,. 그리고 홀로서기 준비 중
출처 : 내가게 인터넷 글쓴이: 글래스
작년 2월 제일 친했던 친구와 맘이 맞아 동업을 하게 됐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가장 친했던 친구라 남들이 동업하면 의 상한다고
아무리 그래도 우리는 서로 너무 잘 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서로 그럴
일은 없을 거라고 그렇게 굳게 믿었어요.
적어도 저는 그렇게 믿었던 거 같아요.
제가 하던 일이 디자인 쪽이어서 쇼핑몰디자인과 사진 보정하고 업댓하는
걸 담당했고 친구가 사진 찍고 광고, 운영 쪽을 담당했어요.
첨엔 그렇게 잘 시작했던 거 같아요. 의견 충돌도 별로 없었고..
없었다기 보다 그냥 이해하려고 애썼고 이해하는데 어려움도 없었던 거
같아요.
처음부터 장사가 잘 안된 건 아니었어요. 그렇다고 이윤이 많은 것도
아니었지만..
첫 달에 600, 다음달에 800.. 이런 식으로 꾸준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점점 사소한 문제들이 발생했어요.
첫 번째는 한 세 달 정도 되니까 그 친구와 제가 추구하는 바가 확연히
달라지는걸 느꼈죠.
친구는 홈피에서 사업적이고 딱 먼가 체계적인걸 원했고,
그에 비해 저는 좀 친근하고, 이 운영자는 정말 이 일을 좋아하는구나..
그런 느낌을 받길 원했거든요.
따라서 사진이나 모델 포즈 같은 것도, 친구는 딱 포즈를 잡아서 하는걸
좋아했고 저는 밥을 먹거나 차를 마시는 자연스런 컨셉을 좋아했고..
두 번째는 사업장이었는데
친구네 집이 좀 넓었어요. 친구 방도 어느 정도 물건을 쌓아놓을 여유가
있는 정도였고.. 그래서 사업장을 친구네 집에서 시작했어요.
한마디로 제가 친구 집으로 출퇴근했죠.
사이가 좋을 땐 친구가 밥도 주고 화장실도 편하고 힘들면 누워서 쉬고..
좋았어요. 근데 사이가 나빠지니까 정말 감옥이 따로 없었어요
한여름에 땀을 뻘뻘 흘리고 친구네로 가면 혼자 선풍기 쐬고 있고,
물 한 모금 달랄 수도 없었고..
그맘때쯤 사이가 너무 나빠져서 서로 말도 안 했거든요.
거의 쳐다보지도 않았고..
게다가 친구네 엄마가 맞벌이 하시다가 그만두셨는지 언제부턴가 집에
계시더라구요. 그러니 정말 지옥이었어요.
전 그냥 친구 집에서 운송장 검토하고 포장하고.. 재고파악하고 동대문
사입갈 것 적고 그러고 할일 없음 집에 왔어요.
세 번째는 성격차이가 확연히 드러나기 시작했어요.
친구가 빈곤하게 자란 애가 아닌데 이상하게 돈 욕심도 많더라구요.
친구로 지낼 때는 몰랐는데 사업을 같이 해보니 제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돈 욕심이 많고 꼼꼼했어요.
당시 모델을 해주는 친구도 저희들과 베스트로 친한 친구였는데
그 모델해주던 친구가 둘이 사진 찍으러 나가면 8시간이나 사진 찍고
끝에 김밥 한 줄 사주더라는 말 듣고 정말 놀랬어요.
그리고 그 친구도 직장인이라 휴일 날 불러내기도 민망한데..
일요일 날 8시에 불러내서 하루 종일 사진을 찍었다고도 하고..
암튼 그 모델해주는 친구가 그 친구랑 일하기 싫다고 그럴 정도 였으니까요.
꼼꼼한 건 또 얼마나 꼼꼼한지..
당시 잘나가던 청치마가 있었는데 그 치마가 아랫단이 자연스럽게 자른
듯한 느낌? 그런 느낌의 청치마였어요.
청치마의 실밥이 자연스럽게 늘어지는 게 멋인데 그게 불량이라고
거래처 언니한테 맨날 교환하고 진짜 그언니가 나중에 저희랑 거래
안 한다고 까지 했어요. 그러니까 그 친구 급기야 그 청실밥을 가위로
가지런하게 잘라서 배송 보냅디다-_-
어이가 없었어요. 당시 또 저희가 말도 안 했던지라 그걸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어요;;
하나의 일화가 되어 버렸지만.. 암튼 제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엄청시리
꼼꼼했어요. 또 그 친구는 화가 나면 일절 말도 안하고 사람 없는 취급
하는 습관이 있었어요.
그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죠. 고딩 때부터 서로 삐지기도 하고 그랬으니까..
그래도 그땐 더 순수해서 그랬는지 쉽게 풀렸는데..
첨에 그 친구가 갑자기 말 안하고 냉정해지면 내가 머 잘못했나.. 하고
소심해지고 괜히 농담하고 아양 떨고 해서 풀었는데 나중엔 저도 오기가
생기더라구요. 자존심도 상하고.
저희가 말을 안 하게 된 계기도 그 친구가 먼가 화가 나서 말을 안 하기
시작했는데 제가 그걸 안 풀어줬거든요. 그래서 그게 하루, 이틀..
그러다가 한 2개월 갔어요.
급기야. 참다 못해서 친구한테 이메일을 썼어요.
이 상태로는 같이 사업할 수가 없다고..
정말 구구절절.. 엄청 써 내려갔죠.. 그 동안 말 못했으니 얼마나 쌓인
말이 많았겠어요..
젤 싫었던 건 걔네 집에 가는 거. 어머니 눈치도 그렇고 물 한잔, 밥 한
모금 먹지도 못하고 땀을 삘삘 흘려야 하는 거. 그때가 7월이었거든요.
그리고, 쇼핑몰 소유 문제...
그 친구가 전직이 치위생사였거든요.. 그것도 5년차 로 월급도 꽤 됐었고..
전 그냥 회사 다니다가 쇼핑몰 한거구.
그래서 친구한테.. 넌 전문직이니까 쇼핑몰 안 해도 돌아갈 곳 있지만
난.. 쇼핑몰 안 하면 그만그만한 회사 또 구하러 다녀야 된다..
쇼핑몰 만큼은 양보해달라.. 암튼 참 구구절절 많은 량을 써보냈어요.
답장이 왔는데 달랑 한 다섯 줄 정도.
쇼핑몰 절대 포기할 수 없다.
그래서 생각했어요. 쇼핑몰에 우정 팔지 말자. 그래 너 가져라 내가
포기한다. 그러구서 쇼핑몰에서 완전 손을 떼고, 그 동안 투자했던
금액을 친구가 보내줬고..
근데 생각해보니 제가 업댓해야 했던 물량이 좀 됐어요..
그래서 나름 그동안 우정도 있고 해서 남은 물량을 일주일 동안 다
업댓을 해주고. 그 일주일 동안 친구한테 사업자이름 (제 이름으로 되어
있었어요) 바꾸고 정리해라.. 그랬어요. 그리고 열씨미 전 업댓했죠 모.
근데 일주일 지나니까 그 친구 아직 사업자 이름도 안 바꾸고,
되려 저한테 카드사에 다시 등록해야 되서 2주일 정도 사이트에서 카드
결제가 안 되서 지가 손해 보는 게 얼마니.. 지한테 쌓여있는 재고를
계산하면 얼만 줄이나 아냐느니..
내가 없어서 지가 얼마나 바쁜지 아냐느니... 따지고 들더라구요.
정말 어이 없었어요.
쇼핑몰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던 사람이 누군데
그럴 줄 몰랐었던 건지. 쇼핑몰 가진 것만으로도 재산인데. 고작 저는 딱
투자금만 돌려받았는데.. 카드사 때문에 손해보는 걸 왜 나한테 따지는지.. 쇼핑몰 갖기로 했으면 그 재고도 자기 재량 껏 처분해야지.. 재고를 왜
또 나한테 따지는지..
암튼 난 업댓이나 마져 해주자는 생각이었다가 뒷통수를 엄청 세게
맞고서 그렇게 더러운 결말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몇 개월 후에 제가 결혼을 했고
신랑이랑 미국에서 3개월 정도 살다가 다시 한국 들어온 지 지금 한달
좀 넘었네요.
지금은 저 혼자만의 쇼핑몰을 계획 중입니다.
인생경험이라 하기에 너무 큰 댓가를 치뤘죠.. 베스트 프렌드를 잃었으니..
혼자 시작할려고 하니 갑자기 그 친구 생각이 많이 납니다.
신기한 건 아직도 그 얘길 하면 나도 모르게 흥분을,,,
시간이 많이 지났다고 생각했는데도 친했던 만큼 충격도 컸던 것 같아요.
혹시라도 지금 동업을 준비하시는 분 계시다면
물론 다 하기 나름이라지만 몸 부서져라 일하는 한이 있어도
혼자하는 게 몸은 힘들어도 맘은 편하다는 거.. 웬만하면 혼자 하시라는 거..
아님 혼자 하기 버거우시면 시간여유 있는 친구한테 알바비를 주면서
일거리를 주시던가..
그렇게 관계가 확실하지 않으면, 의견충돌은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고.
골이 깊어지면 언젠가 제꼴 날 수 있다는 거 알아주시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보세요^^;;
사이트 디자인 중인데 9월초 쯤 내가게 쓴소리에 올려볼까 해요
혹시 이 글 보신 분이 제 사이트 보게 되시면 정말 정말 쓰게 한 소리
부탁합니다~
홀로서기.. 감회가 새롭네요. 혼자 추진하는 재미도 솔솔찮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모두 힘냅시다~
동대문 휴가기간이라 들었어요. 이왕 이런 거 다들 그냥 재충전 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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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의 동업은 아주 힘들어요~~저도 한번 했다가 전 일주일 만에 없던
일로 하자고 하고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는데 그때 빨리 결정해서 없던
일로 돌린 거 아주 잘했다는 생각이에여~~^^힘네세요~~^ 07.08.01 17:15
저도 진작 갈라설껄.. 하고 후회 많이 했더랬죠, 님은 아주 현명하셨네요^^ 07.08.01 17:21
그렇게 많은 노력을 기울인걸 쉽게 포기하시기 어려웠을 텐데 현명하게
포기하셨네요 그만큼 힘드셨을 텐데...^^ 이번엔 대박 나시길 바래요~
근데 그 쇼핑몰 아직두 있나요? 궁금~ 07.08.01 18:39
진짜 내 자식 같은 사이트였는데.. 저도 혼자 얼마나 잘하나 지켜봤는데
결국 사이트 닫아버렸더라구요;; 07.08.02 09:41
저도 2번 .. 정말 .. 생각하기도 싫어요 ;; 07.08.02 01:02
ㅋ 이글 보니깐 제가 겪었었던 일이 생각나네요. 저도 젤친구랑 동업했다가 님처럼 정말 안 좋게 끝냈었거든요... 그냥... 시간이 해결해주더군요.
지금은 친구랑 화해해서 머 걍 가끔 연락하고 지내지만... 그래도 같이
일했었기 때문에 제가 모르는 것도 친구에게 많이 배웠고 경험이었다
생각하고 지금은 그때 지어뜯고 싸웠기에 이까지 왔다고 생각되요.
지금 혼자 하고 있는데요~ 오기가 생겨서 그런지 더 열심히 했더니
동업했을 때보다 맘도 편하고 매출도 훨씬 더 많네요~
님도 힘내시구요~~~ 친구보다 더 성공할수있게 열심히 노력하세요~~ 07.08.02 01:17
동업은 단점 보다 장점이 많습니다. 저도 수많은 동업을 해봤지만, 결론적
으로 경험을 많이 쌓았죠. 님처럼 우정이 금이 가는 경우까지는 안
갔지만, 전 다 포기하고 대신 우정을 유지했습니다. 욕심을 버린다는 거
생각보다 쉽습니다.^^ 07.08.02 11:12
저도 포기하고 우정 선택했지만 친구는 끝까지 저보다 쇼핑몰을 선택
하더군요. 그런 모습에 저도 친구한테 질렸던 거죠.. 07.08.02 13:01
휴...그래도 같이 하면서 친구한테 많이 의지 했죠?? 그 친구도
마찬가지로 님을 의지 했을꺼예요...좋은 경험하셨네요..^^ 07.08.02 11:53
쓴 경험이시네요... 저는 동업에 대한 안 좋은 것만 봐와서 그런지 동업
하시는 분들 이해가 안 됐어요(죄송^^;;;) 물론 지금도 전혀 이해할 수
없고... 친구한테 알바비 주면서 시키는 것도 사실은 꺼려져요.
친구 부려먹는다고 생각할 테니까. 어떤 일을 하든 쌩판 모르는 사람
부려먹는 게 훨 나아요. 우리 집만 봐도 어휴...ㅋ 잘되시길
빌어요. 07.08.02 14:54
와.. 생각만 해도 정말 소름 절절 끔찍한 상황이네요.. 글래스님 너무
천사표이시구 마음 넓으시다..결국 속 좁구 그런 지독한 사람들 – 지독
해야 성공한다 하지만. 글래스님같은 분 잘될거같네요. ^^ 잘해봐요~ ^^
핫띵! 07.08.02 22:10
우와.... 이 글을 읽으니 저두 처음 시작할 때가 생각나네요...열심히
싸이트 디자인 딱 끝내 놓구서 ... 시장조사 마치고 동대문에 첫 사입
가서 친구랑 스타일 안 맞아서...5시간 가량 말 한마디 안하고 돌아
다녔었어요....지금은 저 혼자 하고 있구요...그 친구는 저희 싸이트 VIP
고객이랍니다^^ 그냥 서로에게 좋은 경험이였고 ...또 좋은 교훈을
얻었어요^^;; 07.08.03 06:25
이렇게 다시 좋아졌다는 분들 얘기 들으면 부러워요.. 07.08.03 09:16
동업을 할 때는 구역을 정확히 나누고 상대방을 최대한 존중해야 됩니다.
그게 힘드니깐 문제지만...ㅎㅎ 저도 아는 형님하고 동업 중인데 제가
모든 운영을 하고 형님이 돈 관리를 하는 방식. 서로 영역침범 없습니다.
ㅎㅎ 물론 가끔 내가 형님이 술 쳐마시는 거 터치하지만 ㅋㅋㅋ
07.08.03 11:37
남편이랑 같이하다가 때려 치자고 수백 번은..ㅎㅎ 남편이기 망정이지..
에효.. 남일이 아니네요..증말 알바를 쓰던지..진짜 같이 하는 건 정말..
한계가...^^힘내세요~ 07.08.03 17:58
여러분들의 응원과 위로가 너무 많은 힘이 되네요^^ 역시 내가게는 짱~ㅋ 07.08.0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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