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어날 수 있을까…”
중국 지린 성 옌지 시에서 최근 만난 한 탈북 여성이 인터뷰가 끝난 뒤 5세의 아들과 함께 자신이 팔려 간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옌지=구자룡 기자
《북한을 탈출하는 상당수의 여성이 중국 농촌으로 팔려가 성 노예로 전락하고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인신매매도 최근 들어 옌지 룽징 투먼 등 국경도시에서 벗어나 중국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소한의 인권조차 보호되지 못한 채 생활하고 있는 탈북 여성들의 ‘고통의 현장’을 11∼12일 찾았다.》
북한 함경북도 회령의 한 묘목회사에 다니던 L(35·여) 씨.
2001년 7월 초 한 낯선 남자가 그녀의 퇴근길을 가로막았다. 그는 작은 목소리로 “살기 힘들지 않으냐. 중국에 가면 돈을 제법 벌 수 있다”고 제안했다. L 씨는 귀가 솔깃했다.
1997년 부모가 예방주사 부작용과 영양실조 등으로 한꺼번에 돌아가신 후 네 살 아래 여동생과 힘겹게 하루하루를 버텨오던 터였다. 회사에서는 일만 시키고 월급은 주지 않았으며 여동생도 몸이 성치 않아 누워 있기 일쑤였다. 자연히 이틀에 하루꼴은 끼니를 거른 채 지내야 했다.
“어디 간들 이만 못하랴”라는 생각에 그는 1주일 뒤 밤에 가슴까지 물이 차는 두만강을 건너 또 다른 탈북 여성 2명과 함께 중국으로 넘어왔다. 룽징(龍井)의 한 민가에서 머물던 일행은 이틀 후 각자 다른 농촌으로 팔려 갔다.
옌지(延吉)에서 기자와 만난 L 씨는 “브로커에게 속아 벽촌의 늙은 노총각한테 팔려가 동생과 연락도 못한 채 아무런 희망 없이 살고 있다”며 “숨을 쉬니까 살아 있는 것이지 사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여전히 불법 체류자 신분인 그녀는 인터뷰 내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팔린 후 반감금 상태로 지내는 탈북 여성들=회령에서 간호사로 일하다 지난해 2월 중국 싼허(三合)로 넘어 온 G(26) 씨는 헤이룽장(黑龍江) 성의 우창(五常)으로 팔려 간 후 깜짝 놀랐다.
62세의 아버지와 32세의 큰아들 등 남자 5명만 있는 이 집에는 자신이 유일한 여성이었던 것. 우려가 곧 현실로 다가왔다. 아버지와 장성한 아들 4명이 매일 밤 ‘순서를 정해 놓고’ 잠자리를 강요했다. 몸이 아프거나 생리 때도 예외가 아니었다. 주위에는 마을도 없어 누구와도 접촉을 할 수 없었다. 그런 ‘짐승 같은 생활’이 8개월가량 흘렀다.
G 씨는 자신에게 동정심을 보이던 둘째 아들을 꼬여 인근 읍내로 나들이하자며 나온 뒤 도망쳐 노예생활에서 간신히 벗어날 수 있었다. 둔화(敦化)를 거쳐 옌지의 한 구호기관을 찾은 G 씨는 “차라리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울먹였다. G 씨의 사연을 전한 구호기관 관계자는 “그에게 여비를 주어 보냈는데 북으로 갔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옌지에서 만난 또 다른 탈북 여성 K 씨와 C 씨도 “낮에는 소처럼 밭에 나가 일을 해야 하고 밤에는 노리개가 돼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2000년 6월 탈북해 왕칭(汪淸)에 팔려 온 K 씨는 “같은 마을에 온 다른 탈북 여성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남자들에게서 집단 구타를 당했다”고 전했다.
탈북 여성들은 주변의 감시는 물론 말이 통하지 않는 데다 중국 공안 당국에 체포될까 봐 두려워 도망치지 못한다고 이들은 말했다. 또 아이가 생기면 아이 때문에 떠나지 못한다는 것.
▽지역과 연령 등에 따라 ‘가격’이 매겨지는 탈북 여성 인신매매 시장=팔려 온 탈북 여성 P 씨 손에 들어온 돈은 2000위안(약 26만 원). 브로커에게는 8000위안(약 104만 원)이 돌아갔다. 또 다른 탈북 여성 K 씨는 비교적 ‘탈북자 매매 초기’에 팔려 와 1000위안(약 13만 원)만 받았다.
옌지의 한 브로커는 “‘탈북 여성을 살 수 있다’는 정보가 중국 전역에 퍼지면서 지역별로 서로 다른 가격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최근에는 허베이 성의 ‘주문 가격’이 20대 여성 기준으로 2만 위안(약 260만 원)으로 가장 높고 옌지 주변 농촌이 2000∼3000위안(약 26만∼39만 원)으로 가장 낮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허베이 성의 경우 광산개발 등으로 돈이 도는 데다 총각들이 몰려들고 있어 탈북 여성들의 인기가 높다는 설명이다. 또 그는 나이 등 ‘조건’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시장도 동북 3성 일대에서 내륙 쪽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중국 지린 성 옌지 시에서 최근 만난 한 탈북 여성이 인터뷰가 끝난 뒤 5세의 아들과 함께 자신이 팔려 간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옌지=구자룡 기자
《북한을 탈출하는 상당수의 여성이 중국 농촌으로 팔려가 성 노예로 전락하고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인신매매도 최근 들어 옌지 룽징 투먼 등 국경도시에서 벗어나 중국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소한의 인권조차 보호되지 못한 채 생활하고 있는 탈북 여성들의 ‘고통의 현장’을 11∼12일 찾았다.》
북한 함경북도 회령의 한 묘목회사에 다니던 L(35·여) 씨.
2001년 7월 초 한 낯선 남자가 그녀의 퇴근길을 가로막았다. 그는 작은 목소리로 “살기 힘들지 않으냐. 중국에 가면 돈을 제법 벌 수 있다”고 제안했다. L 씨는 귀가 솔깃했다.
1997년 부모가 예방주사 부작용과 영양실조 등으로 한꺼번에 돌아가신 후 네 살 아래 여동생과 힘겹게 하루하루를 버텨오던 터였다. 회사에서는 일만 시키고 월급은 주지 않았으며 여동생도 몸이 성치 않아 누워 있기 일쑤였다. 자연히 이틀에 하루꼴은 끼니를 거른 채 지내야 했다.
“어디 간들 이만 못하랴”라는 생각에 그는 1주일 뒤 밤에 가슴까지 물이 차는 두만강을 건너 또 다른 탈북 여성 2명과 함께 중국으로 넘어왔다. 룽징(龍井)의 한 민가에서 머물던 일행은 이틀 후 각자 다른 농촌으로 팔려 갔다.
옌지(延吉)에서 기자와 만난 L 씨는 “브로커에게 속아 벽촌의 늙은 노총각한테 팔려가 동생과 연락도 못한 채 아무런 희망 없이 살고 있다”며 “숨을 쉬니까 살아 있는 것이지 사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여전히 불법 체류자 신분인 그녀는 인터뷰 내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팔린 후 반감금 상태로 지내는 탈북 여성들=회령에서 간호사로 일하다 지난해 2월 중국 싼허(三合)로 넘어 온 G(26) 씨는 헤이룽장(黑龍江) 성의 우창(五常)으로 팔려 간 후 깜짝 놀랐다.
62세의 아버지와 32세의 큰아들 등 남자 5명만 있는 이 집에는 자신이 유일한 여성이었던 것. 우려가 곧 현실로 다가왔다. 아버지와 장성한 아들 4명이 매일 밤 ‘순서를 정해 놓고’ 잠자리를 강요했다. 몸이 아프거나 생리 때도 예외가 아니었다. 주위에는 마을도 없어 누구와도 접촉을 할 수 없었다. 그런 ‘짐승 같은 생활’이 8개월가량 흘렀다.
G 씨는 자신에게 동정심을 보이던 둘째 아들을 꼬여 인근 읍내로 나들이하자며 나온 뒤 도망쳐 노예생활에서 간신히 벗어날 수 있었다. 둔화(敦化)를 거쳐 옌지의 한 구호기관을 찾은 G 씨는 “차라리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울먹였다. G 씨의 사연을 전한 구호기관 관계자는 “그에게 여비를 주어 보냈는데 북으로 갔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옌지에서 만난 또 다른 탈북 여성 K 씨와 C 씨도 “낮에는 소처럼 밭에 나가 일을 해야 하고 밤에는 노리개가 돼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2000년 6월 탈북해 왕칭(汪淸)에 팔려 온 K 씨는 “같은 마을에 온 다른 탈북 여성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남자들에게서 집단 구타를 당했다”고 전했다.
탈북 여성들은 주변의 감시는 물론 말이 통하지 않는 데다 중국 공안 당국에 체포될까 봐 두려워 도망치지 못한다고 이들은 말했다. 또 아이가 생기면 아이 때문에 떠나지 못한다는 것.
▽지역과 연령 등에 따라 ‘가격’이 매겨지는 탈북 여성 인신매매 시장=팔려 온 탈북 여성 P 씨 손에 들어온 돈은 2000위안(약 26만 원). 브로커에게는 8000위안(약 104만 원)이 돌아갔다. 또 다른 탈북 여성 K 씨는 비교적 ‘탈북자 매매 초기’에 팔려 와 1000위안(약 13만 원)만 받았다.
옌지의 한 브로커는 “‘탈북 여성을 살 수 있다’는 정보가 중국 전역에 퍼지면서 지역별로 서로 다른 가격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최근에는 허베이 성의 ‘주문 가격’이 20대 여성 기준으로 2만 위안(약 260만 원)으로 가장 높고 옌지 주변 농촌이 2000∼3000위안(약 26만∼39만 원)으로 가장 낮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허베이 성의 경우 광산개발 등으로 돈이 도는 데다 총각들이 몰려들고 있어 탈북 여성들의 인기가 높다는 설명이다. 또 그는 나이 등 ‘조건’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시장도 동북 3성 일대에서 내륙 쪽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출처 : 중국 창업 동우회
글쓴이 : 판다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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