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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중국, `금밥그릇` 공무원 지원 열풍

주님의 착한 종 2006. 11. 29. 10:25

 지난 11 25일 오전 8 30분쯤 중국 베이징시 남서쪽 타이핑루중고 정문. 학교가 쉬는 토요일인데도 많은 인파가 꼬리를 물고 학교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쌀쌀해진 날씨 속에 어깨를 잔뜩 움츠린 사람들 표정에서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들은 다름 아닌 이날 전국적으로 동시에 치러진 ‘2007년 중앙국가기관 공무원 임용시험수험생들이다. 내년 7월 졸업을 앞둔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이 대부분이다.

 총총 걸음으로 고시장에 들어서던 천쭈어(남·중국인민대학 대학원 2)중앙선전부 행정부문에 지원했다나와 같이 기숙사 방을 쓰는 다른 학우 2명도 오늘 공무원 시험을 치른다고 말했다.

 이들을 포함해 이날 전국적으로 50여 만 명이 31개 성·자치구·직할시의 480개 학교, 16000개 고시장에서 나뉘어 중앙기관 및 직속기구 공무원 임용시험을 동시에 치렀다.

 

 *사진설명: 지난 11월 25일 베이징지역 한 고시장 앞에 설치된 고시장 배치도와 시험시간표 및 시험과목 안내도. 

 

 *사진설명: 지난 11월 25일 베이징지역 한 고시장에서 수험생들이 입실에 앞서 감독관에게 신분증을 보여 주면서 본인 확인란에 서명하고 있다. 

 

 

◆중국, 공무원 취직 열풍...올해 시험 지원자 100만 명 넘어= 중국에서 공무원 지원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중국 인사부 공무원관리사() 발표에 따르면, 1994년 공무원 임용시험이 도입된 이래 올해 사상 처음으로 지원자 수가 100만 명을 돌파해 111만 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자격심사를 거쳐 통과된 53만 명이 지난 25일 공통과목 필기시험에 참가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지원자 수가 약 100만 명에 육박, 지난 2004 54만 명에 견줘 무려 배 가량이 늘었다.

 중국 정부는 올해 89개 중앙기관 및 직속기구에서 12000명을 뽑을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전체 경쟁률은 441을 기록했다.

 특히 TV·라디오·영화를 관리하는 기관인 국가방송영화TV총국의 인사교육사() 부문은 2명 모집 정원에 8395명이 지원해 4200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중국공산당 중앙사무국 산하 2개 부문의 경우, 각각 1200 1100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에도 민혁 중앙위원회 기층조직 관리직의 경우 경쟁률이 2042 1에 달해 관심을 끌었다. 또 민족중앙위 기층조직 관리직을 비롯해, 중앙사무국의 구매사무처, 인구·계획출산위원회의 과학연구처, 재정부의 세무업무직, 노동·사회보장부 일반직 등은 경쟁률이 무려 1000 1을 넘어섰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월 인터넷을 통한 응시원서 접수 기간 중에는 한 때 지원자가 너무 많이 접속하는 바람에 인터넷 기능이 마비되기까지 했다.

 이 같은 현상을 반영하듯, 10월에 들어서면 베이징 소재 대학들의 캠퍼스에서는 “공무원 시험 신청했냐가 졸업을 앞둔 학생들 사이에 유행하는 인사말이 됐을 정도다. 대학 캠퍼스 내 게시판에도 공무원 입시학원 광고물이 쉽게 눈에 띈다.

 대학 강의실과 도서관에서는 공무원 시험 교재를 펴놓고 준비하는 학생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10 1일부터 1 주일간의 황금연휴인 국경절기간 중, 유명관광지 못지 않게 공무원 입시 단기학원들은 학생들로 붐볐다.

 이러다 보니 공무원 시험이 대학입시 가오카오(高考) 보다 훨씬 더 과열되고 있는 분위기다. 그래서 공무원 시험이 대학과 대학원 입시를 제치고 천군만마가 외 나무 다리를 건너는 식’의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험이 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중국문화예술계연합회 비서처에 지원한 톈샤오샨(대학 4)공무원 입시가 사회적으로 단연 핫 이슈와와 화제거리가 됐다고 말했다.

 내년 7월 대학원 졸업예정인 천쭈어는 이번에 우리 학과의 약 70% 정도가 공무원 시험을 치렀다다른 학과와 베이징 소재 대학들도 지원 비율이 비슷하다고 봐도 틀리지 않다고 설명했다.

 

 *사진설명: 지난 11월 25일 오전, 베이징지역 한 고시장에서 수험생들이 마지막 복습을 하고 있다.  

 

 

 *사진설명: 지난 11월 25일 오후, 베이징지역 한 고시장에서 수험생들이 복습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있다.  

 

 

 ◆중국, “공무원은 금밥그릇’”= 중국 취업예정자들 사이에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들의 인기도 높지만, 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공무원을 직업 선택의 우선 순위에 올려 놓고 있다.

 무엇보다 다른 직군에 견줘 월등히 높은 공무원의 고용 안정성을 비롯해, 사회적 이미지·사회지위 상승, 복지(의료·주택·교육)혜택 및 대우 향상 등이 많은 젊은이들을 공직으로 몰리게 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일단 공무원이 되면 웬만해서는 중도에 옷을 벗게 될 경우가 매우 적다고 수험생들과 일반인들은 말하고 있다. 중관촌분원 제1분원의 고시장에서 만난 한 수험생(대학 4)공무원은 실수만 저지르지 않으면 실직의 위험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공무원은 사회적으로 존경도 받고 있고기업보다 근무 여건이 좋다는 게 지원자들의 얘기다. 물론 공무원만이 누릴 수 있는 '특수한 권리'도 확보할 수 있다.

 아울러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 지역 일반 공무원 임금은 3000위안(1위안=120원 정도) 안팎으로 일반 기업에 견줘 낮은 수준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상무부 정책연구부문에 지원한 왕자오(대학원 2)공무원 임금 수준은 다른 직업과 비교해 상중하로 매겨 봤을 때 중상급 수준이라며 주택을 구입할 때도 다른 곳보다 정부의 지원 혜택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베이징에서 대학생 자녀를 둔 왕이 씨는 “공무원의 지위는 물론 임금 수준이 사회 평균 임금 보다 높고, 사치를 하지 않으면 잘 살 수 있다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가 공무원이 된다면 아주 만족해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국가 발전의 주역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공무원 지원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행정부문에 지원한 멍펑(대학원 2)국가 발전에 직접 참여하고 자기능력을 충분히 발휘하면서 보람을 찾고자 하는 생각을 갖고 공무원을 희망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공무원이 선망의 직장으로 꼽히고 있는 데는 취직난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대학 졸업자의 취업난이 극심해지면서 직업적 안정성이 보장되는 공무원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추세다. 내년 7월 대학 졸업 예정자는 전국적으로 413만 명. 2006년에 견줘 75만 명이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124만 명이 졸업 뒤 직장을 구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공무원에 대한 인기는 단연 으뜸이다.

 지난 달 중국 유력 일간지 중국청년보가 대졸 미취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17300여명 가운데 73%가 공무원이 되고 싶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중 83%는 공무원이 되려는 이유로 고용 안정성과 의료·양로보험 혜택 보장 등을 꼽았다. 실질적인 이득을 준다는 이유도 55%에 달했다.

 광저우시 한 청소년연구소가 18~35세의 광저우 시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직업으로 당·정기관 간부(46.3%)를 꼽았다. 뒤를 이어 교사(30.7%), 의사·변호사(30.3%)가 각각 2, 3위에 올랐다.

 이처럼 중국에서 공무원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언론과 일반인들 사이에 공무원에 대한 별칭도 바뀌고 있다. 기존에 철밥그릇(铁饭)’에서 금밥그릇()’으로 격이 올라간 것.

 중국 젊은이들이 금밥그릇을 잡기 위해 공무원 대열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공무원 임용시험 전형= 중국은 1994 6월부터 국가공무원임용시험제도를 본격 시행해 공무원을 뽑기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11년 동안 80만 명이 시험을 통과해 공무원에 발탁됐다.

 국가공무원 임용시험은 매년 10월 중 응시원서 접수와 함께 개시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터넷으로 응시원서를 접수했다. 대부분 대학 졸업자나 석사이상 졸업자들에게 지원 자격이 주어진다. 어느 한쪽에 가산 점수를 주지 않고 평등하다.

 응시 지원을 했다고 해서 필기시험 자격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자격심사를 통과해야 수험생 자격을 얻는다. 무려 절반 가량의 지원자가 자격심사에서 떨어져 필기시험을 치러보지도 못하고 문턱에서 고배를 마신다. 실제로 올해의 경우 지원자 111만 명 가운데, 53만 명만이 자격심사에 합격했다. 지난해에는 약 100만 명이 지원, 50여만명이 수험생 자격을 획득했다.

 이렇게 해서 자격획득자를 대상으로 11월 중에 모집 기관 부문에 관계없이 전국에서 동시에 공통과목 필기시험이 치러진다.

 필기시험은 두 과목이다. 오전과 오후로 나눠 치른다. 오전(9~11)에는 행정직업능력시험과목이다. 모두 객관식 문제다. 올해에는 140문항이 출제됐다. 행정·법률·수학·언어 등을 포함한 종합상식 문제다.

 오후(2~4시30) 시험 과목은 신론(申论)’. 주관식 5문항 정도로, 모두 합해 3000자 이상을 써야 한다. 3개 문항은 공통 필수 문제이고, 2개 문항은 행정사법·종합관리 분야별로 하나를 선택해 답하면 된다. 올해의 경우, 1~5번 문항 모두 농민 토지의 개혁·보상·표준·생산·소득향상·환경보호 관련 문제들이었다.

 두 과목 모두 각각 100점 만점이다. 일반적으로 각 과목당 60점 이상을 받아야 필기시험 통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시험 난이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게 수험생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올해 중국 최고인문법원 종합부에 지원한 리멍(대학원 2학년) “오전에 치른 객관식 시험은 문항도 많고 문제가 어려워서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주위에서도 시간 내 다 문제를 풀지 못했다고 말하는 수험생들이 적지 않았다.

 올해의 경우 12월 말쯤에 필기시험 합격자가 발표되고, 내년 초 춘지에’()을 전후해서 지원기관별로 면접시험을 갖는다. 그 뒤 면접시험 합격자를 대상으로 신체검사 등에 대한 추가 심사를 거쳐 3월 말 이전에 최종 합격자가 결정된다.

 중국 정부는 국가공무원 임용시험을 유리 집에서의 시험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공개적이고 공정하며 평등한 경쟁 방식으로 뽑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중앙기관 공무원 임용시험 출제팀장을 지낸 저우잉 교수는 “공무원 시험은 공평한 경쟁기회를 부여하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필기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도 이른바 연줄이나 관시가 없으면 합격이 쉽지 않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그래도 지원자들은 공무원 임용시험이 그나마 투명하고 공정하다고 여기고 있는 분위기다.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 지원한 멍펑씨는 공무원 임용시험이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진행된다고 생각한다그렇지 않으면 해마다 공무원 시험을 보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늘어나겠냐고 반문했다.

 

 *사진 설명: 중국 국가공무원 임용시험의 행정직업능력시험과목 참고 교재 

 

 *사진 설명: 중국 국가공무원 임용시험의 '신론' 과목 참고 교재


출처 : 해외  |  글쓴이 : 온기홍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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