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마음을 열고

궁시렁 궁시렁..

주님의 착한 종 2006. 6. 13. 10:47

지난 주 내내 출장임네 교육임네 해서

자리를 비웠습니다.

 

마님 -

요즘 이중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계신 모양...

친정 엄마 모시는 것도 그렇게 힘든 것 같습니다.

이 노인네... 정말 아무 생각도 없는 분이거든요.

게다가 아파트 노인정에 가면 할머니들도 패를 잘 가르는 모양입니다.

먼저.. 몇 동에 사셔? (즉 몇 평짜리에서 사느냐..)

아들과 사셔? 딸과 사셔? (즉 발언권이 있나 없나..)

아들은 뭐하누? (경제력은 있나? 즉 가끔 먹거리라도 제공할 수 있나..)

 

처음에는 예상했던 대로 왕따를 당했는데

마님이 자장면도, 막걸리도, 가끔 부침개도 제공하는 덕분에

요즘은 노인정에서 제법 대접을 받긴 하나봅니다.

거기다가 노인네들에게 말빨이 먹히게 하려면

부녀회 임원은 되어야 한다나?

그래서 부녀회 일도 본답니다.

 

마음대로 외출을 할 수 있나, 마음대로 놀 수가 있나..

천하 자유부인 실비가 요즘은 답답해 미치려고 합니다.

 

보영 루시아. -

필리핀으로 떠난지가 벌써 4달이 넘었네요.

지난 6일이었던가? 갑자기 전화가 왔습니다.

맹장염에 걸렸다고 어떻게 하냐고...

어떻게 하기는 뭘 어떻게 해?

빨리 큰 병원에 가서 검사 다시 받고, 검사 결과 나오면 연락해..

그리고는 마닐라에서 제일 큰 마카티 종합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는데

(계집애 배에 수술자국이 남으면 어쩌나...배꼽티도 못입겠네.. -- 내 생각)

(어떻게 혼자 수술을 받지? 수술비는 얼마나 나올까 - 마님 생각)

저와 마님 생각이 이렇게 다릅니다.

 

그런데 이놈의 필리피노스들... 이틀이 지나도 검사결과를 안 알려줍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보영이가 특실에 입원했는데

(그곳 일반실은 12인실이라네요)

특실비 더 받으려고 그랬답니다.

결과는 이미 나왔는데, 담당 의사가 안 왔다, 검토 중이다..하면서

애꿎은 링거만 열심히 놔주고...

아무튼 다행이 맹장염은 아니고, 비뇨기쪽에 염증이 생겨서 그랬답니다.

더우니까 매일 저녁에 찬 맥주에 콜라 마시고

귀찮아서 화장실에 안 가고 소변을 참아서 그렇답니다.

참 별난 아이입니다.

의료보험 적용도 안된다고 해서 마님 또 열 받았습니다.

 

소영 글라라 -

요즘 기말 시험 중...

24일 방학하는 날, 언니에게 갑니다.

주일마다 봉사활동 가느라 미사를 빼먹는 것 외에

야단칠 일이 없는 착한 아이..

 

뽀야 -

현재 체중이 7KG.

한계 체중이랍니다.

지난 번, 마님 침대에 오줌 싼 사건 이후로

철저히 침대에 오르는 것을 금지 당했습니다.

밤에는 소파에 전용 방석을 깔고 혼자 자는데 딱하기도 합니다.

아직도 먹거리 앞에서는 정신이 혼미해지는 습관은 여전한데

혼자 놔두고 외출을 할 때면 자기도 데려가라고 울어대는데

15층에서 1층에 도착할 때까지 소리가 들립니다.

그래도 착한 이웃을 만나 참 다행입니다.

 

장모님 -

우리 집에 거주하시고부터 얼굴도 뽀얗게 되고

시골티가 조금씩 벗겨집니다.

물론 외모로만...

바랄 게 아무 것도 없습니다.

건강히 아프지 말고 사셨으면,

그리고 아들놈, (제겐 손위 사람입니다만) 제발 속이나 안 썩였으면...

 

우리 부모님 -

이미 80대이건만 아직도 부부싸움을 하시는 건강함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몇일 전에는 부부싸움을 하시고는 못살겠다고 이혼하시겠다며

전화가 왔기에, 웃고 말았는데

어제는 또 두 분이 손을 잡고 저의 집에 오셨네요.

식사 하시고 약주도 드시고...

소영이 연수갈 때 쓰라고 거금을 하사하시고

안사돈 노인정에서 쓰시라고 용돈까지 주고 가셨습니다.  

 

나, Lets -

아직도 힘이 남아있어, 근무시간에 이렇게 궁시렁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