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마음을 열고

풀 죽은 뽀야.

주님의 착한 종 2006. 6. 2. 09:23

어제 퇴근하면서 가장 궁금했던 건

뽀야의 처지였습니다.

 

너무너무 궁금했지만

마님이 심기를 더 긁는 것 같아

무심한 척 전화확인도 못했답니다.

 

집에 거의 다다랐는데

요셉이라는 단원이 전화를 했네요.

우리 집 입구에서 판을 벌렸으니 그리 오시라고...

 

마님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마님 어디 계십니까?"

"대우1차 (먼저 번에 살던 곳) 모임이 있어서 와있으니까

 집에 가서 식사해요."

"장모님 식사는?"

"했어요.."

"저는 어쩌구 저쩌구.. 한 잔 합니다."

그리고 끊었지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부지런히 올라갑니다.

달그닥 문이 열렸는데

하~~ 뽀야가 꼬리를 열심히 흔들며 어쩔 줄 모릅니다.

 

아구야... 뽀야 너 안 쫓겨났구나..

얼른 가서 안아줍니다.

장모님에게 인사하고 매달리는 뽀야를 간신히 떼어놓고

한잔 하러 갔습니다.

메뉴는 굴보쌈에 소주..

 

자리가 끝날 무렵 비닐봉지를 얻어

보쌈 남은 것 싹싹 긁어 담아 집으로 옵니다.

마님 오시기 전에 뽀야 먹여야 한다는 일념으로...

 

걸떡거리는 뽀야가 기름진 고기를 막 먹고 났을때

마님이 들어오십니다.

"뭐 먹였어요?"

"아무 것도 안 먹였는데요"

"거짓말 하지 말아욧.. 냄새가 나는데..."

 

이 아줌마, 뽀야랑 몇달을 같이 살더니

후각이 뽀야 닮아가나 봅니다.

 

무조건 안 먹였다고 오리발 내밀고 뽀야랑 장난만 치다가

그만 자라는 핀잔을 듣고 자러 갑니다.

뽀야... 당연히 따라들어오리라... 생각했는데

이놈이 마님의 따가운 눈초리를 보더니 찔끔.. 못들어옵니다.

 

한참 있다가 거실에 가보니

소파 위, 방석위에 누워있습니다.

에구.. 왜 이리 불쌍해 보이는 거야?

 

새벽에 어느 미친 놈이 전화를 했습니다.

마님이 열심히 누구시냐고 물어도 대꾸는 없고

중계방송 소리만 수화기에서 들려옵니다.

 

일어선 김에 물 한잔 마시고 들어왔는데

뽀야가 슬그머니 따라들아와 내 옆에 눕습니다.

그런데, 마님에게 들켰습니다.

 

마님의 꽥 소리 한마디에

뽀야, 혼비백산, 기절초풍.

밖으로 도망갑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아직도 소파 위에 앉아 있습니다.

 

마님이 묻더군요.

"뽀야, 밤에 춥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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