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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2022년02월21일)

주님의 착한 종 2022. 2. 21. 06:29

오늘의 묵상(2022년02월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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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십시오.”

오늘의 복음 마르코 9, 14-29의 핵심 말씀입니다.

 

언젠가 들었던 예화가 생각납니다.

어느 가난한 집안에 어린아이가

큰 병으로 앓고 있었는데

너무나 가난하여 변변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죽을 처지에 놓여 있었습니다.

 

노동판에 나가 하루를 벌어 하루를 먹고 사는

아버지의 능력으로는 엄청날 수술비를

감당할 엄두도 못 내고 있었고

엄마는 그저 아이를 업어주거나 가슴에 안고

기도를 드리는 것 밖에는 아무 것에도

기대를 걸 수 없었습니다.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기적을 주소서.”

이 두 마디 기도를 간절하게 바치고 또 바치며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5살 짜리 아픈 아이의 형이

애절한 엄마의 기도 소리를 들었던가 봅니다.

그리고 학교에 입학하면 쓰겠다고

한 푼, 한 푼 동전을 모은 저금통을 깨어

약국으로 달려갔답니다.

 

돈이 얼마였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편의상 5천5백원이라고 하겠습니다.

 

동네 약국으로 달려간 아이는

약사에게 사정을 합니다.

 

선생님, 제 동생이 많이 아픈데

엄마는 자비와 기적이 있어야

동생 병이 난다고 해요.”

그러니 자비와 기적을 5천5백원어치만 주세요.

 

약사는 너무 황당해서 우물쭈물 하고 있는데

약국에 와 있던 어느 신사가 물었습니다.

 얘야, 네 동생한테 어떤 자비와 기적이 필요하지?”

나도 몰라요. 엄마가 늘 자비와 기적을 달라고

기도하고 계셔요.”

 

신사는 아이를 앞세워 그의 집으로 가서

동생을 진찰하고 바로 병원으로 옮겨

큰 수술까지 해 주었습니다.

 

그 신사는 의사였답니다.

자신이 처방할 약품을 약국에 설명하러 갔던 길에

우연히 그 아이를 만났다고 했습니다.

수술 뒤 아이의 엄마가 걱정스럽게

수술비를 물어보자 그 의사는 대답했습니다.

“5천5백 원입니다!”

예, 장기려 박사나 요셉의원 선우경식 원장님 같은

인술을 베푸는 의사였나 봅니다.

 

위의 이야기가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우연한 계기로

큰 도움을 받았다는 비슷한 이야기는

무척이나 많이 전해집니다.

 

신앙이 없는 사람들은 그런 경우

아주 재수가 좋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우리 신앙인들은 주님의 섭리로

이루어졌다고 표현을 합니다.

 

어떤 계기로 주님께서 섭리를 베풀어주셨는지

잘 모르지만, 거기에는 어떤 절박한 상태에서

마지막으로 주님을 믿으며 의지하려는

마음에서 비롯되었음을 우리는 부인하지 못합니다.

 

당시에는 몰랐다 하더라도

시일이 지난 후 언젠가 되돌아보면

거기에는 필연적인 주님의 섭리가 개입되어

있음을 알게 되고 무릎을 치게 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벙어리 영이 들린

한 아이를 치유하십니다.

성경을 보면 꼭 간질 증세처럼 보이네요.

고통 속에 있는 아이를 제자들마저

고치지 못하자, 그의 아버지가 예수님께

데리고 온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믿음이 약해서 제자들이

그 아이를 고치지 못한 것을 한탄하시며,

믿는 이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말씀하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인상적인 것은

아이 아버지의 태도입니다.

그는 자신의 부족한 믿음을 고백하며 예수님께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십시오.”

하고 대답합니다.

자신은 믿지만, 자신의 힘으로 되지 않는 믿음은

주님께서 채워 주십시오 하는 청원이지요.

다시 말하면, 어쩔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있는 그대로 주님께 내어 맡긴 것.

 

그래서 내어 맡김 그 자체가

이미 믿음의 기도가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어느 책에서 보았는데

기도는 ‘우리가 주님을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주님께서 우리에게

당신 뜻을 설득하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하느님께서 우리를 설득하시기에,

기도의 응답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입니다.

 

 

믿음의 기도란,

자신의 생각과 의지를 내려놓고,

주님께서 주시고자 하시는 것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제자들이 더러운 영이 들린 아이를

치유할 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예수님께 온전히 의탁하고 그분을 믿기보다

자신들의 능력으로 무엇인가를  

해보려고 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주님께서 나에게 하시고자 하는 계획을

거부하지 않고 온전히 받아들이기만 하면

될 터인데요.

우리 눈에는 부당해 보여도,

사랑이신 주님께서 우리를 위해

해로운 것을 계획하실 리는 절대

있을 수가 없을 테니까요.

 

주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믿음을 가지고 기도하는 이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믿음을 가지고 기도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을 것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