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 · 공지

오늘의 묵상(2021년10월25일)

주님의 착한 종 2021. 10. 24. 22:43

오늘의 묵상(2021년10월25일)

 

聖 김 대건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

 

당신이 천주교인이오?

 

 

오늘이 25일이군요.

25일 하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그래요, 대부분 직장인들의 월급날입니다.

아, 물론 삼성 그룹은 달랐어요.

공무원들도 분야별로 날짜가 달랐고요.

요즈음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글쎄요,

급여가 현금이 아니라 계좌로 입금되고부터

남자들의 권위는 땅으로 떨어졌다지요?

부인들의 경제적 장악력은 훨씬 더 커졌고..

사실 저도 제 월급이 얼마인지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돈을 세어볼 이유도 없고 필요도 없었으니..

하지만 25일이 월급날이라는 사실은

이유야 어쨌든 마님에게 수고했다는

공치사라도 들을 수 있는 날이었습니다.

 

 

안식일은 어떤 날인가요?

 

창세기 말씀처럼 안식일은

하느님께서 창조의 모든 일을 마치고

복을 내리며 거룩하게 하신 날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한 여인은

십팔 년 동안 굽은 허리를 펴지 못한 채

살아왔다고 했습니다.

그녀에게 안식일은 일상의 나날과

뭐가 다를 게 있었을까요?

허리를 펴지 못하니 일도 할 수 없었을 테고

쉬는 것 마저 어려웠을 테니

율법에 따라 쉬어야 한다는 것은

본인과는 무관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다만 회당에 들러 사람들을 만나고

병을 낫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이

그 여인의 한 가지 희망이자

낙이지 않았겠습니까?

 

 

그러한 그녀가 안식일에 예수님을 만났고
예수님께서는 그녀를 낫게 하셨습니다.

오랫동안 여인을 붙잡고 있던 병마를

한마디 말씀으로 몰아내셨습니다.

그 여인에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안식일이었겠지요.

 

주님의 살아 있는 은총을 만난 그 여인이야말로

어떤 율법 학자보다 더 깊이

안식일의 해방을 체험하였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이 사건 외에도

사람들을 종종 치유하셨다는 기록들이 있고

그때마다 바리사며 율법 학자들과

격한 논쟁이 일어납니다.

 

안식일에 병자를 치유하는 예수님의 행동은

유다인들에게는 전통과 율법을

자꾸만 흔드는 것처럼 보일 것입니다.

그러니 그들 편에서는 예수님을 미워하고

적대감을 품을 수밖에 없었겠지요.

 

 

왜 예수님께서는 그런 그들에게 보란 듯이

안식일에 사람들을 치유하시는지요?

 

제 짧은 생각으로는 예수님께서 특별히

안식일에 치유하시는 것은

율법의 본래 정신을 깨닫게 하려고

그러시는 것이 아닐까… 입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님께서 오늘 복음에서처럼

특히 안식일에 병마에 시달리는 여인을

치유하시는 것은 안식일이 은총의 날이며

삶의 멍에에서 풀려나는 날임을

드러내시고자 하시는 것이 틀림 없습니다.

 

 

원래 하느님께서 정하여주신 안식일의

진정한 의미를 새롭고 올바르게 정의하고

깨닫게 하시려는 것이 틀림 없습니다.

사탄이 무려 열여덟 해 동안이나

묶어 놓았는데, 안식일일지라도

그 속박에서 풀어 주어야 하지 않느냐?”

안식일의 근본정신을 모르고 있는

회당장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주일의 의미를 제대로 깨닫고

있는지 돌아봐야겠습니다.

 

 

우리가 주일 미사를 참석하는 것은

계명이나 지키려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날은 주님께서 베푸시는 은총의 날이고

우리를 거룩하게 하는 날이기에

그분께서 이루신 부활의 은총과 복을 누리고자

주일 미사에 참석하는 것입니다.

즉, 한 주간의 모든 근심을 주님께 맡기고

삶의 힘겨움에서 벗어나

하느님 안에서 쉬는 시간이 주일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하루 내내 낮잠이나 자고, 텔레비전이나 보고,

공기 좋은 데 놀러 다닌다고 해서

잘 쉬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세속의 온갖 혼잡함에서 벗어나

잠시라도 침묵 속에 기도하며

영적 쉼’의 시간을 가질 때

진정한 쉼이 되지 않겠습니까?

 

저와 함께 하느님 안에서 쉬는 연습을

해 보시겠습니까?

그래야 나중에 만날 ‘영원한 쉼’의 날이

즉, 주님 나라의 삶이 낯설지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