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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2021년06월04일)

주님의 착한 종 2021. 6. 3. 23:23

오늘의 묵상(2021년06월04일)

 

당신이 천주교인이오?

 

 

올해는 유난히 비가 많이 내립니다.

5월부터 6월 초 사이에

이렇게 비 내리는 날이 많은 적이 있었나요?

 

비 오는 날에는 파전 부치며

막걸리 한 잔 들이켜야 제 맛이라고 하는데

빗소리 들으며 한 잔 하셨나요? ㅎㅎ

실제 통계로도 우리 나라 사람들은

비 오는 날 막걸리를 많이 소비한다고 하네요.

 

 

어제 아침에도 제 작은 딸 출근을 도와주고

볼일을 보러 가는데 비가 오기 시작합니다.

아차, 우산을 안 기지고 나왔네요.

가만히 생각하니 트렁크에 우산이 있군요.

 

목적지에 도착하여 우산을 꺼내 보니

10년도 넘은 우산인데도 상처 하나 없이

깨끗하고 멋집니다.

우산을 펼쳐보니 made in Germany.

아하,, 독일제입니다.

그리고 SAP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찍혀 있습니다.

 

정년 퇴직 전에 마지막 프로젝트로

SAP ERP 도입을 하는 업무를 했는데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시죠?

독일의 SAP 이라는 회사에서 개발한

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이란 것입니다.

 

각설하고..

저는 그 방대한 시스템 중에서

영업과 물류 부분을 맡았는데

더불어 컨설탄트 자격 취득을 위한

시험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시험 방식이 참 특이합니다.

시험을 보러 입장을 하고 앉으니

강의실 마다 20여명 정도가 응시를 하는 것 같은데

물론 온라인으로 시험을 보는 것이고

100% 영어로 출제됩니다.

옆 사람 곳 컨닝해도 괜찮습니다. ㅎㅎ

왜냐고요?

응시생 문제가 다 다르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어떤 문제는 답이 2개 3개 4개도 있고

어떤 문제는 답이 없는 것도 있습니다.

어쨌든 합격했습니다. ㅎㅎ

 

 

오늘 복음 말씀은 마태오 복음에도 나옵니다.

성경을 찾아보니 22장 41-46절입니다.

나중에 읽어 보세요.

 

복음 묵상을 하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만약 우리 나라 대학 수능시험이

이런 식으로 출제된다면…

아마 난리가 날 것 같습니다.

우리 나라, 특히 학력평가와 관련된

시험은 반드시 답이 하나 밖에 없었으니까요.

 

그러나 성경 해석에서는 그렇지 않지요?

오늘 예수님은 예수님을 다윗의 후손이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다윗이 메시아를 주님이라

부르는데 어떻게 메시아가 다윗의 후손이냐?"

하며 꾸짖습니다.

 

그러나 실체적으로는 다윗의 후손이 아니라고

부정하기는 어렵다는 주장들도 있지요.

 

그래서 상대방의 의견이 나와 다르다고 해서

(물론 삼위일체를 비롯한 핵심교리를

위반하는 경우는 다르지만..)

벽안시하며 배격하는 행위는 삼가해야 하며

성경을 읽는 태도는 그렇게 겸손해야 한다고 합니다.

 

부족한 인간의 지혜로 무한하신 하느님 말씀을

알아들으려고 노력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인간이 하느님의 말씀을 다 알아들을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겠습니까?

 

이 요지를 어느 사제께서 정리하셨다는데

그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바른 지향과 진실한 마음이 있다면,

인간 지성의 한계 때문에

하느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잘못 이해한다 하더라도

그 말씀을 알아듣고자 기울이는

모든 노력 자체는 정당하다고 믿어야 한다.

 

 성경을 통하여 하느님을 알아 가고자 하는 인간은,

육이 되시어 이 세상 속으로 들어오신

하느님께 응답하면서 바로 그 길을 통하여

하느님의 신비 속으로 자기 자신을

내던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말 맞는 말씀 같습니다.

 

 

오늘 독서에서는

온갖 시련과 불행을 잘 이겨 내고

다시 눈을 뜨게 된 토빗이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립니다.

하느님께서는 찬미받으소서.”

 

그가 이 기도를 바치기까지

얼마나 오랜 기간 동안 번뇌하였을까요?

절망 상태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하느님을 깊이 신뢰하며 지낸 인고의 세월을

잊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말 못할 억울한 일과

설명할 수도, 설명될 수도 없는 일들이

많이 일어납니다.

 

하느님의 섭리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힘겹고 벅찬 일들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주처럼 여겨지는 그 고통을 신앙 안에서

덤덤하게 수용하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자주 많이 만나게 됩니다.

 

그분들이야말로 참 신앙을 실천하면서

살아가는 분들입니다.

 

특히 근래에 우리들이 기도 드리고 있는

병고의 처절한 고통 속에서,

 아픈 이를 경제적 육체적 정신적으로 감내하며

뒷바라지 하느라 힘든 고통 속에서,

찬미와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당신들..

 

그렇습니다.

당신들이야말로 참 신앙을 실천하면서

살아가는 분들입니다.

 

주님께서 기억하실 것이며

또한 기억하여 주시기를 청하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주 많은 분이 토빗처럼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리게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