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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2021년05월19일)

주님의 착한 종 2021. 5. 19. 00:49

오늘의 묵상(2021년05월19일)

 

당신이 천주교인이오?

 

 

해마다 석가탄일이 되면

부천 성모병원 뒤 석왕사 정문 건너편에는

부처님 탄생을 축하 드리는

성가소비회 수녀님들의 현수막이 걸립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걸려있더군요.

 

반대로 성탄절이 되면

석왕사 스님들이 성탄 축하 현수막을

걸어 주십니다.

 

얼마 전에 뉴스를 보니

부처님 오심을 기념하기 위해

서울 명동성당에서 법정 스님의 생애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법정 스님의 의자>를

상영했다고 합니다. 

 

불교계 인사들과 천주교 식구들이

함께 어우러져서 종교 간의 화합과

상생을 다진 것이지요.

 

과연 하느님 보시기에는 좋았을까요?

거시기 하셨을까요?

마찬가지로 지난 달 부활절 주간에는

조계사에서 김수환 추기경 추모 영화

<바보야>를 상영했다고 합니다.


모처럼 교리와 종파에 얽매이지 않고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사람 사는 세상을 만난 것 같습니다.

 

사회적인 갈등과 종교적인 이기가 아닌

상대의 종교를 배려해주며

서로 화합의 장을 열어간 두 종교의 축제가

5월을 더욱 향기롭게 합니다.

 

물론 이런 몰지각한 종교인들도 있기는 합니다.

연등이 걸려있는 모 사찰 앞에서

저런 모습을 보이면

예수님이 좋아하실까요?

 

다행히 저런 종파는 그리 많지 않으니

그냥 무시하고 넘어갑시다.

ㅎㅎ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이상한 광경이 우리 나라에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종교의 공존이라고 합니다.

 

절과 성당이 붙어있고

무슬림들이 모여 라마단 행사를 하느라

요란을 떨어도

그것 때문에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으니

참 한국이란 나라가 특별한 나라임에는

틀림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이유에 대해

여러 주장들이 있지만

저는 그냥 한국 사람들이 착해서

하느님께서 상급으로 주시는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당신의 제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시는

내용을 들려줍니다.

 

오늘 예수님의 기도에서

교회의 몇 가지 근본적인 특징이 드러납니다.

첫째는, 하느님의 보호입니다.

교회 공동체는 하느님의 특별한

보호를 받는 공동체이며,

예수님께서도 당신의 제자들을 보호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름으로

이들을 지키시어”라고 하시며

제자들을 지켜 주시도록 기도하시고,

또한 “저는 이들과 함께 있는 동안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름으로 이들을 지켰습니다.”

하고 기도하시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일치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라고 기도하십니다.

그래서 교회 공동체는 늘 일치를 지향하며,

분열과 분리는 하느님의 뜻을 거스르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셋째는, 기쁨입니다.

교회 공동체는 그리스도와 온전히 일치함으로써,

그리고 공동체 구성원들 사이의

일치를 통해서 기쁨을 누립니다.

예수님께서 “이들이 속으로 저의 기쁨을

충만히 누리게 하려는 것입니다.”라고

기도하신 그대로입니다.


넷째는, 거룩함입니다.

이들을 진리로 거룩하게 해 주십시오.

아버지의 말씀이 진리입니다.”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사랑과 은총으로

부르심을 받은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지,

이 세상의 논리로 사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다섯째는, 파견입니다.

아버지께서 저를 세상에 보내신 것처럼

저도 이들을 세상에 보냈습니다.”

 

우리가 생명의 빛으로 받아들인

하느님 구원의 메시지는,

이제 우리를 통하여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져야 합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미사 때 안 보이는 얼굴이 많아졌습니다.

 

장례식장에 가면 연도 소리가 안 들립니다.

빈소가 넓고 상주가 연도를 원하기에

접객장소에 있는 교우들에게

마스크 쓰고 조그맣게 연도를 바칩시다.” 하면

지금 코로나 상황에서 무슨 연도냐?” 하면서

술을 마시고 식사를 하며

일행들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연도하는 게 위험한지

술 마시며 떠드는 게 위험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남 이야기 할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 큰딸네,  유치원 다니는 손녀,

어린이 집에 다니는 손녀

이 아이들 머리에 성당에 대한

어떤 기억들을 가지고 있을까..

걱정 됩니다.

 

딸, 사위들에게 미사 때문에 야단을 치려면

실비 마님은 오히려 저를 나무랍니다.

 

요즘 애기들이 있는 가정에서

누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성당에 가요?

상황이 좋아지면 나가겠지요.”

그래서 저도 자식 간수도 못하는 꼴이니

남을 비난할 수도 없겠지요.

 

우리 가족, 우리 성당의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예수님께서 기도하시고 원하셨던

그런 공동체의 모습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