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박사와 예물의 의미
어제는 주님 공현 대축일이었고
오늘 1월6일은 동방박사 세 시림,
즉 발타살, 가스팔 그리고 멜키올의 축일입니다.
가톨릭 교회는 1월6일을 주님 공현 대축일로 지내는데
한국 교회는 1월1일이 지나고
첫 주일을 주님 공현 대축일로 지내고 있습니다.
동방박사들은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바쳤는데 그 예물의 의미를 다 아시겠지만
오늘 다시 한 번 되짚어 보겠습니다.
- - - -
예수 아기를 예배하기 위하여
동방에서 온 현인 3사람에 관한 기록이
마태 2:1~2에 언급되어 있습니다.
그들은 헤로데로부터
아기 나실 곳이 어디냐는 질문을 받자,
유다 베들레헴이라고 대답하고,
별을 따라 가서 아기를 찾아 경배하고,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고.
꿈에 헤로데에게로 돌아 가지 말라는 지시를 받고
다른 길로 자기 나라로 돌아갔다.
고대의 전승에 의하면, 이들은 현인(Magi)들로서,
현대 학자들은 그들이 바빌로니아나 아라비아에서 온
점성가들로 믿고 있습니다.
동방 박사들이 바친 예물들은
태어나신 아기 예수가 장차 어떤 분이 되실 것인지를
상징적으로 함축하고 있습니다.
성전(聖傳)은 우리에게 세 동방박사의 이름을 전해주고
그들의 모습을 들려줍니다.
황금을 가져온 박사의 이름은 멜키올입니다.
그는 백발이 성성하고 긴 구레나룻을 지닌
멋쟁이 할아버지랍니다.
유향을 가져온 가스팔 박사는
수려한 용모의 청년이고,
마지막으로 몰약을 가지고 온 발타살 박사는
늠름한 풍채를 지니고
둥근 터번을 머리에 두른 중년의 남자랍니다.
먼저 멜키올이 가져온 황금이 상징하는 것은
아기 예수께서 이 세상의 왕으로서 오신다는 것입니다.
아기 예수는 세상을 다스리는
참된 임금으로서 오셨음을 상징합니다.
당시 황금은 가장 귀한 보물로
왕에게 드리는 예물이었습니다.
예수께서는 분명 왕으로 오셨습니다.
그러나, 권력으로서 세상을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다스리는 임금이신 것입니다.
가스팔이 가져온 유향은 사제를 위한 예물입니다.
성전에서 제물을 바칠 때 사제는 유향을 사용했었지요.
예수께서는 당신 자신을 희생 제물로 바치시는
대사제로서 세상에 오신 것입니다.
사제의 역할은 무엇보다
인간을 하느님과 만나게 해 주는 것입니다.
사제라는 말의 라틴어 pontifex는
원래 다리를 놓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다리를 놓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바로 사제입니다.
그것이 장차 예수께서 하실 일입니다.
아니, 하느님이 인간이 되신 예수야 말로
하느님과 인간을 하나로 잇는 다리 그 자체이십니다.
예수를 통해서 우리는 하느님께로 나아갑니다.
발타살이 가져온 몰약은
죽음을 앞둔 사람들을 위한 예물입니다.
몰약은 시신을 부패하지 않게 하는 물건이지요.
예수께서는 역설적으로 죽으시기 위해 태어나셨습니다.
바로 당신 자신의 생명을 바치심으로써
세상을 구원하시는 구원자로서 오신 것입니다.
아기 예수께 바쳐진 이 예물들은
장차 이분이 어떤 분이 될지를 예표합니다.
그분은 바로 우리의 임금이시며 대사제이시고 구세주이십니다.
오늘 우리도 임금이시며 대사제이시고 구세주이신 아기 예수께
우리의 마음을 드리며 가만히 무릎을 꿇고 경배 드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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