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음악 – 11월27일
향수 - 정지용 시, 이동원․박인수 노래
11월도 끝을 보이고 있습니다.
처음 의도는 아니었는데
11월의 아침 음악은
가볍지만 차분하고 조금은 낭만적인
그런 곡들을 들어보았습니다.
조금은 센티멘털하기도..
가을의 끝자락, 겨울의 문턱에서
오늘은 맑고 환한 하늘을 봅니다.
월북작가라는 낙인 때문에
어릴 때는 전혀 듣지도 못했던
정지용 시인은
이동원 박인수의 이 노래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이동원과 박인수가 부른 [향수]는
국민가요라 해도 될 정도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지요.
최정상의 성악가 박인수가
가수 이동원과 같이 이 곡을 부름으로써
대중에게 클래식을 조금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는 평입니다.
정지용의 아름다운 시어와
이동원, 박인수의 목소리가 완벽한 하모니를 이뤄
들을 때마다 심금을 울립니다.
문득, 이 노래가 그리워지지 않으시나요?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한라산에도 단풍이 저물어갑니다.
몇 년 전 늦가을에 여행을 했습니다.
어느 산골 마을에서
하룻밤 묵고 난 아침에 문을 열었습니다.
다 져버린 국화꽃 위에
하얗게 서리가 쌓여 있었지요.
때마침 북녘 하늘에 꺼이~꺼이~
울며 날아가는 기러기...
찾아 드는 외로움. 그러나
가을은 오히려 따스한 계절일 수도 있습니다.
나뭇잎들이 낙엽 되어
다시 어머니인 땅의 품으로
돌아가는 시절이니까요.
저도 어릴 때 몇 년을,
시골에서 살아 본 추억이 있습니다.
아버지의 전근으로..
고향집은 없지만
그 시골집의 아랫목이,
부모님이 그리워지네요.
원래는 강영린의 목소리로 듣는
고향의 노래를 좋아했었는데
근래에 들은 최현수의 소리도 참 좋네요. ^^
고향의 노래 [김재호 시, 이수인 작곡, 최현수 노래]
국화꽃 져 버린 겨울 뜨락에
창 열면 하얗게 무서리 내리고
나래 푸른 기러기는 북녘을 날아간다
아 이제는 한적한 빈들에 서 보라
고향집 눈 속에선 꽃등불이 타겠네
고향집 눈 속에선 꽃등불이 타겠네
달 가고 해 가면 별은 멀어도
산 골짝 깊은 골 초가 마을에
봄이오면 가지마다 꽃잔치 흥겨우리
아 이제는 손 모아 눈을 감으라
고향 집 싸루울엔 함박눈이 쌓이네
고향 집 싸리울엔 함박눈이 쌓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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