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나에게
위령성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전례력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이기도 하고
계절적으로도 낙엽이 지고 나뭇가지는 앙상해지는
겨울로 들어서는 시기여서
이래저래 죽음을 떠올리게 됩니다.
죽음이란 어떤 것일까요?
매우 특별해 보이면서도 사실 그렇게 특별할 것도 없는 게 죽음이지요.
한 사람의 인생에서는 대단히 중요한 사건이지만
세상에서 보면 그냥 일상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 중 하나입니다.
사실 우리 삶도 죽음과 동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의 표현처럼,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하는 중에도 일어나는 일들이고,
사고팔고 심고 짓고 하는 중에도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같이 살다가 같이 일하다가 어느 날 훌쩍 곁을 떠나기도 하지요.
사실 누구에게나 닥치는 이 죽음은
어찌 해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피곤하다고 피해지는 게 아니라
미리 알고 싶어도 알 수 있는 게 아니지요.
중요한 것은 결국 맞이하게 될 죽음이
나에게 무엇이 되느냐 하는 것입니다.
노아와 롯 때처럼 사람의 아들의 날이
누군가에게는 구원이 되지만 누군가에게는 멸망이 되듯이
나에게 닥치는 죽음이 과연 구원이 될 것인가
아니면 멸망이 될 것인가 하는 점이 중요합니다.
세상 종말이
악인에게는 멸망이 되지만
의인에게는 구원이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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