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업을 준비하며/중국무역·사업 경험기

중국에서 온 편지 - 성동격서

주님의 착한 종 2017. 3. 5. 11:57



春來不似春

벌써 개구리가 튀어 나온다는 경칩(驚蟄)입니다.

이제 진짜 봄이 다가 온 듯 환상적인 날씨입니다.

 

어저께대체로 발이 넓다고 자칭하는 중국인이 저에게 묻습니다.

"왜 한국은 중국안전을 위협하는 사드를 배치해 갖고 우리를 불안하게 만드나?"

 

국가간의 국방정책을 미주알고주알 따져 설명하면

대화가 길어지거나 자칫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갈까 싶어 

그냥 '정말 불안하냐?'' 그래서 한국인인 내가 밉냐?'고 물으니,

그건 또 아니랍니다

단지 정부에서 반대하는 모든 것은 다 인민을 위한 결정이니

정부를 믿고 지지한다고 합니다

국가간 복잡한 외교적 사안은 국가에서 풀 일이고

경제활동 하는 우리 라오바이셩(老百姓)의 일상은 또 다른 일이라 합니다.

 

수교 후 25년간 한중간은 비약적인 발전만 있어 왔지 갈등은 거의 없었습니다

딱 한번 마늘파동으로 휴대폰.화공원료에 대한 제재조치가 있었지만

이는 경제거래상 주고 받는 문제이지 국가간 외교문제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국방에 관한 양국의 의견차를

엉뚱한 일반인 또는 경제인에게 압박을 가하는 것은 온당치 않은 처사입니다.

 

중국은 역사나 지리 그리고 정서적으로 근접한 한국인을 

라오펑여우(老朋友) 다른 어느 나라 사람보다 더 친근한 동질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한중수교 후 지금까지 경제,문화적 측면을 놓고 보면

서로 윈윈한 환상적인 발전관계였습니다.

사실 칭다오의 경제발전에 우리 교민들이 상당한 기여를 해 왔으며

지금은 또 청양지역 발전에 없어서는 안 되는 그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부터 칭다오 지역 한국인과 한국기업에 대한

조사 및 동향파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크게 염려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현 경제정세를 보건대 우리가 10을 잃으면

중국은 육, 칠 할을 잃게 됩니다

양국 관계로 보건대 경제적 제재는 오래 끌 사안이 아닙니다

특히 한국인이 밀집한 청도.청양 지역은 더욱 그렇습니다.

자칫하면 지역경제 전체가 무너질 수 있는 형국입니다.

그들도 압니다

어느 정도 정부시책에 맞출 필요는 있지만 

심하게 무리수를 둘 수는 없습니다.

우리교민들에 대한 적대감이라기 보다 행정적 귀차니즘으로 압박하고 있는 겁니다.

평소대로 조용하게 정상적인 생활을 하시면 되겠습니다.

당분간은 수출입이나 내수시장 개척에 다소 어려움이 예상됩니다만.

 

중국정부는 지금 성동격서, 동쪽을 시끄럽게 만들어 서쪽을 치는 격입니다.

정면대결보다 언론,행정을 동원하여 여론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죽는다는 아우성이 한국정부 귀에 들어가기를 기대하고 있을 겁니다

압박이지요.

국가간 외교갈등이 일반 백성들의 생활과 경제활동에까지 영향을 주다니,

새우는 그래서 서러운 법입니다.

 

다가오는 315 소비자의 날이 절정에 이를 듯 합니다.

부지불식간에 우리나라가 중국에 수출하는 물량이 전체의 1/4이 되어있습니다.

우리 정부로서는 엄청난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하튼 이 갈등은 어느 정도 지속될 듯 합니다.

열쇠는 미중 양국의 거래에 있을 것 같은 서글픔이...

 

참 여기 오래 살아도 정이 안 듭니다.

 

SBS '우리 갑순이'란 드라마가 있습니다.

약방의 감초 역 하는 갑순이 고모가 나오는데,

맨날 입에 물고 사는 말..

" 내 몸뚱아리가 본시 피눈물 나는 역사여~암만..."

" 내가 이럴려고 피눈물 나는 역사를 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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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조심하시고..

항상 굳건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