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기억과 발자취/청도 이야기

[스크랩] 서리 내리는 달밤에..`思鄕`

주님의 착한 종 2016. 9. 21. 08:57


霜月

("서리 내리는 달밤에.." 이상은(李商隱):당나라 시인)


初聞徵雁已無蟬

百尺樓高水接天

青女素娥俱耐冷

月中霜裏斗嬋娟


기러기 소리 들리니 이미 매미 소리가 그쳤고,

백 척 누대에서 앉으니 강물이 하늘과 맞닿아 있구나.

청녀(서리))와 소아(달)가 추위를 견디며,

달 속 서리 안에서 서로 아름다움을 다투고 있구나.


기가막힌 표현입니다.

달과 서리를 청녀와 소아로 의인화하여 댓구를 지어내는 저 상상력.

청녀는 서리와 눈을 관장하는 여신이고 소아는 달을 이르는 말입니다.


중국의 중추절(中秋節)은 3일간의 연휴입니다.

법적으로는 당일 하루지만, 매년 앞뒤 휴일을 빌려 3일간 사용하고 있습니다.

원래 중추절은 휴일이 아니었다가, 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터지자 세계 경제 전체가 위기에 빠졌는데 중국 역시 힘든 시기였습니다.해서 이듬해 09년 부터 원래 없었던 휴일 세개를 만들었습니다. 바로 청명절,단오절,중추절을 하루씩 쉬게 했습니다. 그런데 하루 휴가는 시장에 별 효과가 없다고 생각해서 앞뒤 토.일요일을 차용해서 3일 연휴로 만든 것입니다. 중국은 그때부터 내수활성화 정책을 시행했다고 보는게 맞겠습니다.


삼일 연휴라 해도 초기 몇 년간은 그 효과가 한정적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중국이 얼마나 넓은 땅덩어리입니까. 최소 일주일 정도는 되어야 고향에라도 다녀 올 수 있는 넓디 넓은 동네입니다. 세월이 흐른 지금,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다녀옵니다. 바로 고속철도(動車)가 거미줄처럼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그러자 소비효과도 배가 되었습니다.



"아빠 엄마.즐거운 중추절이 되세요.저희들이 선물을 좀 사왔습니다."

"가족이 다 함께 모이는 것이 제일 큰 선물이란다."



오늘은 집 근처에 있는 따룬파(大潤發) 쇼핑몰에 다녀왔습니다.

카터에 추석 선물을 가득 채우고 계산대에 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진열대를 자세히 보니, 전통적인 월병(月甁)은 저쪽 구석에서 찬밥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고, 대신 와인. 바이주.보양제품.가공식품 등이 멋지게 치장을 하고 제일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수천위엔짜리 물건은 보이지 않고 일반적으로 50위안~300위안 정도의 선물이 많았습니다.부정부패가 많이 사라진 지금 가족과 친척들을 위한 실속있는 선물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듯 했습니다.


이태백은 중추절에 고향생각이 나서 다음과 같은 시로 그 쓸쓸함을 달랬다고 합니다.


(思鄕)

床前明月光,疑是地上霜.
擧頭望明月,低頭思故鄕


침상 머리맡의 밝은 달빛은,땅에 서리가 내린듯 하구나.
머리들어 명월을 바라보고,머리숙여 고향을 생각한다.


등려군이 부른 유명한 노래'月亮代表我的心'도

저 보름달이 내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달도 둥글고,월병도 둥글고,식탁도 둥글고,가족도 둥글고...


우리민족의 최대 명절. 한가위도 같은 날이고 그 뜻도 다르지 않습니다.

천만리 떨어진 객지에서 보름달을 쳐다보는 우리 마음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을것입니다.


온 가정이 모두 행복하고 즐거운 추석을 맞이하세요^^


출처 : 칭다오 한국인 도우미 마을(칭도마)
글쓴이 : 스프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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