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07-11 성 베네딕토 아빠스 기념일
독서:이사 1,10-17 복음: 마태 10,34―11,1
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34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지 마라.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 35 나는 아들이 아버지와, 딸이 어머니와, 며느리가 시어머니와 갈라서게 하려고 왔다. 36 집안 식구가 바로 원수가 된다.
37 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아들이나 딸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38 또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39 제 목숨을 얻으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나 때문에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40 너희를 받아들이는 이는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이고, 나를 받아들이는 이는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사람이다. 41 예언자를 예언자라서 받아들이는 이는 예언자가 받는 상을 받을 것이고, 의인을 의인이라서 받아들이는 이는 의인이 받는 상을 받을 것이다.
42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그가 제자라서 시원한 물 한 잔이라도 마시게 하는 이는 자기가 받을 상을 결코 잃지 않을 것이다.” 11,1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에게 다 지시하시고 나서, 유다인들의 여러 고을에서 가르치시고 복음을 선포하시려고 그곳에서 떠나가셨다.

시작기도
성령님, 제가 무엇보다 하느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바라게 하소서.
말씀 들여다보기
예수께서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오셨다는 말씀은 충격적이다. 평화라는 게 대부분 사람들이 바라는 보편적 가치이기 때문만이 아니다. 구약성경에 따르면 메시아가 세상에 오는 목적 가운데 하나가 바로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기 때문이다.(이사 9,6; 즈카 9,10) 특히 이사야 예언자가 꿈꾼 메시아의 세상은 다름 아닌 평화의 왕국이었다.(이사 11,1-9)
예수님의 전체 삶을 돌이켜 본다면 그분이 평화의 메시아였음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그분이 세상에 가져다주는 평화는 흔히 세상이 떠올리는 평화와 완전히 달랐다. 세상은 지금 누리고 있는 것들을 큰 탈 없이 계속 누리는 것을 평화라 부른다. 하지만 예수님의 평화는 ‘공정과 정의’(9,6)가 함께하는 평화, 하느님께서 땅끝까지 통치하실 때 솟아나는 평화(즈카 9,10)다. 만일 이런 것들이 없다면, 그것은 평화가 아니라 평화를 위장한 억압일 뿐이다. 그리고 예수님은 그런 억압을 깨고 참 평화를 주기 위해 기꺼이 칼을 휘두르겠다고 선언하신다.
예수님의 이런 말씀은 로마 식민 지배를 받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완전히 새로운 것이었다. 힘세고 무서운 지배자들 밑에서 더 빼앗기지 않고 살아남으려면 잠자코 조용히 있는 게 상책이라고 믿던 이들에게, 그분은 가짜 평화 대신 의로운 싸움을 택하게 하셨다.
말씀 따라 걷기
*내가 바라는 평화는 무엇인가, 그저 분란 없이 조용한 것인가?
*‘공정과 정의’가 빠진 평화, 그것은 누구를 위한 평화인가?
마침기도
예수님, 시끄럽고 불편한 게 싫은 건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당신을 따르는 제자라면 반드시 ‘공정과 정의’ 위에 평화를 세우게 하소서. 아멘.
- 윤성희(구약성서학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