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시절이 좋아 졌다
지금 나는 내 차를 몰고 일을 보러 간다
문득 지난날이 떠오른다
나는 어린 시절 돈이 없어 중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그러다가 결혼하여 변변찮은 남편을 만나
사는 것도 늘 궁색하게 살아야 했다
구멍 난 팬티는 일상이고
양말은 기워 신고 다니기 일쑤였다
택시 타면 천원도 안 나오는데 그걸 아끼려고
버스 타기위해 10분 20분을 기다려야 했다
첫째 기혁이가 3살,
동생 기정이를 임신한 상태일 때
오백 원밖에 하지 않는 호떡 살 그 돈이 없어 -
그렇게도 먹고 싶다고 사달라며 떼를 쓰고
울며 버티는 아이를 끌고 가다시피 돌아와야 했다
집에 와서 한참을 울었다
남편이라는 사람은 돈만 생기면
술이나 먹고 가정은 팽개치다 시피 하여
스스로 알아서 살아내야 했던 그 시절...
기가 막혔다
생활비는커녕 걸핏하면 카드대금을 변제해야 했다
처음에는 몇 백만 원이더니
급기야는 몇 천 단위로 올라갔다
할 수 없이 아이를 위해
이혼 도장까지 찍을 수밖에 없었다
그 상황을 떠올려보면 지금도 가슴이 싸하다
트라우마인지...
가끔 생각이 나면 마음이 무너지고
깨지고 부서지곤 한다
아! 그러던 내가 이렇게 차를 몰고 다니다니...
세상 참 좋아졌다
작은 아들이 먼저 가긴 했어도 손녀까지 두었고
큰 아이는 외국에서 지사장까지 하니 참 대견하기만 하다
그리고 나는 작은 공동체지만
원장까지 하고 있으니 남부럽지 않다
나는 가끔 감사가 사무치게 몰려 올 때면
나도 모르게 하늘을 보게 된다
오늘도 감사가 사무쳐와 다시 하늘을 올려다 본다
- 경기도에 사는 새벽편지 가족 김윤진 -
삶! 눈물의 도가니
그래도 살아내니 살만 합니다^^
- 울 일이 많지만 웃을 일 또한 당연히 옵니다 -
출처;사랑밭 새벽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