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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혼의 아픔, 하느님 안에서 위로받으면 안되나요?

주님의 착한 종 2016. 6. 16. 08:00




이혼의 아픔, 하느님 안에서 위로받으면 안되나요?


Q. 안녕하세요. 최근 남편의 외도로 어렵게 이혼을 결정한 ‘마음이’ 우르술라입니다

저는 유아세례를 받고 주일학교 생활도 열심히, 청년이 되어서는 청년회 활동도 열심히 하며 주님의 성전 안에서 성장해왔습니다. 이후 비신자였던 남편을 만났어요. 이젠 전남편이네요... 아무튼 그 사람을 설득해서 세례를 받게 하여 혼인성사도 받았지요. 평생을 주님 품안에서 살아가리라 생각해왔습니다.

그 런데, 정말 생각지도 못하게도 결혼 1년 후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됐고 관계가 악화된 저희는 결국 이혼하고 말았습니다. ‘하늘이 맺어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을 수 없습니다’라던 혼인예식 구절이 이렇게 저를 짓누를 줄 몰랐습니다. 주님 앞에서 약속한 것을 어겼으니, 저는 이른바 ‘조당’에 걸린 것이겠지요?

미 사에 나가서 주님 품에서 마음의 위로를 받고 싶은데, 이혼을 했으니 성체도 영하지 못할 테고, 매주 자리만 지키고 있으면 분명 본당 신부님께서 왜 성체를 영하지 않느냐고 물어보실테고, 그럼 이혼 얘기를 꺼내야할테고ㅠㅠ 혹여나 신부님께 이혼한 사람이 성당에 왜 왔느냐고 창피 당할까봐 성당을 찾지 못하고 있어요.

괜 찮아 신부님, 제게도 큰 아픔이자 상처인 ‘이혼’을 주님 품안에서 치유 받을 수 없는 걸까요? 성당에 나가 미사도 봉헌하고 성체도 영하고 싶은데, 죄를 지어 자격이 없는 저는 앞으로 영영 주님을 뵙지 못하는 걸까요? 도와주세요.ㅠㅠ



A. 안녕하세요? ‘마음이’ 우르술라 자매님! 괜찮아 신부입니다

얼마나 힘들고 고민도 많으셨어요. 자매님께서는 얼마 전 이혼을 했지만 미사에서 영성체를 할 수 있는지가 궁금하신 것이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네~ 괜찮습니다.”

사실 교회는 어떠한 형태로든 이혼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또한 한번 결혼을 하면 그 결혼은 풀어지지 않는다고 가르칩니다.

이전에 제가 선배 신부님께 들은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결혼주례를 해준 부부가 그 신부님을 찾아와 이혼하겠다고 말했답니다. 신부님이 아무리 달래도 두 사람은 이혼하겠다고 고집을 꺾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신부님은 “흠~”하고 잠시 눈을 감고 계시다가 “그럼 이혼하러갑시다.”하며 두 사람을 성당에 데리고 들어갔어요. 무릎을 꿇고 한참을 기도한 신부님은 제대에서 끝이 동그란 성수채를 가지고 오셨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성수채로 남편의 머리를 내리치셨대요. “뎅~”하는 소리가 온 성당을 울렸습니다. 그리고는 이번에는 부인의 머리를 쳤답니다. 역시 “뎅~”하는 소리가 성당을 울렸고, 두 사람의 머리에는 불룩하게 혹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신부님은 아랑곳하지 않고 남편의 머리를 향해 성수채를 다시 번쩍 들었답니다. 겁에 질린 남편은 “아니! 신부님 왜 머리를 내리치십니까?”하고 울부짖었습니다. 그러자 신부님께서 대답하셨어요. “네~ 형제님! 성당에서 결혼을 하면 한쪽이 죽어야 이혼이 가능하거든요.” 놀라셨나요... 물론 우스갯소리입니다.^^;;

결혼을 하다보면 잘못 되는 경우도 없지 않죠. 자매님이 걱정하시는 ‘혼인 장애’ 상태는 결혼을 하고 이혼한 후에 다시 재혼을 했을 경우에 해당됩니다. 그렇지만 이혼을 하고 재혼을 하지 않은 상태는 아직은 혼인 장애 상태는 아닙니다.

‘재혼하지 않고 있는 이혼한 신자가 영성체를 할 수 없나요?’ 라는 질문은 평소에도 제가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이혼을 했다고 해서 영성체와 성사생활을 하는 데에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사회적으로 이혼을 했다 해도 교회 입장에서 볼 때는 여전히 부부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혼인 장애 상태에 처한 재혼자들은 영원히 성사생활을 할 수 없을까요? 아닙니다. 이런 경우도 해소시킬 방법이 있습니다. 자매님이 이혼을 하고 다른 이와 재혼하셨다면, 주임 신부님과 상의하시거나 교회법원을 통해 이전 혼인의 무효판결을 받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혼한 배우자 중에 어느 쪽이든지 교회법원에서 혼인 무효판결을 받으면, 두 사람의 혼인은 풀리게 됩니다.

교회는 다시 주님 품에 돌아오려는 이에게 항상 문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교황님께서도 올해 2월 “갈라진 부부를 위해 기도하자”고 권고하며 “갈라진 부부들이 그리스도인 공동체 안에서 환대와 도움을 받도록 기도하자”고 말씀하신 적 있지요. 주님의 자비 안에서 상처를 치유하시고 은총을 얻어 가시길 빕니다. 저도 ‘마음이’ 우르슬라 자매님을 위해 기도할게요.

- '창피해도 괜찮아' 중에서 -





출처 : 희망의 문턱을 넘어
글쓴이 : Swan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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