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마음을 열고

아침 눈 비비고

주님의 착한 종 2016. 3. 28. 09:09



울어머니 꼭두새벽
꼬끼오 힘차게 울리던 수탉의 울음소리
어스레한 새벽녘에 부엌으로 가셨겠지

자식이 뭐길래
곤곤한 몸을 일으켜 세우시고
참외장아찌 도시락 싸주시며
못다한 잠과 씨름을 하였겠지

핸드폰 알람소리에
더듬더듬 안경을 찾아들고
우유 한 잔을 데우고
나는 또 한 잔의 커피를 내린다.

찬바람 숭숭 들어오던
내 고향의 부엌에서
울어머니는 그렇게 자식을 키우셨을 것이다.
 
울엄니는 편안히 주무셨는지
갑자기 나는 효녀인 척
달려가 보지 못하면서 걱정을 한다.

이제 얼마나 더 남았을까?
이제 얼마나 더 어머니의 목소리를 듣고
이제 얼마나 더 늙으신 어머니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 말일까?

백 년도 못 살면서
우리는 마치 천 년을 살 듯이
그렇게 사랑도 아끼고 감사합니다라는
말 한 마디조차 아끼고 하지 못하지 않았던가?

오늘은 왠지
아침 눈 비비면서 다 찌그러진 모과같이
일그러진 어머니의 얼굴이 그리워진다.

한 잔의 커피는
식어만 가고 나는 다시 뜨거운 물로
커피를 끓인다.


옮겨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