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21 성주간 월요일 독서:이사 42,1-7 복음: 요한 12,1-11
1 예수님께서는 파스카 축제 엿새 전에 베타니아로 가셨다. 그곳에는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일으키신 라자로가 살고 있었다. 2 거기에서 예수님을 위한 잔치가 베풀어졌는데, 마르타는 시중을 들고 라자로는 예수님과 더불어 식탁에 앉은 이들 가운데 끼여 있었다. 3 그런데 마리아가 비싼 순 나르드 향유 한 리트라를 가져와서,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카락으로 그 발을 닦아 드렸다. 그러자 온 집 안에 향유 냄새가 가득하였다.
4 제자들 가운데 하나로서 나중에 예수님을 팔아넘길 유다 이스카리옷이 말하였다. 5 “어찌하여 저 향유를 삼백 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지 않는가?” 6 그가 이렇게 말한 것은, 가난한 이들에게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도둑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돈주머니를 맡고 있으면서 거기에 든 돈을 가로채곤 하였다.
7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이 여자를 그냥 놔두어라. 그리하여 내 장례 날을 위하여 이 기름을 간직하게 하여라. 8 사실 가난한 이들은 늘 너희 곁에 있지만, 나는 늘 너희 곁에 있지는 않을 것이다.”
9 예수님께서 그곳에 계시다는 것을 알고 많은 유다인들의 무리가 몰려왔다. 예수님 때문만이 아니라, 그분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일으키신 라자로도 보려는 것이었다. 10 그리하여 수석 사제들은 라자로도 죽이기로 결의하였다. 11 라자로 때문에 많은 유다인이 떨어져 나가 예수님을 믿었기 때문이다.

시작기도 성령님, 예수님이 지니셨던 섬김의 영을 제게 불어넣어 주소서.
말씀 들여다보기 성경에서 ‘기름 부음을 받는다’는 말은 공식적으로 지도자임을 인정받는다는 뜻이다. 역사적으로는 주로 임금이 기름 부음을 받았고, 이렇게 기름부음받은이를 히브리어로는 ‘메시아’, 그리스어로는 ‘그리스도’라고 불렀다.
마리아가 예수께 순 나르드 향유를 부어드린 일도 어떤 의미에서 그분께서 ‘기름 부음 받은’ 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보통의 기름 부음과는 중요한 차이들이 있다. 먼저 예수님은 공생활 시작 때에 기름 부음을 받으신 것이 아니라, 죽음을 눈앞에 둔 때에 그렇게 하셨다. 이는 예수께서 세상의 구원자요 임금이 되시는 게 수난 이후부터임을 의미한다. 수난과 십자가 없이 예수님은 그저 대단한 능력을 지닌 사람, 또는 인격이 매우 훌륭한 사람 정도로 여겨질 수 있었다. 하지만 수난과 십자가를 통해 예수님은 ‘영광’으로 ‘들어 올려’ 지신다.(요한 3,14)
또 다른 차이는 신체 부위 가운데 ‘발’에 기름 부음을 받으셨다는 점이다. 보통 임금이 기름 부음을 받을 때에는 머리에 받고, 이는 그의 통치가 위에서 아래로 향할 것임을 상징한다. 하지만 예수님은 몸에서 가장 아래에 있는 발에 기름 부음을 받으신다. 이는 예수님의 통치가 아래에서 위로 향할 것임을 의미한다. 힘으로 억압하여 백성을 다스리는 게 아니라, 스스로 낮은 곳에 가시어 섬김으로써 그들의 진정한 임금이 되신다는 것이다.
말씀 따라 걷기 *왜 예수님은 ‘섬기는’ 임금이 되려고 하셨을까? *내가 바라는 지도자의 모습은 강력한 권위를 지닌 사람인가 아니면 섬기는 사람인가?
마침기도 하느님의 아들이면서도 자신을 낮추어 사람이 되신 예수님, 제 안에 힘과 권력을 바라는 마음을 몰아내 주시고 오롯이 당신과 당신 백성을 섬기는 마음을 주소서. 아멘.
- 윤성희(구약성서학 박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