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내면 참아주고, 항상 먼저 양보해주었더니
화를 내면 참아주고, 항상 먼저 양보해주었더니 그것을 사람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가끔은 저도 화가 나는데, 싸우기가 싫어서 그냥 혼자 분을 삭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 안에서 화가 점점 치밀어 올라 참기가 힘이 든다는 것입니다

화를 너무도 참지 못해서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은 자신이 느낀 그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화는 무엇이 못마땅하거나 언짢아서 생기는 감정이고, 이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감정의 하나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화는 참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내 마음을 잘 알아들을 수 있게끔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화가 나신 이유가 자신의 마음을 다른 사람들이 제대로 알아주지 않고 오히려 무시해서인 듯합니다. 사람들의 탓도 있겠지만, 내 생각이나 마음을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은 것도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양보하고 참아주는 것도 사랑이겠지만, 사랑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해야 합니다. 상대도 나를 사랑하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그 사람도 나를 위해 양보라는 것을 할 수 있고, 나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생깁니다.
상대방의 말을 듣고 화가 날 때, 상대를 비난하기보다 그때 그 감정 그대로를 설명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때, 상대방에게 전달되어야 하는 메시지는 화가 난 마음을 이해받고 싶은 것이지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보복하려는 것이 아닙니다.‘당신이 내 말을 들어주지 않아서 서운하고 화가 났어요.’‘내 노력을 인정해주지 않는 것 같아서 무시당하는 기분이에요.’ 라는 식의 표현은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지만, 시간을 들여 연습하다 보면 자연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 홍성민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