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오 하느님

묵상 - 2016년 2월 7일 연중 제5주일

주님의 착한 종 2016. 2. 9. 09:16






렉시오 디비나에 따른 주일 복음 묵상

2016-02-07 연중 제5주일
독서:이사 6,1-2ㄱ.3-8 독서2:1코린 15,1-11
복음: 루카 5,1-11

1 예수님께서 겐네사렛 호숫가에 서 계시고, 군중은 그분께 몰려들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있을 때였다. 2 그분께서는 호숫가에 대어 놓은 배 두 척을 보셨다. 어부들은 거기에서 내려 그물을 씻고 있었다. 3 예수님께서는 그 두 배 가운데 시몬의 배에 오르시어 그에게 뭍에서 조금 저어 나가 달라고 부탁하신 다음, 그 배에 앉으시어 군중을 가르치셨다.

4 예수님께서 말씀을 마치시고 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5 시몬이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6 그렇게 하자 그들은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매우 많은 물고기를 잡게 되었다. 7 그래서 다른 배에 있는 동료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도와 달라고 하였다. 동료들이 와서 고기를 두 배에 가득 채우니 배가 가라앉을 지경이 되었다.

8 시몬 베드로가 그것을 보고 예수님의 무릎 앞에 엎드려 말하였다.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9 사실 베드로도, 그와 함께 있던 이들도 모두 자기들이 잡은 그 많은 고기를 보고 몹시 놀랐던 것이다. 10 시몬의 동업자인 제베대오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도 그러하였다. 예수님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11 그들은 배를 저어다 뭍에 대어 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시작기도
죄인을 부르시는 성령님, 주님의 부르심에 두려워 말고 귀 기울이게 하소서.

세밀한 독서
제1독서 말씀인 이사야서와 오늘 루카가 전한 복음 말씀 모두 부르심에 관한 이야기다. 그러나 그냥 평범한 이의 소명은 아니다. 이사야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큰일났구나. 나는 이제 망했다. 나는 입술이 더러운 사람이다!”(이사 6,5)라고 자백한다. 어디 그뿐이랴? 루카복음의 베드로는 예수님의 무릎 앞에 엎드려 “주님, 저에게서 떠나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루카 5,8)라며 스스로 죄인임을 고백한다.

하지만 성전에서 만난 하느님의 압도적인 현존과 겐네사렛 호숫가에서 펼쳐진 예수님의 놀라운 기적 앞에서 죄인인 그들의 부족함은 회복되고 있다. 그리고 파견되는 이의 모습은 죄인이었을 때와 전혀 다른 비장함으로 무장되어 있다. 이사야는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이사 6,8)라 응답하고, 베드로는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른다.(루카 5,11)

제2독서 말씀의 바오로도 이러한 주님의 부르심 앞에 예외가 아니다. 바오로는 자신을 “칠삭둥이”(1코린 15,8)라 말한다. 칠삭둥이(엑트로마, )는 신약성경에 단 한 번 코린토 1서에 나오는데, 그 본뜻은 ‘조산 · 유산 · 낙태’ 등을 의미하지만 여기서는 자신이 부름받을 때의 처지가 마치 칠삭둥이, 곧 ‘배냇병신’처럼 부족하기 이를 데 없었다는 표현이다.

그럼에도 바오로는 깊은 확신 속에서 말한다. ‘하느님의 은총으로’ 사도가 되었다고, ‘하느님의 은총은 헛되지 않았다’고.(1코린 15,10) 그래서 ‘흘러넘치는 풍성한 그리스도 예수님의 은총’(1티모 1,14; 에페 1,7-8)으로 죄의 용서를 받은 그가 주님의 부활을 우선적으로 전하고 있다.(1코린 15,3-4)

묵상
일찍이 사명대사는 32세의 나이에 묘향산 원적암으로 서산대사를 찾아갔다. 서산대사는 그런 사명대사에게 대뜸 다음과 같이 물었다. “어디로 왔는가?” 이에 사명대사는 “옛길을 따라서 왔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서산대사는 “옛길을 따르지 마라!”고 소리쳤다.

주님의 부르심은 우리의 부족함을 채우는 은총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우리 안에 시작된 복음선포의 사명에 하느님의 무상의 사랑이 담겨있지 않으면 다시 옛길로 가고 말 것이다. 예언자든 사도든 부르심에 답한 이후에 따라오는 삶은 결코 쉽지 않았다. 지금 우리도 마찬가지다. 사제든 신자든 부족한 우리가 주님의 은총으로 시작한 삶이 그리 평탄한 것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기에 조금만 하느님의 은총을 잊고 산다면 다시 옛길을 따르고 말 것이다.

그래서 언제나 바오로처럼, “그것은 내가 아니라 나와 함께 있는 하느님의 은총이 한 것입니다”(1코린 15,10)라고 기도해야 한다. 하느님 은총에 대한 우리의 믿음이 헛된 것인지 참된 것인지 가늠하는 순간이 바로 부르심에 응답하는 때다.

마침기도
주님, 당신이 저를 부를 때 베푸신 은총을 쉽게 잊어버리는 일이 없게 하소서. 다른 이에게 같은 사랑을 나눔으로써 기억하게 하소서. 아멘.

- 박기석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