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오 하느님

묵상 - 2015. 12. 24 대림 제4주간 목요일

주님의 착한 종 2015. 12. 24. 08:57

      





2015-12-24 대림 제4주간 목요일
독서:2사무 7,1-5.8ㄷ-12.14ㄱ.
복음: 루카 1,67-79

그때에 요한의 67 아버지 즈카르야는 성령으로 가득 차 이렇게 예언하였다. 68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는 찬미받으소서. 그분께서는 당신 백성을 찾아와 속량하시고, 69 당신 종 다윗 집안에서 우리를 위하여 힘센 구원자를 일으키셨습니다.

70 당신의 거룩한 예언자들의 입을 통하여 예로부터 말씀하신 대로, 71 우리 원수들에게서, 우리를 미워하는 모든 자의 손에서 우리를 구원하시려는 것입니다.

72 그분께서는 우리 조상들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당신의 거룩한 계약을 기억하셨습니다. 73 이 계약은 우리 조상 아브라함에게 하신 맹세로, 74 원수들 손에서 구원된 우리가 두려움 없이, 75 한평생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의롭게 당신을 섬기도록 해 주시려는 것입니다.

76 아기야, 너는 지극히 높으신 분의 예언자라 불리고, 주님을 앞서 가 그분의 길을 준비하리니, 77 죄를 용서받아 구원됨을 주님의 백성에게 깨우쳐 주려는 것이다. 78 우리 하느님의 크신 자비로 높은 곳에서 별이 우리를 찾아오시어, 79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앉아 있는 이들을 비추시고, 우리 발을 평화의 길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시작기도
성령님, 하느님 구원에 감사드리며 더욱 성실히 하느님을 섬기게 하소서.

말씀 들여다보기
성무일도 아침기도 때마다 바치는 ‘즈카르야의 노래’는 세례자 요한의 아버지 즈카르야가 아이의 이름을 지은 후 바친 찬가이자 예언이다. 언뜻 들으면 노년에 아들을 얻은 한 개인의 기도처럼 들리지만, 이곳저곳 뜯어보면 그 안에 메시아를 기다리던 이스라엘의 현재와 꿈이 고스란히 녹아있음을 알 수 있다.

먼저 즈카르야의 눈에 그려진 이스라엘의 현재는 이스라엘이 원수들과 미워하는 이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상태다. 이들이 과연 누구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아마도 이스라엘을 지배하던 로마제국을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작은 이들을 억압하던 이스라엘의 통치자들과 부유한 자들도 그들 중 하나다.

이스라엘의 꿈은 이런 이들에게서 벗어나 구원을 받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게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스라엘의 구원은 ‘두려움 없이’ 하느님을 섬기기 위한 것이지, 단순히 지금의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는 게 아니다. 사실 하느님은 이스라엘을 여러 차례 구하셨다. 하지만 그때마다 이스라엘은 하느님이 아니라 우상숭배에 빠졌으며, 그 결과 재앙이 되풀이되었다. 즈카르야는 이 점을 분명히 지적하며 구원이 섬김으로 이어져야 함을 강조한다. 이스라엘이 ‘거룩하고 의롭게’ 하느님을 섬길 때에야 비로소 그토록 갈망하던 ‘평화’를 얻는 것이다.

말씀 따라 걷기
*지금 나의 상태는 어떠한가, 어떤 면에서 구원이 필요한가?
*어떻게 사는 것이 하느님을 ‘거룩하고 의롭게’ 섬기는 길일까?

마침기도
죄로 물든 세상에 성자를 보내시어 온 세상이 당신을 섬기게 허락하신 하느님, 제가 예수님이 보여주신 섬김과 정의의 길을 따름으로써 당신을 ‘거룩하고 의롭게’ 섬기게 하소서. 아멘.

- 윤성희(구약성서학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