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21 대림 제4주간 월요일
독서:아가 2,8-14
복음: 루카 1,39-45
39 그 무렵에 마리아는 길을 떠나, 서둘러 유다 산악지방에 있는 한 고을로 갔다. 40 그리고 즈카르야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인사하였다. 41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을 때 그의 태 안에서 아기가 뛰놀았다.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42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43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44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45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시작기도
성령님, 제가 저의 약함과 부족함보다는 하느님의 은총에 마음을 두게 하소서.
말씀 들여다보기
고대의 많은 문학 작품과 마찬가지로 성경도 주요 인물들은 대개 남성이다. 여성이 가끔 등장하긴 하지만 대부분 남자 주인공에 딸린 조연 정도고, 많은 경우 이름을 알려주지도 않는다. 그나마 구약성경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여성이라 할 수 있는 하와나 들릴라가 각각 아담을 죄로 끌어들이고 삼손을 죽음으로 이끈 인물인 걸 생각하면 성경 속 여성은 매우 부정적인 인상을 준다.
하지만 남자들도 감히 할 수 없는 일을 이루어 하느님 구원을 실현한 여성들도 있다. 판관기에 등장하는 드보라는 혼자서는 전쟁에 나서지 못하겠다는 바락을 설득하여 가나안을 무찔렀고, 야엘은 도망치던 적장 시스라의 숨통을 끊었다. 배툴리아의 과부 유딧은 아시리아 군대의 대장군 홀로페르네스가 두려워 그의 종이 되기를 자청한 원로들을 꾸짖고는 홀로 적장을 죽여 배툴리아를 구원한다.
엘리사벳과 마리아도 비록 연약하지만 하느님 구원에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 여성들이다. 엘리사벳은 아이를 낳지 못해 치욕스럽게 살아가던 여성이고, 마리아는 남편과 같이 살기도 전에 임신해 파혼의 치욕을 당할 뻔한 여성이다. 하지만 하느님은 인간적인 눈으로 볼 때 불완전하고 약한 이들을 당신 도구로 택하시어 구원의 복된 조력자가 되게 하셨다.
말씀 따라 걷기
*하느님 일을 하기에 내게 부족한 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나의 힘은 약한 데에서 완전히 드러난다”(2코린 12,9) 하신 하느님 말씀에 머물러 보자.
마침기도
능력이나 배경보다는 당신을 향한 믿음을 가장 귀하게 여기신 하느님, 저에게 믿음을 더해 주시어 당신의 은총을 믿고 힘차게 하느님 나라를 일구어 가게 하소서. 아멘.
- 윤성희(구약성서학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