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15 대림 제3주간 화요일
독서:스바 3,1-2.9-13
복음: 마태 21,28-32
그때에 예수님께서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에게 말씀하셨다. 28 “너희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떤 사람에게 아들이 둘 있었는데, 맏아들에게 가서 ‘얘야, 너 오늘 포도밭에 가서 일하여라.’ 하고 일렀다. 29 그는 ‘싫습니다.’ 하고 대답하였지만, 나중에 생각을 바꾸어 일하러 갔다. 30 아버지는 또 다른 아들에게 가서 같은 말을 하였다. 그는 ‘가겠습니다, 아버지!’ 하고 대답하였지만 가지는 않았다. 31 이 둘 가운데 누가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였느냐?” 그들이 “맏아들입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세리와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간다. 32 사실 요한이 너희에게 와서 의로운 길을 가르칠 때, 너희는 그를 믿지 않았지만 세리와 창녀들은 그를 믿었다. 너희는 그것을 보고도 생각을 바꾸지 않고 끝내 그를 믿지 않았다.”
시작기도
성령님, 두렵고 불안한 제 마음을 여시어 당신의 의로운 길을 따르게 하소서.
말씀 들여다보기
오늘 예수께서 들려주신 비유에서 ‘아버지’는 하느님을 뜻하고 ‘포도밭’은 이스라엘을 뜻하며(마태 20,1-16; 이사 5,1-7), ‘두 아들’은 이스라엘 백성의 두 부류를 뜻한다. 하느님은 두 아들에게 이스라엘을 가꾸라고 명하신다. 맏아들은 그 명을 거역하는 반면 둘째 아들은 곧바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실제로 이스라엘을 위해 일한 사람은 맏아들뿐이다. 그는 마음을 바꾸어 아버지 뜻을 따랐다. 그러나 둘째 아들은 자기가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나름대로 하느님의 뜻을 충실히 실천한다고 생각하던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은 이어지는 예수님 말씀에 충격을 받는다. “세리와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간다”는 말씀이다. 아버지의 뜻을 실천한 맏아들이 자기들이 아니라 세리와 창녀들임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온갖 죄로 하느님의 명을 거역했지만 곧 생각을 바꿈으로써 하느님 뜻을 실천한 반면,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은 이스라엘을 위해 일하겠다고 서원하고 그것을 지키지 않음으로써 불충의 죄를 짓고 있는 것이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예수님은 그들이 세례자 요한의 ‘의로운 길’을 믿고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신다. 이스라엘의 종교 지도자들은 조상으로부터 내려오는 종교 전통을 충실히 지키는 게 이스라엘을 위한 일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예수님은 지금 이스라엘에게 가장 필요한 건 생각을 바꾸고 ‘의로운 길’을 받아들이는 것임을 아셨다.
말씀 따라 걷기
*하느님의 포도밭에서 나는 어떤 일을 하는가, 그것이 포도밭에 도움이 되는 일인가?
*사랑하는 방식이나 과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
마침기도
예수님, 전통을 지키는 것만이 이스라엘이라는 포도밭을 가꾸는 유일한 길이라 믿는 이들에게 의로운 길을 받아들이라 하셨으니 저도 마음을 열고 당신의 길을 따르게 하소서. 아멘.
- 윤성희(구약성서학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