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기억과 발자취/중국과 친해지기

중국에 무릎꿇은 구글, 얄미운 애플

주님의 착한 종 2015. 9. 22. 07:45
[HOOC=김재혁 객원 에디터] 과학전문지 `The information'은 지난 4일,구글이 자회사 모바일 기기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분파를 위한 중국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2005년,구글은 베이징에 구글차이나를 설립했다.유수한,'많은' 중국 엔지니어들과 눈부신 발전을 이뤄내며 상승세를 타는 듯했다.하지만 2010년 중국 해커들의 싸이버어택(소스코드 도난,인권운동가들의 gmail 계정 해킹 등)을 기점으로 중국 정부의 검색 검열에 심한 반발을 느낀 구글은 사건 이후 얼마 있지 않아 구글차이나 서버를 폐쇄했다.이 당시 중국과 합의하겠다는 입장이었던 구글 ceo 에릭 슈미트는 "우리가 지금 중국에서 발을 뺀다는 것은 앞으로 100년 동안 중국 시장에 관여하지 않는 것과 같다"며 우려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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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izmodo.com>


사실 구글의 첫 중국 진출 역시 순항이 아니었다.오히려 사내의 수많은 갈등 후 이루어진 일종의 '도박'이었다.중국 진출이 대두되었을때 구글 공동 설립자 세르게이 브린은 "정보의 유통이 자유롭지 않은 국가로의 진출은 기업 문화(Don't be evil!)와 충돌한다"며 강력하게 중국 진출을 반대했다.하지만 사업적인 측면과 중국의 정보문화를 바꾸겠다는 희망을 가진채 구글은 중국에 발을 들였고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 돌아왔다.

갈등의 원인은 정보의 규제이다.그런데,이 분야에서 양극을 달리고 있는 이들이 이르면 올 가을 가시화될 협의안의 막바지에 이르렀다.한 쪽이 양보해야만 가능한 상황이다.구글이 무릎을 꿇었다.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검열에 철저하게 따르는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1년이 넘게 제작하는 중이고 이를 탑재한 스마트 폰을 이르면 연말에 출시할 준비중이라고 한다.이어 구글은 제품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허가를 기다리는 중이고 중국 정부의 허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오늘날 최고 기세등등한 이 공룡이 온갖 민망함을 끌어안고 다시 중국으로 향한 이유는 무엇일까?

 

1.새로운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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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구글의 새로운 ceo 순다르 피차이와 구글X를 맡게된 공동 창립자 세르게이브린.www.google.co.kr>
구글 제품 부문 수석 부사장이었던 순다르 피차이가 지난 구조조정 이후 새로운 구글 CEO가 되었다.구글의 기존 최고 경영진 중 한명이었으며 공동 창립자인 세르게이 브린은 구글의 중국진출에 강력하게 반대입장을 고수했다.하지만 그가 구조조정 이후 새로운 자회사인 구글X를 맡게 되면서 실질적인 구글의 책임은 피차이에게 쥐어졌다.그는 평소에 "중국 시장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그는 중국의 엄청난 시장규모와 안드로이드 오픈소스가 중국에서 혁신을 일으키고 있는 것을 강조(실제로 대부분의 중국 회사들이 제조한 제품의 운영체계는 안드로이드를 살짝 변형한 형태이다)했고 향후에 다른 사업들도 유통할 기회가 올 것이라 긍정적인 시선을 비췄다.

 
2.얄미운 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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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www.chinainternetwatch.com>

강력한 라이벌 애플은 일찌감치 중국시장에 진출했다.시장 점유율 상승 곡선을 그리다 최근에는 아이폰6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지난 2015 1분기 애플은 15%의 시장점유율로 샤오미(14%),화웨이(11%),삼성(10%)을 따돌리며 선두를 차지했다.넥서스 시리즈같은 자사 브랜드 스마트폰 출시와 웨어러블 기기 제작에 출사표를 던진 구글에게 중국 시장은 반드시 필요한 시장일 것이다.이미 삼성 갤럭시와 아이폰이 시장 점유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한국,일본,유럽 시장들보다는 기타제품(Others)의 비율이 42%까지 달하는 중국 시장이 훨씬 희망적이다는 분석이다.단,얄미운 애플이 중국을 삼켜버리기 전에. 

 
3.자리를 굳혀가는 중국회사들
많은 외신들이 중국 진출 허가 후에도 '오르막길 싸움(uphill fight)'이 될 것이라 예측했다.구글은 이번 중국버전 앱스토어 출시를 기점으로 다른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다.하지만 구글의 주 서비스인 검색엔진(바이두)을 비롯해서 소셜네트워킹 서비스(텐센트),심지어 이번에 준비중인 앱스토어(360 Mobile Assistant 등)까지 중국회사들이 장악하고 있다.이 중국 거구들은 나날이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더욱 진출을 늦췄다간 구글 서비스는 중국에서 설 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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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nmeonline.com>
 
 
 
 
이런 이유들로 비추어보았을때 구글의 중국 시장 진출은 사업적인 측면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였을 것으로 보인다.기업 문화 실현의 귀감이었던 회사가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에 불쾌함을 드러내는 사람들도 있다.월스트리트 투자,중개 기관Berstein Research의 Carlos Kirjner는 "구글이 중국 정부에 무릎을 꿇고 정보 검열에 따르는 것은 엄청난 충격이 될 것같다.나는 구글이 중국내의 안드로이드 변형 버전을 사전에 막거나,지연(delay)시키거나,제한하기를 바란다"에 이어"중국 진출 후 역시 오르막길 싸움이 될 것이다.Qihoo 360,검색 엔진 바이두,소셜네트워킹 서비스 텐센트 등 중국 회사들이 이미 널리 사용중인 모바일 기기 서비스(앱스토어 등)를 자체 개발,유포중이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자유분방한 구글의 서비스에게 온갖 규제가 만연하는중국 시장은 가시밭길과 같을 것이다.더군다나 이미 그런 바닥에 견고하게 입지를 다져가는 경쟁사들을 뒤엎고 우뚝선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IT업계이기에 더욱 그러하다.한계를 모르고 나날이 커져가는 중국 시장과 그보다 더 빠르게 변화하는 IT업계들의 경쟁속에,힘의 균형이 어떻게 기우는지 지켜보는 것도 좋은 볼거리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