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안식/선종봉사

[스크랩] 길을 나서며

주님의 착한 종 2015. 8. 29. 13:16

주인장.

 

그동안 신세 많이 지고 갑니다.

빈 손으로 왔다가 빈 손으로 가는 이 나그네

젖먹이 유년 시절부터 청년과 중년을 거처

백발노인이 되기까지 오랫동안

신세 많이 지고 갑니다.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이 보잘 것 없는 빈털털이

손님으로 왔다가 융숭한 대접을 받고

이제 빈 손으로 돌아갑니다.

지난 세월 뒤돌아보니 한 순간 꿈이었군요.

즐거움도  슬픔도 미움도 기쁨도 욕심과 나눔도

한 순간 꿈이었군요.

많은 시련 속에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나름대로 보람있는 삶을 지내다

이제 빈 손으로 돌아갑니다.

내 좀더 머물지 않는다 서운해 마오.

갈 길이 멀어 주금 일찍 나선 것 뿐이오.

다음 세상에 내가 머물 곳은

그 어딘지 궁금하지만

내 도착하는 대로 안부 전하리다.

잘 있다고......

                      中山  李重吉

 

(인천 승화원에 걸려 있는 글을 옮겨왔습니다.)

 

출처 : 인천 은행동성당
글쓴이 : 박클레멘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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