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안식/호스피스 일기

[스크랩] 호스피스의사가 추천하는웰다잉(well-dying) 10계명

주님의 착한 종 2015. 4. 15. 12:13

 

 

 

◆호스피스의사가 추천하는웰다잉(well-dying) 10계명

김여환 대구의료원 완화의료 센터장
대구의료원 평온관에서 암환자의 고통을 함께하는 호스피스,
완화의료 센터장이자 가정의학과 전문의.
의과대학에 다니던 중 결혼을 하면서
공부를 중단했던 그녀는 졸업 후 13년,
서른아홉 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다시 공부를 시작했고
가정의학과 수련 과정 중 암성통증(암 환자가 겪는 통증)으로
고통스럽게 삶을 마감하는 환자를 보며
호스피스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후
국립암센터에서 호스피스 고위 과정을 수료,
2008년부터 지금까지 대구의료원 평온관에서
호스피스 의사로 일하고 있다.
의학박사나 가정의학과 전문의 등의 의학 지식보다
13년 동안 전업주부로 살아온 시간이
호스피스 활동에 더 도움이 된다는 그녀는
죽음 앞에서도
환한 웃음을 짓는 호스피스 환자들의 모습을 담아
사진 전시회를 여는가 하면,
항암 요리를 만들어 환자의 가족들에게 선사하기도 하는 등
무채색의 호스피스 병동을 ‘컬러풀 호스피스’ 병동으로
바꾸어가고 있다.

5년 동안 800여 명의 환자에게
임종 선언을 해오면서도
여전히 죽음에 담담해질 수 없다고 말하는 그녀는,
그러나
불편하더라도
삶을 완성하는 마지막 순간을 잃지 않기 위해,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제대로...살아내기 위해
‘죽음’을 공부해야 한다고 말한다.

2009년
국가암관리사업평가대회 호스피스부문 보건복지부장관상을,
2011년 국립암센터 호스피스 사연공모전 우수상을 받았다.
 -김여환의 책 <죽기 전에 더 늦기 전에> 중에서-
1. 내일을 위해 오늘의 행복을 양보하지 마세요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바로 이 순간 행복해야 합니다.
내일의 행복을 위해서 오늘을 포기하지 마세요.
순간의 행복을 젊어서 흥청망청 즐기라는 말도,
금방 사그라질 쾌락에 스스로를 내던지라는 말도 아니랍니다.
진정한 행복은 다른 사람에게 기쁨을 주는 일입니다.

2. 건강할 때 호스피스 병동에서 봉사하세요

건강할 때 단 한번이라도
시간을 내서 호스피스 병동에서 봉사하세요.
죽음을 배우는 지름길입니다.
죽어가는 노인은 곧 사라질 도서관과 같습니다.
그들을 도우면
그들은 작은 목소리로 삶의 비밀을 속삭여줄 것입니다.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세요.
죽음이 우리에게 삶을 보여주는 순간입니다.
 
      목욕봉사하는 대구의료원 호스피스 봉사자들.
 
3.나쁜 소식도 정확하게 알자

무슨 병에 걸렸는지,
얼마나 진행되었는지,
치료 목표는 무엇인지,
진실을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진실을 알고 싶다면
급하고 거칠고 불같은 성격을 버려야 합니다.
그런 성격을 가진 사람이
병에 걸렸을 때 보호자들은 환자의 평소 성격이
병세에 악영향을 미칠까봐 사실을 숨깁니다.
성격은 인생의 과정뿐 아니라 마지막도 결정합니다.

4. 마지막에 할 말을 지금 하세요

칸트는
“새는 죽기 직전에 슬픈 노래를 지저귀지만
인간은 떠날 때 좋은 말을 남긴다”고 했습니다.
9·11테러 당시 인질로 잡혀 있던 사람들이
마지막 순간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어 했던 말은
“I love you”였습니다.
 
임종 순간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행복합니다”라고 말하면
남은 이들은 당신을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으로 기억할 거예요.
그런데
그 말은 마지막까지 아껴두지 말고 지금 하면 어떨까요?
이 세 마디 말이면
삶의 모든 갈등이 사라진답니다.

5. 죽음이 불행인 것처럼 대하지 마세요

병에 걸리는 것도,
주식이 폭락하는 것도,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떠나는 것도
모두 견디기 힘든 슬픔입니다.
 
죽음은
그중에서도 가장 슬픈 일이지만
그것을 불행으로 연결시키지는 마세요.
슬픔으로 눈이 멀지 않으면
내 슬픔을 통해 다른 사람의 슬픔을
볼 수 있는 포용력이 생깁니다.
 
슬픔이 찾아왔다고 해서
인생이 온통 먹구름으로 뒤덮이지는 않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자연과 하나 되는 것으로 여기는 일은
어려운 경지일 것입니다.
하지만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야말로
죽음 앞에서 제대로 슬퍼하는 방법이 아닐까요.

 

마지막 날까지도 성경책을 읽으며 폐암과 싸웠던
고 김옥지씨

6.통증조절을 잘하는 주치의를 알아두세요

병도 고통도 없는
죽음이 우리의 마지막이라면 좋겠지만,
누구나 그렇게 삶을 마무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럴 때 찾아갈 수 있는 의사를 알아두세요.
육체적 통증과 마음의 고통을 이해하는 의사를 친구로 만드는 것은
인생의 보험을 드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7.건강할 때 자신의 마지막을 상상해 보세요

타인과의 소통도 중요하지만
그전에
우리는 자기 자신과 먼저 소통해야 합니다.
특히
자신의 마지막과 소통하면
인생의 해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죽음은
우리의 자유의지를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암이나 치매에 걸리지 않겠다는 바람도,
잠들 듯이 편안하게 죽고 싶다는 소망도,
무용지물이나 다름없습니다.
 
죽음의 상황을 바라기보다는
마지막 순간
가슴에 무엇을 담고 떠날지를 상상하세요.
그리고
바로 지금, 그 일을 하세요.

8.마지막 순간까지도 즐길수있는
취미를 만드세요

죽어갈 때
나를 즐겁게 할 수 있는 취미를 가지세요.
영화를 보는 것도, 음악을 듣는 것도 좋습니다.
나 자신을 위해 또 가족을 위해
절대자에게
기도를 하면서 보내는 시간도 의미가 있습니다.

9. 당신은 가도 당신의 재산은 남습니다

한 환자가
자식들에게 재산을 나누어주었습니다.
딸은 그 다음부터 병원에 발길을 끊었습니다.
자주 들러서 아버지를 돌봐주던 착한 딸이었는데,
병원에 오지 않는 오빠에 비해
자신의 몫이 초라하자 마음이 변한 것입니다.
 
남은 사람들이 평화롭게 지낼 수 있도록
배려하는 마음을 담아 유언을 남기세요.
죽는 것도 힘들고 억울한데
떠나는 사람이 남는 사람을 배려하는 일까지
해야 되냐고 되물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많은 사람이 인생의 선배가 아니라
먼저 떠나는 사람이 인생의 선배입니다.
후배를 배려하는 여유를 가질 줄 아는 것이
내 인생의 마지막 상자를 잘 쌓아 올리는 방법입니다.

10. 마지막을 같이하는 웰다잉 보호자를 만드세요

아는 사람이 많다고 해서
마지막이 외롭지 않은 건 아닙니다.
헛된 만남보다는
단 한 사람의 진심과 만나야 죽음이 쓸쓸하지 않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웰빙, 웰다잉 보호자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떠날 때 손을 잡아줄 사람은
우리가 이 세상에서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입니다.
 
 출처/ 조선일보. 프리미엄. 김여환의 행복처방.
김여환 대구의료원 완화의료 센터장

             

    5월 10일 하얀구름/한규직

출처 : 한국웰다잉협동조합 & 한국웰다잉협회
글쓴이 : 한규직/하얀구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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