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M은 중국 젊은이들 가운데 '뤄훈(벌거벗은 결혼)'이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출처=해당 홈페이지 캡처
중국에서 ‘벌거벗은 결혼’이 폭증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매체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가
12일 보도했다.
중국 신조어인 ‘뤄훈(裸婚·벌가벗은 결혼)’은 신혼집과 결혼식, 신혼여행, 결혼반지 없이 두 남녀가
법률상 혼인신고 절차만을 밟고 부부 인연을 맺는 것을 말한다.
CSM에 따르면, 중국 젊은이들 가운데 뤄훈이 늘어나는 것은 수도 베이징 등 대도시의 천문학적인
집값 때문인 경우가 많다.
중국도 한국처럼 신랑 측이 신혼집을 마련해가는 것이 일반적인데, 최근 중국에서도 평생 벌어 집
한 채 마련하는 게 힘들어져서 아예 포기하고 혼인신고만 하고 산다는 얘기다.
중국 베이징에서 집 한 채를 사려면 중국 중산층 샐러리맨의 32년치 연봉이 필요하다고 CSM은 전했다.
중국 베이징의 부동산 중개사 주헝씨와 변호사 자즈웨이씨는 6년 전 약혼을 하고 지난달에야 겨우
결혼을 하기로 했다. 이들 부부는 사실 운이 좀 없었다.
이들은 2005년 ‘약혼식’을 하고 바로 결혼을 하려 했지만, 신부인 자씨가 갑자기 병에 걸려 앓아눕는
바람에 결혼을 연기했다. 자씨의 몸이 완쾌되는 데는 6개월이 걸렸다.
그런데 이 6개월 동안 베이징의 집값은 ‘로켓’ 속도로 치솟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결국 이들 부부는 부동산 시장이 진정될 때를 기다리자며 지금까지 6년을 미뤄오다가 지난달
“더는 결혼을 연기하면 안 되겠다”며 결혼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뤄혼’을 하기로 했다. 집과 차는 물론, 결혼식도 치르지 않기로 서로 약속했다.
“9위안(1600원)으로 결혼하기로 했어요. 혼인신고 하는 데 필요한 돈이에요. 모든 신부가 로맨틱한
결혼식을 꿈꾸지만, 호화 결혼식 등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부부의 행복이라고 생각하고
뤄훈을 하기로 한 것이죠.”
이 같이 말한 신부 자씨는 결혼은 했지만, 아직 아기는 꿈도 꾸지 못한다.
우선 돈을 벌어 집을 마련해야 하고 양육비도 미리 마련해둬야 하기 때문이다.
올 8월 톈샤차이징(天下財經) 등 중국 매체 보도에 따르면, 중국 대륙에서 남성의 결혼 비용이 가장
많이 드는 도시로는 항저우(杭州)가 꼽혔다.
항저우에서 젊은 남성이 결혼하기 위해서는 247만8000위안(4억3900만원)이 필요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처럼 중국 젊은이들의 결혼 비용 부담이 급증하면서 뤄훈 풍속이 급속히 퍼지고 있지만,
사실 젊은 중국 여성들은 뤄훈을 기피하고 있다는 설문 결과도 있다.
여러 설문조사에서 젊은 여성 가운데 많게는 3분의 2 정도가 “뤄훈을 할 바에야 결혼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고 중국 매체들은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의 결혼 문화에 아직 물질을 중시하는 태도가 많이 남아있다는 점을
‘뤄훈’이란 신조어가 역설적으로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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