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찾는 中 관광객 수 5년새 2.5배나 늘어,
1인당 평균 170만원 지출… 美·日 관광객보다 많이 써
베이징올림픽 이후 씀씀이 커져…
명품가방·시계 구매 크게 늘어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30대 중국인 관광객 부부가 들어섰다.
이들은 그렇게 오래 둘러보지도 않고 에르메스 핸드백 2개를 샀다.
한 개 가격이 5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모두 1억1000만원어치였다.
지난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면세점에선 올 들어 최고가 제품을 판매해 화제가 됐다.
1억원이 넘는 피아제 다이아몬드 시계가 팔린 것이다.
그 시계를 산 고객도 중국인 관광객이다.
두 사례처럼 최근 서울 주요 면세점에선 과거엔 1년에 한두 차례조차 발생하기 힘들었던 일이
심심찮게 벌어진다. 단 한 명의 고객이 수천만~수억원짜리 초고가 제품을
하나도 아닌 2~3개씩 구매하는 것이다.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 장경수 차장은 "일본이나 미국 관광객들에게서는 결코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 중국인 관광객들이 몰려오면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관광객, 최고 '큰손'으로 부상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는 187만여명. 2005년 71만명 정도였는데
5년 사이 2.5배나 늘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들이 쓰는 돈은 일본인 관광객의 1.5배에 달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액은 1558달러. 170만원 정도다.
이는 미국인(1292달러)보다도 많고 일본인(1072달러)과 비교해서는 1.5배에 달한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전체 외국인 매출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2007년 6%에 그쳤지만
올 들어 26%로 5배 가까이 증가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인 관광객의 경우
김이나 중저가 화장품같이 생필품이나 디자인이 귀여운 물건들을 주로 고르고,
구매하려는 품목도 미리 정해서 계획된 구매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은 매장을 무작정 찾아 마음에 드는 상품을 사 가는 '충동구매'가 많다고 한다.
중국인 카드 사용액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중국 관광 특수'로 꼽히는 중국의 노동절(5월 첫째 주) 기간 현대백화점 은련(銀聯)카드 매출
신장률을 보면 2009년 전년 대비 25%, 2010년에는 33% 증가했다가 올 들어서는 무려 117%나 늘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이처럼 '큰손'으로 부상한 건 2008년 이후. 베이징 올림픽 이후 중국 경제가
호황이고 해외여행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면서 중국인들의 여행과 소비가 크게 늘었다.
현대백화점 장경수 차장은 "중국인 관광객은 2008년 이전까지는 소형가전·주방용품·의류 등의
구입 비중이 높았는데, 2008년 이후 점차 명품 가방·시계 등 고가 제품 구매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과거에는 친구·친지 선물로 화장품이나 홍삼 등 제품 구매가 많았다면
지난해부터 시계·의류·가방 등 고가 상품 중심으로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여성 의류의 경우 '메이드 인 코리아'가 붙어야 특히 인기가 있다"며
"반면 남성의류와 가방은 주로 아르마니·루이비통 같은 명품 구매율이 높다"고 말했다.
◆크루즈 관광·마사지 체험 여행 등 여행 코스도 다양해져
여행업계에선 중국 관광객의 성장세가 안정화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의 노동절 연휴가 일주일에서 사흘로 축소되면서 관광업계 '5월 황금연휴 특수'는 사라진
셈인데도 관광객 수는 크게 줄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두투어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이 성수기로 불리는 1~2월에 각각 400명, 700명으로 저조했는데
4월 들어 2200명으로 크게 늘었다.
5월도 2000명은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두투어 김정민씨는 "올 들어 일본 지진 등 여파로 관광 자체가 줄어든 편"이라면서도
"관광객 수는 크게 늘지 않았지만 씀씀이가 커진 탓인지 쇼핑이나 성형관광 등에 쓰는 돈은
상당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 '큰손'들이 많아진 건 기업들이 포상 차원에서 여행을 보내주는 '인센티브 관광'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화방관광 마송연 과장은 "중국 내 기업들이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관광을 보내주는
'인센티브 관광'이 예년보다 두배 이상 늘었다"며 "주로 고위 간부들의 방문이 많아 면세점에서
쓰는 비용도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관광 형태도 쇼핑·성형관광 일변도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크루즈 여행이나 마사지 체험 등 여행 코스도 다변화됐다.
중화·동남아권 인바운드(국내) 여행협회 추신강 대표는 "패키지여행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대신,
기업체 프로그램으로 여행을 오거나 아예 전문가처럼 여행 코스를 직접 짜서 관광하러 오는
여행객 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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