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의 기억과 발자취/중국과 친해지기

공무원이 빈곤 가정의 아이들 고아원에 팔아 넘겨 대륙 경악

주님의 착한 종 2011. 5. 11. 11:23

 

▲ [자료사진] 마오핑촌(毛坪村)에 거주하는 남자아이 위안스(袁石)는 자기 여동생인 위안리(袁丽)가 1살 때 공무원들에게 끌려간 이후 아직까지 여동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 [자료사진] 마오핑촌(毛坪村)에 거주하는 남자아이 위안스(袁石)는 자기 여동생인 위안리(袁丽)가 1살 때 지역 공무원들에게 끌려간 이후 아직까지 여동생을 보지 못했다. 위안스는 최근 들어 "여동생이 꿈에서 자주 나타난다"며 그리워해 부모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중국에서 지난 몇년간 지방정부 공무원들이 사회부양비를 내지 못한 가정의 아이들을 강제로 빼앗아 고아원에 넘겨 막대한 부당이익을 챙긴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중국 대륙이 발칵 뒤집혔다.

관영 신화(新华)통신을 비롯한 중국 1백여개 매체는 10일 지방 공무원들이 아이를 빌미로 각종 비리를 저지른 이른바 '샤오씨기아(邵氏弃儿)'란 사건에 대해 소개했다.

사건의 전말은 지난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후난(湖南)성 샤오양(邵阳)시 룽후이(隆回)현은 1979년 중국 정부에서 산아정책을 실시한 이후 2000년대에 '산아제한 선진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인근 지역의 산아관리를 맡고 있는 계획생산부(가족계획부) 공무원들은 2002년부터 산아제한 관리를 빌미로 사회부양비 징수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가난한 농촌 가정의 경우 사회부양비를 제때 납부하지 못하자 공무원들은 "가정에서 키울 여력이 없으면 나라에서 키워야 한다"며 해당 가정의 자녀들을 강제로 빼앗은 후, 성을 샤오(邵)씨로 개명해 이들을 복지시설인 샤오양시사회복리원(邵阳市社会福利院)으로 넘겼다. 산아제한 정책을 준수하기 위해 아이를 강탈하는 극단적인 조치까지 취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공무원들은 아이 한명을 넘길 때마다 복리원으로부터 1천위안(16만5천원)의 사례비를 챙겼으며, 복리원에서도 이들 중 일부를 미국, 네덜란드 등 해외로 입양시켜 1인당 3천달러(324만3천원) 가량의 입양비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논란이 커지자 룽후이현 계획생산부 공무원들은 "복리원에 넘겨진 아이들은 출생하고도 호적에 등재되지 않은 이른바 '헤이후(黑户)'들로 버려진 뒤 농민들이 불법으로 양육하고 있던 아이들이다"며 "우린 조사를 통해 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처리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현지 매체들은 "복리원에 넘겨진 아이들 20여명 가운데 상당수가 친부모가 직접 양육하고 있었으며, 심지어 '1가구 1자녀'제를 어기지 않은 가정도 많았다"고 전했다.

중국의 사회부양비 제도도 문제다. 국무원에서 지난 2002년 8월 발표한 '사회부양비징수관리법'에 따르면 두자녀를 키우는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사회부양비를 내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징수 기준은 각 지방정부에서 지역 주민들의 평균 소득, 실제 수입 등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정할 수 있게 돼 있어 공무원들이 얼마든지 임의로 바꿀 수 있다.

지난 2005년 7월 계획생산부 직원들에게 아이를 뺏긴 위안궈슝(袁国雄) 부모는 "처음에 3천위안(50만원)을 내면 아이를 돌려받을 수 있다고 해서 가까스로 준비해서 부양비를 냈더니 나중에 5천위안(83만2천원), 심지어 1만위안(166만5천원)까지 올렸다"며 "아이를 빌미로 돈을 챙겨먹는 이들은 악마보다 더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언론을 통해 소식을 접한 대다수 네티즌은 "정말 사람이라면 그럴 수 없다", "세상에 어느 누가 부모와 자식을 생이별시키느냐", "해당 공무원들은 인간도 못한 쓰레기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은 중국 정부와 복리원에서 경제적 이득을 위해 서로가 짜서 벌인 일종의 국민 사기극이다"며 "중국의 산아제한 정책과 공권력 부패의 어두운 단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사오양시정부는 관련 사실에 대해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전면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