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열한 한국인? …… 어느 날품팔이 지식인의 비열한 책장사
글 : 온바오 회원 런투코리아(runtokorea)
요 며칠간 중국의 누리꾼들은 한국인을 평가하는 한 편의 글로 뜨겁다.
청년참고(青年参考)라는 잡지에 실린 <성숙한 민족은 ‘바보의 지혜’를 갖추어야 한다>라는
제목의 글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조선족 학자 김문학(金文学) 씨가 최근 중국에서 출간한 책 <추한 한국인(丑陋的韩国人)>의 일부
내용을 발췌하여 소개하고 있다.
내용인즉 이렇다.
한국 사람들이 자기에게 종종 “중국에는 왜 이렇게 바보들이 많냐?”고 묻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국을 방문한 어느 한국 교수의 통역을 도왔던 경험을 소개하고 있다.
그 한국 교수는 시종 중국은 이래서 안된다, 저래서 나쁘다는 불평만 잔뜩 늘어놓더라는 것이다.
심지어는 바나나를 먹으면서도 “한국 바나나는 예쁘고 맛있는데, 중국은 바나나도 못생기고
맛이 없다”고 짜증을 내더란다.
이에 대한 중국 누리꾼들의 반응이 어떠할까?
당연히 한국을 성토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내용이 너무 지저분해 차마 여기에 옮기지도 못하겠다.
이런 글을 쓰는 사람들의 정신상태가 궁금하다.
김문학 씨는 이른바 비교문화학자이다.
비단 문화를 전공한 학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든 자유롭게 다른 나라를 비판하는 글을 쓸 수는 있다.
그러나 비교와 비판은 궁극적으로 이해와 포용을 추구하는 따뜻한 목적을 담고 있어야지
이렇게 자극적인 일부 사례를 나열하며 ‘비열한 ○○인’식으로 제목을 붙여놓은 책은
그저 ‘많이 팔아먹기 위한’ 생계의 수단으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총명한 지혜와 소중한 언어를
왜 이렇게 좋지 않은 방면에 사용하는 지식인들이 많은지 한숨이 나올 뿐이다.
이렇게 그의 글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주는 일도
어쩌면 그에게는 ‘입이 쩍 벌어지게 기쁜’ 기회일 것이다.
필자 역시 글을 쓰는 일을 전업으로 삼는 사람으로서
만약 중국에 대한 나쁜 면만 모아서 글을 쓰라면 수백 수천 편은 쓸 수 있을 것이다.
그중 가장 자극적인 글 몇 편을 골라서 언론에 보도자료로 띄워놓고, 인터넷에 올려놓고,
시끌벅적 화제를 모으고, 그러다보면 일부의 ‘골수팬’도 생길 것이다.
짭짤한 용돈벌이 정도는 되겠지.
그런데, 그래서, 그
렇게 살아서, 버러지처럼 벌어서, 어쩌겠다는 것인가?
순진한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매번 글을 쓸 때마다
어떻게 하면 한국인들에게 중국을 잘 이해시킬 수 있을까,
한국과 중국이 조금이라도 더 가까워지고 함께 번영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사람으로서,
그래서 이런 글을 볼 때마다 약간 화가 나기도 하고 허탈하기도 한 것이다.
한중수교 20년이 되어가면서 중국에서 오래 살아본 한국인,
한국에서 오래 살아본 중국인들이 많이 생겨났다.
이들의 경험담이 여러 권 책으로 묶여나왔고,
인터넷을 통해서도 다양한 이야기들이 매일 쏟아져나오고 있다.
세상사가 모두 아름다운 이야기로만 가득 찰 수는 없는지라
그중에는 당연히 좋지 않은 경험과 감정들도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나쁜 이야기가 좋은 이야기보다는 주목받기 쉽고 확산도 빠른 법이다.
범부(凡夫)들은 이런 경향성에 쉽게 휘말릴 수 있고,
자신의 체험에 의해 굳어진 사고는 쉽게 극복되기 어렵다.
그렇더라도 ‘지식인’의 자세는 달라야 한다.
서로간의 오해를 바로잡고 끊어진 마음을 잇는 다리의 역할을 담당한다는
일종의 ‘사명감’으로 펜을 들어야 한다.
한국인을 중국인을,
중국인은 한국인을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서로의 입장에서 상대의 시각으로 온전하게 이해하기까지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한때에 한류(韓流)로 떠들썩하더니 이제는 혐한(嫌韓)이 꿈틀거리고,
‘중국은 노다지 땅’이라는 환상을 갖고 한국인이 중국 대륙에 몰려오던 때가 엊그제인데
혐중(嫌中)의 감정 또한 만만찮다.
지식인의 사명을 다시한번 되돌아보는 때이다.
그렇다고 하여 서로가 듣기좋은 소리만 하자는 말은 아니다.
확실하게 꼬집을 것은 꼬집더라도 모두가 발전을 위한 ‘우정어린 충고’가 되어야지
자국민에 대한 선동의 불쏘시개 노릇을 하여서는 안된다.
김문학 씨는 글에서 난득호도(难得糊涂, 난더후투)를 논했다.
필자도 아주 좋아하는 중국의 한자성어다.
현명해지기는 어렵고, 바보가 되기도 어렵고,
현명한 사람이 바보처럼 보이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라는 뜻이다.
똑똑한 사람은 손익계산에 철저해, 그런 사람이 바보처럼 베풀고 살기는 참으로 어렵다.
그렇더라도 ‘난득호도’의 자세로 살아야 한다.
김문학 씨가 자신의 글에 붙인 제목처럼,
성숙한 민족은 ‘바보의 지혜’를 갖추고 상대를 먼저 이해하고 감싸안아야 하는 것이다.
김문학 씨 스스로 ‘난득호도’의 자세를 갖추었는지 되돌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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