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이 중국에서 더 비싼 이유
한치(韓琪)
(대외경제무역대학 경제무역학원)
[개요]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이 국내외에서 가격 차가 나는 이유는 유통 및 상업 제도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분야의 개혁을 심화한다면 중국인들이 구태여 해외에 가서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을 구매할
필요가 없고 ‘수이커’ 현상도 지금처럼 성행하지 않을 것이며 국내 소비시장도 효율적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본문]
해관(海關, 세관)의 설명에 따르면,
‘수이커(水客)’는 밀수단으로부터 ‘수고비’를 지급받는 대가로 광둥(廣東)성과 홍콩, 광둥성과 마카오 사이를
빈번하게 넘나들면서 여행자휴대품 검사를 통과하는 방식으로 관세를 내야 하는 상품이나 수출입이
금지/제한된 상품을 분산시켜 휴대/운송해 나가거나 들여오는 사람을 가리킨다.
홍콩/마카오와 내륙 사이는 줄곧 상품 가격차가 존재했기 때문에 1980년대에 이미 이를 전문직업으로 하는 ‘수이커’들이 등장했으며 이들은 매일 홍콩/마카오와 내륙 사이를 수차례 오가면서 휴대폰, 컴퓨터 등
상품들을 휴대하여 통관한 후에 다음 사람에게 넘겨주고 수고비를 지급받는다.
최근 달러 페그제로 홍콩달러 환율이 떨어진 데다 대륙보다 낮은 홍콩/마카오 관세 등 원인으로 전문 ‘수이커’ 규모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으며 초기 개개인의 활동에서 갈수록 전문화, 네트워크화, 조직화로 발전하고
있다.
2010년 12월 1일 CCTV 프로그램 ‘第一時間’의 자료에 따르면, 선전(深圳)항구에 약 5천여 명의 전문
‘수이커’가 있고 궁베이(拱北)항구에는 약 3천여 명의 ‘수이커’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전 해관에서 적발한 사건에서 ‘수이커’의 왕복 횟수는 하루에 무려 30회에 달하며 궁베이 해관이 적발한
‘수이커’의 왕복 횟수는 하루에 무려 50여 회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인당 하루 평균 3회로 계산하면 8천 명의 ‘수이커’가 하루에 24,000회를 오간다는 얘기다. 해관총서(海關
總署) 관계자는 “잠정 통계에 따르면, 적발된 안건과 일반적인 상황으로 추산하면 ‘수이커’가 휴대로 밀수하는
상품의 금액은 수십억 위안을 넘으며 시간대를 나눠서 한동안 지속적으로 고급 소비품을 휴대한다면 백억
위안을 넘을 가능성도 있다.
‘수이커’의 전문적인 밀수활동으로 하루에 두 컨테이너를 옮기기는 식은 죽 먹기”라고 밝혔다.
이런 심각한 ‘수이커’현상이 나타나게 된 원인은 무엇인가?
게다가 밀수품 대부분이 대륙에서 수출한 중국산 제품이다.
직관적으로 이는 ‘메이드 인 차이나’ 상품에 일반적으로 존재하는 국내외 가격차 때문이다.
나이키나 아디다스의 중국산 운동화는 정품가격은 700~800위안에서 1,000위안 이상을 웃돌기 일쑤인 데
반해 똑같은 스타일의 신발이 미국의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고작 30~40달러(200~300위안)에 팔린다.
의류 상황도 비슷하다.
중국에서 3만 위안 정도에 달하는 Armani 양복은 미국에서 1,000여 달러(약 7000위안) 정도면 살 수 있다.
그리고 전자제품을 일례로 광둥성 선전에서 조립된 16G짜리 iPAD 가격은 미국에서 499달러(약 3300위안)
정도이고 홍콩에서는 3,888홍콩달러(약 3,300위안)인데 미국에 출시된 지 약 1년 뒤에야 중국시장에 등장
했음에도 불구하고 16G짜리 iPAD의 판매가격은 3,988위안으로 국외보다 21%(688위안)나 더 비싸다.
국내외 소득격차까지 감안한다면 양자 간 가격차는 훨씬 크다.
IMF가 2010년 4월에 발표한 통계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2009년 1인당 GDP는 3,678달러로 세계 100위
이고 미국은 중국의 13배에 달하는 46,381달러로 9위를 차지했다.
다시 말해 똑같은 iPAD 구매 시 중국인은 미국인보다 약 20%를 더 지불하지만 소득은 오히려 미국인의
1/13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이런 가격차로 인해 전문 ‘수이커’들이 늘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갈수록 많은 중국인들이 해외에서 ‘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을 구매하고 있으며 의류에서 통신제품에 이르기까지 가방마다 가득 채워서
입국한다.
중국은 오랫동안 내수소비 부진을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관광객들은 해외에서 전 세계를 놀라게
하는 구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국내 구매력의 외부 유출은 무엇을 설명하는가? 이론적으로 중국에서 생산된 똑같은 상품이라면
중국에서 원가가 더 낮아 국외시장보다 내수시장에서 더 저렴해야 한다.
하지만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이 오히려 국내에서 더 비싼 이유는 무엇인가?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 가격이 해외에서 더 저렴한 원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개도국 중국이 현재 대량 생산하는 중국산 제품은 해외 소매유통시장에서 대체로 ‘저가품’ 취급을
받는다.
유명 브랜드가 부족하고 주로 OEM 방식으로 생산하는 등 원인으로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 가격이 낮게
책정되는데, 이는 중국의 발전단계와 연관된다.
둘째, 중국산 수출환급세로 인해 수출상품가격이 국내보다 더 저렴해진다.
중국은 가공조립부문에서 비교우위를 갖고 있어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견인하기 위해 중국정부는 수출을 촉진하는 환급세정책을 제정했다. 하지만
이 수출환급세 정책이 현재는 많은 수출기업들의 수입원으로 자리 잡았다.
국제시장 경쟁이 치열해 수출기업들의 마진이 점점 줄어들어 적잖은 제조기업들은 아예 마진이 없거나
심지어 밑지면서 해외주문을 확보해야 하는 형편인데, 수출환급세는 이들이 미미한 마진을 벌어들이거나
심지어 적자를 벌충하는 중요한 수입원이 되었다.
iPhone을 일례로 미국 판매가격이 499위안인 iPhone을 임가공해줄 경우 임가공기업은 약 4달러를 버는데
이 중에는 인건비, 고정자산투자 감가상각비 등이 포함된다.
중국상품의 수출환급세는 유럽, 미국 선진국의 높은 소비수준을 지탱해주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수출
상품가격이 국내보다 더 낮은 결과로 이어졌다.
17% 증치세(부가가치세) 면제는 수출상품가격이 국내보다 최소 17% 더 낮춰주었다.
셋째, 선진국가들의 시장경쟁이 치열하다.
유럽, 미국, 일본 브랜드가 서로 경쟁하는 가운데 상당수 브랜드는 100년 이상 심지어 수백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 브랜드로서 상대적으로 고정된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시장환경에서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려면 고가전략으로는 불가능하다.
게다가 선진국의 물류체계가 비교적 완벽해 많은 브랜드가 직접 할인매장, 직영점에서 판매될 정도로
영업망이 발달하고 유통분야의 중간비용이 저렴하다.
‘메이드 인 차이나’가 국내에서 비싼 원인은 주로 다음과 같다.
첫째, 똑같이 중국에서 생산된 상품이라도 수출한 다음에 중국으로 다시 들어오려면 관세, 증치세,
소비세를 내야 한다.
이를테면 의류와 화장품의 관세는 약 20~50%이고 증치세 17%와 세율이 각각 다른 소비세까지 부과하면
판매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둘째, 국내시장의 높은 유통원가가 상품가격을 부풀렸다.
유통부문의 중간비용이 너무 높은 건 중국의 고질병이다.
중국 영업망 구축이 미흡해 국내 영업망에서 유통되는 원가가 상당히 높다.
한 상품이 소매시장에 유입되는 데 운송비용을 제외하고도 높은 입점비, 매장비, 진열비, 명절비 등이
줄줄이 따라 붙으며 게다가 다단계 대리상이 영업액에서 일정한 비율로 이윤과 리베이트를 챙기고
심지어 정부 유관부서에 대한 비용까지 공제해야 한다.
이런 비용은 결국 상품가격에 반영되어 소비자들이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잠정통계에 따르면, 중국 국내의 상품 유통원가는 물가의 20~40%를 차지하고 인건비가 높은 미국에서는
1990년대에 이미 11.4~11.7%를 유지했다.
2000년대 들어서 첫 10년간 특히 첫 2년간은 10% 정도로 낮아졌고 2002년에는 8.7%까자 축소됐다.
셋째, 반제도적 원가가 너무 높다.
이는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 가격이 해외에서 더 저렴한 제도적 원인이다.
불투명하고 비규범적이며 비합리적인 중국 국내시장으로 인해 높은 거래비용과 정책적 원가가 초래됐다.
철도, 도로, 항공운송은 모두 완전한 시장화를 실현하지 못했고 물류시스템은 수준이 낮으며 가격 또한 높다. 한 개 상품이 공장에서 소매시장의 진열코너에 들어가기까지 중간과정에서 각종 독점행위를 거치고
곳곳마다 권력으로 이익을 챙긴다.
중국 내륙에서 미국으로 상품을 운송하는 비용이 심지어는 광저우에서 베이징으로 운송하는 것보다
더 저렴할 정도다.
원인은 바로 부패한 사회에 있다.
중국 내륙의 철도운송은 운송능력이 미흡한 탓에 유통기업이 한 개 화물칸을 이용하려면 운임비 이외로
지급해야 하는 비용이 무려 5천 위안 내지 5만 위안에 달한다.
고속도로운송도 저렴하지 않다.
장기간 광저우에서 베이징으로 화물을 운송하는 한 트럭기사는 광저우에서 베이징까지 통행료만 1,400
위안에 달하며 이 밖에도 약 7천 위안 정도의 비용이 별도로 들어가는데
이 비용은 연비도, 수리비도 아닌 이유조차 모르는 벌금과 갈취금이라고 전했다.
이런 정책적 원가가 국내 상품의 이윤을 앗아가며 가격도 더불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통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전 사회 물류 총원가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1.3%에 달하는 데 반해
선진국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넷째, 국제 브랜드는 가격 주도권과 결정권을 확보하고 있지만 중국 브랜드는 여전히 이에 맞설 힘을 갖추지
못했다.
국제 브랜드의 OEM으로 생산된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은 외국에서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지 못하지만
국내에서는 오히려 브랜드에 힘입어 고급상품시장에 들어갈 수 있다.
중국 명품 브랜드의 경쟁력이 약하고 브랜드 이미지가 수립되지 않은 까닭에 몇 개 되지 않은 국제브랜드가 고급상품시장을 독차지하고 있으며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 내륙에서 가격을 마음대로 높게 책정해
많은 이윤을 남기고 있다.
이런 분석을 종합해보면 사실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은 국내에서 판매하나 외국에서 판매하나 생산원가는
똑같다.
하지만 가격이 해외에서 더 저렴한 원인은 유통 및 영업상 제도에 있다.
그러므로 이 분야의 개혁을 심화한다면 중국인들이 구태여 해외에 가서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을 구매할
필요가 없고 ‘수이커’ 현상도 지금처럼 성행하지 않을 것이며 국내 소비시장도 효율적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대외경제무역대학 경제무역학원 한치(韓琪)
출처: 중국경제신식망(中國經濟信息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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