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가씨들이 (사실 아가씨인지 아줌마인지 모르지만)
한국도 아닌 중국 청도, 그것도 지모루 짝퉁시장에서 꽃뱀 노릇을 하신다면
믿기십니까?
하지만 사실입니다.
제가, 아니 제 손님들이 당했습니다. ㅠ_ㅠ))
몇일 전,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께서 청도에 오셨습니다.
저도 그렇지만 직원들에게 부모님 같으신 분들이니까
잘 모셔야 된다고 당부를 했고
착한 저희 직원들도 아침부터 호텔에 돌아오셔서 주무실 때까지
모셔드렸지요.
손님들께 칭찬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데...
손님들께서 선물을 사시겠다고 해서 직원들이 지모루 시장에 모시고 갔습니다.
그런데 일행 분들이 많으시다 보니
앞서 가시는 분들, 뒤에서 흥정해달라시는 분들..
직원이 분주했겠지요.
그런데, 한쪽에서 어느 여자분들과 손님이 이야기를 나누고 계시더랍니다.
다가가 보니, 아버님, 어머님,.. 그래 가면서 다정하게 말씀들을 나누기에
원래 아는 분들이 우연히 시장에서 만났구나...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그 여자들이 저희 직원을 부르더니
이런 짝퉁 물건을 사면 어떻게 하느냐...
인천 공항에 가면 모두 빼앗기는 걸 모르냐..
아버님, 어머님, 큰일 납니다.
가이드들은 그저 어떻게든 물건 사게 만들고, 뒤로 구전 먹는다는 식으로
몰아 세우더랍니다.
아무래도 한국분들이라 한국인을 더 신뢰하실 거란 생각에
우리 여직원... 뭐라고 대꾸도 못하고 있는데
사시려고 가져다 놓은 물건 다 반품시키고는...
따라오세요. 많이 사도 안 걸리는 물건이 있으니 그걸 사세요..
그리고는 모두 이끌고는 앞장 서서 어느 상점으로 가더라는 겁니다.
우리 순진한 교포 여직원 아무 소리도 못하고 따라 갔답니다.
거기서..
손님들이 사신 물건은 다름 아닌 라스포쌕 짝퉁....
세상에..
그건 짝퉁이 아니기 때문에 괜찮다고 많이 사셔도 된다고 해서
정말 많이도 사셨더군요.
그리고는 흐믓해서 돌아오셨네요.
제가 보니, 그것도 짝퉁..
아니 이 짝퉁은 괜찮고, 다른 짝퉁은 세관에서 걸리고..
그런 게 어디 있나요? 했습니다.
정말 이상해서..
다음 날, 그 여자들이 물건을 팔게 했다는 상점에 갔지요.
주인에게 물었습니다.
도대체 그 여자들 뭐하는 여자들이냐고..
그랬더니, 자기네 가게에 손님 모시고 오는 여자들이랍니다.
우쒸...
그리고는 자기네들이 짜 놓은 각본대로 흥정을 하니
손님들이 보시기에는 정말 많이 깎아주는 것 같고..
그 후에는 말이 필요 없겠지요.
그날 최소한 30%는 챙겼겠지요.
주인과 이야기 하고 있는데,
문제의 그 여자들이 또 나타났습니다.
이번에는 40대 중반의 세 부부..
역시 아버님, 어머님... 이래 가면서
이게 좋네, 저게 좋네..
제가 중국어로 물었습니다.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한국 사람이랍니다.
(누가 몰라서 묻나?)
그런데, 중국어 되게 잘하네요..정말로..
제가 중국사람인 줄 알았던지 손님들과 물건을 고르며 한참 이야기 합니다.
자기네 남편이 한국 주재원이고 중국에 온지 3년 되었다는 등..
이런데 오면 바가지 쓰는 한국분들이 너무 안 되었다는 등..
오늘도 자기들이 살 물건이 있어서 왔었는데,
자기들을 만난 것이 정말 다행이라는 등...
물건을 산더미 처럼 쌓아놓고 흥정을 시작하네요.
ㅎㅎ
드디어 손님들이 돈을 치루려는 순간..
제가 말했습니다.
"아가씨들... 이 정도면 오늘 얼마 받아요?"
"한 3백원은 충분히 벌어들이겠네.
오늘 일당은 빠졌군.."
눈이 옆으로 쫙 찢어집니다.
한 여자는 당황해서 말도 못하는데, 다른 한 여자는..!@#$%$%&^
제가 말했습니다.
"중국말 못해서 중국 사람에게 당하는 건 그래도 낫다.
위안도 되고, 변명도 되지 않나..
그런데, 그런 약점을 빌미로 한국 사람들에게 사기를 친다면..
그래서 한국 사람이 한국 사람에게 당하면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냐.."
'어제 우리 손님들에게 짝퉁은 절대안 된다고 해놓고
그 손님들에게 짝퉁을 팔아먹은 게 잘 한 거냐.."
"차라리.. 손님들에게 흥정을 해줄테니 조금 도와달라고 해라.
주재원 마누라들이 할 짓 없어서 매일 지모루 시장에 나오냐?
이 시간에는 학원에 가 있던지, 골프장에 가 있을 시간 아니냐.."
물론 그녀들.. 사정이 얼마나 딱하면 그런 일을 하겠습니까만.
정말 같은 동족에게 사기 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중국에는 한국으로 가지도, 중국에서 살 수도 없는 한국 사람들 너무 많습니다.
그 사람들이 바라는 건 딱 한 가지..
어리숙한 한국 사람이 중국에 사업차 오면..
나는 중국통입네.. 누구누구와 꽌시가 좋네.. 하며 접근해서
크게 한 탕 치고 밀린 벌금 내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중국에서... 물론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이지만
제일 조심할 사람이 한국인이라는 것..
정말 가슴 아픈 사실입니다.
회원 여러분.
짝퉁 시장에서 한국 꽃뱀녀를 조심하세요.
'중국에서의 기억과 발자취 > 청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도의 불꽃놀이 (0) | 2009.08.30 |
---|---|
매운탕 끓여서 소주 한 잔 캬~~ 어때요? (0) | 2009.08.24 |
칭다오, '시민의 발' 지하철 뚫린다 (0) | 2009.08.23 |
청도의 여름도 막바지.. (0) | 2009.08.21 |
롯데마트, 中 10호점 칭다오 라오산점 오픈 (0) | 2009.08.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