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오 하느님

2009년 2월 8일 연중 제5주일 나해

주님의 착한 종 2009. 2. 8. 15:14

2009년 2월 8일 연중 제5주일 나해

제1독서 욥기 7,1-4.6-7

욥이 말하였다.
1 “인생은 땅 위에서 고역이요, 그 나날은 날품팔이의 나날과 같지 않은가? 2 그늘을 애타게 바라는 종, 삯을 고대하는 품팔이꾼과 같지 않은가? 3 그렇게 나도 허망한 달들을 물려받고, 고통의 밤들을 나누어 받았네.
4 누우면 ‘언제나 일어나려나?’ 생각하지만, 저녁은 깊어 가고, 새벽까지 뒤척거리기만 한다네.
6 나의 나날은 베틀의 북보다 빠르게, 희망도 없이 사라져 가는구려. 7 기억해 주십시오, 제 목숨이 한낱 입김일 뿐임을. 제 눈은 더 이상 행복을 보지 못할 것입니다.”



제2독서 1코린 9,16-19.22-23

형제 여러분, 16 내가 복음을 선포한다고 해서, 그것이 나에게 자랑거리가 되지는 않습니다. 나로서는 어찌할 수 없는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복음을 선포하지 않는다면, 나는 참으로 불행할 것입니다.
17 내가 내 자유의사로 이 일을 한다면, 나는 삯을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하는 수 없이 한다면, 나에게 직무가 맡겨진 것입니다. 18 그렇다면 내가 받는 삯은 무엇입니까? 내가 복음을 선포하면서 그것에 따른 나의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복음을 거저 전하는 것입니다.
19 나는 아무에게도 매이지 않은 자유인이지만, 되도록 많은 사람을 얻으려고 스스로 모든 사람의 종이 되었습니다. 22 약한 이들을 얻으려고 약한 이들에게는 약한 사람처럼 되었습니다.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려고,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었습니다. 23 나는 복음을 위하여 이 모든 일을 합니다. 나도 복음에 동참하려는 것입니다.



복음 마르코 1,29-39

그 무렵 29 예수님께서는 회당에서 나오시어, 야고보와 요한과 함께 곧바로 시몬과 안드레아의 집으로 가셨다. 30 그때에 시몬의 장모가 열병으로 누워 있어서, 사람들이 곧바로 예수님께 그 부인의 사정을 이야기하였다. 31 예수님께서 그 부인에게 다가가시어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열이 가셨다. 그러자 부인은 그들의 시중을 들었다.
32 저녁이 되고 해가 지자, 사람들이 병든 이들과 마귀 들린 이들을 모두 예수님께 데려왔다. 33 온 고을 사람들이 문 앞에 모여들었다. 34 예수님께서는 갖가지 질병을 앓는 많은 사람을 고쳐 주시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셨다. 그러면서 마귀들이 말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그들이 당신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35 다음 날 새벽 아직 캄캄할 때, 예수님께서는 일어나 외딴곳으로 나가시어 그곳에서 기도하셨다. 36 시몬과 그 일행이 예수님을 찾아 나섰다가 37 그분을 만나자, “모두 스승님을 찾고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38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 그곳에도 내가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려고 떠나온 것이다.” 39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온 갈릴래아를 다니시며, 회당에서 복음을 선포하시고 마귀들을 쫓아내셨다.




꼬마들이 부르는 놀이를 하며 부르는 노래 중에서 이런 것이 있습니다.

“우리 집에 왜 왔니 왜 왔니 왜 왔니? 꽃 찾으러 왔단다 왔단다 왔단다. 무슨 꽃을 찾으러 왔느냐 왔느냐...”

아시겠어요? 이 노래의 가사가 문득 생각나면서, 이렇게 개사하여 질문을 던져 봅니다.

“이 세상에 왜 왔니 왜 왔니 왜 왔니?”

과연 이 세상에 우리는 왜 왔을까요? 하느님께서 사람의 몸을 취해서 이 땅에 오셨지요. 그렇다면 이렇게 이 땅에 오신 예수님께서는 왜 오셨을까요? 하늘 나라가 지겨워서 관광차 이 땅에 오셨을까요? 아닙니다. 그 이유를 오늘 복음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 그곳에도 내가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려고 떠나온 것이다.”

바로 복음을 선포하시기 위해서 이 세상에 오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목적을 갖고 활동하시는 주님을 믿고 따르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들이 이 세상에 온 이유 역시 무엇이라고 말해야 할까요? 맞습니다. 우리도 주님의 기쁜 소식을 세상에 선포하기 위해서 이 땅에 온 것이라고 말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목적에 맞게 생활하지 못합니다. 이 목적을 조금이라도 채워보기 위해서 사람들에게 성당에서의 활동을 권해 봅니다. 또한 각종 교육에 참여해서 조금이라도 예수님의 뜻을 알아보자고 말해 봅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듣는 말이 있습니다.

“시간이 없어서요.”

일본에서 30년 동안 직장생활을 한 샐러리맨이 자기의 30년 동안 지난 하루하루의 모든 삶을 적고 그것을 분석을 했답니다. 전체가 1만 950일인데 잠자는 시간이 3,505일, 불쾌하고 기분 나쁘고 속상하고 스트레스 받았던 날이 1,596일, 담배 피운 시간이 1,140일, TV를 보았던 시간이 775일, 독서한 시간이 722일, 또 자동차에 올라타고 다녔던 시간이 691일, 관혼상제 길흉사에 다녔던 일이 544일, 파티 식사하는 일이 517일, 남의 흉보고 남 말했던 것이 441일, 술집에 다녔던 시간이 266일, 도박했던 것이 250일을 보냈답니다. 그리고서 남는 시간이 30년이라는 시간 중에서 고작 503일이랍니다. 그런데 그 시간도 아주 특별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 아니라 평범하고 그냥 지나갈 수 있는 시간이라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한 번 적어 보세요. 30년 동안의 일을 쓰기 어렵다면, 하루 일과라도 적어 보세요. 대단한 일과를 보내고 계신가요? 그렇지 않지요. 별 다른 일 없이 하루를 보낼 때가 너무나도 많다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가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시간이 없다”면서 기쁜 소식을 세상에 전하는 그 목적을 수행하지 못하는데, 그렇게 시간이 없는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실 예수님만큼 시간이 없을까요? 오늘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얼마나 바쁘셨는지를 잘 알 수 있지요. 쉬어야 할 시간인 저녁시간. 병든 사람들과 마귀 들린 이들이 구름같이 몰려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저녁이라면서 내 쫓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하나하나 다 만나시고 그들이 원하는 바를 모두 들어주시지요. 이렇게 자신들의 소원을 들어주시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찾았겠습니까? 따라서 사람들을 만나고 소원을 들어주시느라 눈코 뜰 새가 없었을 것입니다.

사람 만나는 일이 가장 힘들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 정도가 되면 금방 지쳐 쓰러질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항상 힘 있는 모습을 우리들에게 보여주시지요. 그 힘의 원천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요?

바로 기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시간이 없는 상황에서도 항상 새벽에 홀로 외딴곳으로 나가셔서 기도하셨다 라고 성경은 증언하고 있습니다. 이 기도를 통해 예수님께서는 힘을 얻으셨고, 그 힘으로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는 당신의 이 세상에 오신 목적을 수행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바쁘다고 말하는 우리 자신을 다시금 떠올려 보았으면 합니다. 그렇다면 기도는 하고 계시는지요? 바쁨 안에서도 커다란 힘을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이 기도를, 바쁘다는 이유로 항상 뒷자리에 두었던 것은 아닐까요?

이제 어떻게든 기도해야 합니다. 그래야 내가 이 세상에 온 목적인 주님의 기쁜 소식을 세상에 선포하는 그 사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인생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다.(영화 ‘레미제라블’ 중에서)



부부싸움 화해법(‘좋은 글’ 중에서)

어느 할아버지 할머니가 부부싸움을 했습니다. 싸움을 한 다음에 할머니가 말을 안 했습니다. 때가 되면 밥상을 차려서는 할아버지 앞에 내려놓으시고, 한쪽에 앉아 말없이 바느질을 합니다. 그러다가 할아버지가 식사를 마칠 때쯤이면 또 말없이 숭늉을 따라 놓기만 합니다.

할아버지는 밥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할머니가 한 마디도 안하니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할머니의 말문을 열어야겠는데, 자존심 때문에 먼저 말을 꺼낼 수 없는 노릇입니다. 어떻게 해야 말을 할까? 할아버지는 한참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빨리 할머니의 침묵을 깨고 예전처럼 다정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잠시 뒤 할머니가 다 마른 빨래를 걷어서 방안으로 가져다 빨래를 개켜서 옷장 안에 차곡차곡 넣었습니다. 말없이 할머니를 바라보던 할아버지는 옷장을 열고 무언가 열심히 찾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저기 뒤지고 부산을 떱니다. 처음엔 할머니가 못 본 척 했습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점점 옷장 속에 있던 옷들을 하나둘씩 꺼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저렇게 해 놓으면 나중에 치우는 것은 할머니 몫이지요. 부아가 난 할머니가 볼멘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뭘 찾으시우?”

그러자 할아버지가 빙그레 웃으시며 대답하셨습니다.

“이제야 임자 목소리를 찾았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