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마음을 열고

한 여자의 마음

주님의 착한 종 2008. 6. 19. 09:23

 

 


      한 여자의 마음

      한 여자가 시집을 왔습니다
      마음은 그대로 둔채
      사는 곳만 바뀌었습니다

      시댁 어른들 친정에 두고온
      마음을 가져오라고 호통을 쳤습니다
      여자는 마음을 가지러
      친정에 갔습니다

      거기엔 마음을 친정에 두고온
      한 여자가 엉거주춤 있었습니다

      올케 내 마음을
      가지러 왔노라고 말을 하려다
      커피 잔만 비우고 돌아온 여자는
      친정 엄마가 싸준 떡 보따리를
      풀어 놓습니다

      외면하고 돌아 앉는 시댁 식구들
      보자기엔 왜 마음이
      담겨져 있지 않는건지
      여자는 답답해서 눈물 흘립니다

      세월이 흘러
      아이가 하나 둘 생겼습니다

      여자는 딸을 보며 말합니다
      나중에 나중에 말이다
      니가 커서 시집갈땐 내가
      마음을 한보따리 싸주마

      하지만 여자는 자신이 없습니다
      어떻게 마음을
      챙겨서 싸줘야 할지를

      여자는 아들을 보며 말합니다
      나중에 나중에 말이다
      니가 커서 장가들면 니 처에게
      마음을 가져 오라고 하지 말거라

      그냥 떡이면 족하거늘
      하지만 여자는 자신이 없습니다

      마음을 두고 떡만 싸가지고온
      며느리를 사랑해 줄
      자신이 없습니다

      어느새 세월은 흘렀습니다
      그냥 엉거주춤
      아이들 크는 모습 보는 새에
      세월은 빨리도 흘렀습니다

      친정 나들이 길
      하얀 머리의 외할머니가
      싸준 보자기엔 떡보다 더 귀한
      마음이 한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세월은 여자의 마음을
      옮겨 놓았습니다

      보자기를 풀며
      환하게 웃는 시댁 식구들
      보자기에 담긴 마음을 보고
      우리 식구들은 활짝 웃습니다

      시어머님께서 내오신
      따끈한 커피 잔에서
      사랑의 향기가 피어 오릅니다...!!

      - 좋은글 중에서 -
       
       
      출처 : 가톨릭 인터넷 노병규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