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생활하면서 가장 피부에 와 닿는 제도 중 하나 선불제!
출처 : 칭다오도우미마을, 글쓴이: 대하동
곰곰이 생각해 보면 선불제일 수 밖에 없는 그들만의 환경을 이해하게
된다. 후불제로 하였다가는 땅이 넓다 보니 어디 멀리 이사라도 가거나
도망이라도 치면 받을 길이 막막하다.
잘 아는 사람도 몇 단계의 안전장치를 걸어 놓고 거래를 하는…
돈에 관한 한 부모 자식관계 보다 계산이 철저한 중국인의 습성상
불특정 다수인에게 후불제를 실행한다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리라.
아무튼 땅이 넓으니 넓은 만큼 별의별 일이 많았을 것이고
오랜 세월 자연스레 차곡차곡 쌓이고 쌓여진 습성은 어찌할 수 없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요즈음 한창 붐이 일고 있는 중국의 현금 서비스카드
정착이 과연 어느 시점에 이루어질까를 가늠해 보는 것도 흥미롭다.
암튼 선불제는 가장 중국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쓰는 만큼 내는 것에 익숙한 한국인이 보기에 이는 지극히
일방적이다.
사실 선불제에 대한 장점보다는 단점을 이야기할 수 밖에 없는 한국사람
역시 외상에 대한 선호도는 쉽게 가시지 않는다.
외상이라면 소도 잡아 먹지 않는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처음 중국에 왔을 때 선불제에 대한 이해가
시간이 지날수록 몸에 배기보다는 거추장스러운 것은
이 또한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의 습성이다.
핸드폰을 보자
처음 개통할 때는 그럴 수 있겠다 싶은데…
금액이 다 하여 충전할 때의 번거로움은 사실 적지 않은 스트레스다.
특히나 중국어가 짧은 시절 핸드폰요금을 충전 할라치면 타인에
의존해야 하고 그것이 미덥지 못해 자신이 직접 할라치면 이따금 번호를
잘못 눌러 다른 사람의 핸드폰으로 충전시켜 결국 죽 써 개주는 꼴이 된다.
또 쓰다 보면 요금이 바닥나는 순간이 기막히게도 아주 중요한 통화를
할 때나 출장 중 외지에 있을 때 덜커덕 일어난다.
그럴 땐 은연중 선불제에 대한 짜증이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올라
사전에 미리 챙기지 못한 자괴감까지 겹쳐 돌아버릴 지경이다.
한번은 중국 국내선 공항에서 요금이 떨어져 환장할 뻔 했다.
사정상 주위의 중국사람에게 한 통화의 핸드폰 사용을 부탁하자
있을 수 없는 부탁을 하기라도 한양 차가운 눈총을 받으며 여지없이
거절당하였다.
전기세는 또 어떤가!
비록 밥은 굶을지언정 이 요금을 빵꾸 내서는 안 된다.
특히 한 겨울 단전은 엄청난 수고를 동반한다.
허기사 한여름 단전은 더 하면 더 했지!
카드에 일정액의 금액을 미리 충전해야 하는 가뜩이나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은 중국생활에서 머리의 용량에 한계를 느낀다.
지금 사는 곳은 후불제이다.
그런데 고지서가 안 오고 게시판에 덜렁 고시하고 만다.
허구한날 오밤중에 들어가니 볼 수가 있나~
사정없이 전기를 단전시키는 처사에 올 겨울은 두 번이나 당했다.
그 것도 제일 추울 때 몸살이 나는 시점에서
수도세, 가스비, 난치비 또한 마찬가지다.
이사라도 가게 되면 아파트 정문을 통과하기까지 숱한 우여곡절을
겪는다. 공과금 및 관리비 결산을 주인과 정산을 하였음에도 별의별
트집을 다 잡는다. 일단 의심하고 보는 것이다.
이렇듯 후불제는 중국인에게 어색하다.
변명할 기회도 없이 일방적으로 상대의 인격을 무시한다.
야진금도 일종의 선불제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야진비는 주인의 입장에서 보면 당연한 권리이다.
하지만 과도한 야진비를 요구하는 이면에는 철저한 계산이 깔려있다.
악랄하게 이를 까부수려는 처사다.
이것이 선불제의 폐단이라 할 수 있겠는데
엄밀히 따지면 가진 자의 횡포다.
주머니에 돈이 들어가면 여간 해서 나오지를 않는 그들에게 나중에
돌려 받는다는 건 사실 불가능하다.
일부야 받겠지만 까부수는 그 내역의 계산법을 보면 무섭다.
물론 경우가 있는 사람도 없는 것은 아니다.
적어서 그렇지!
분명한 것은 야진비는 돌려받는 것을 자랑할 것이 아니라
얼마나 적게 야진금을 주느냐가 더 중요하다.
자신은 특별히 야진금으로 열 받은 일은 없었다.
2,000원의 야진을 1,000원으로 하였는데
그나마 겨울이 되어 난치비를 낼 때 난치가 필요 없다고 끝까지 버티다
결국 1,000원의 야진금을 난치비로 돌렸다.
이사할 때 이런 저런 배상금을 요구했지만 100원에 합의를 보았다.
인정 못하겠다는 주인과 1주일간의 실랑이 속에 난 결론이다.
위와 같은 교훈을 뒤집어 볼 때
우리 한국사람은 중국에서 생활하면서 후불제를 고집해야 한다.
거래 시 일시불 지급을 하지 말고 최종적으로 물품을 인도하고
가능하면 보증기간을 두어 최종 잔금을 지불함이 좋다.
돈을 다 지급한 상태에서의 서비스는 기대하기 어렵다.
서비스란 거래의 여지가 있는 상태에서 이루어 지는 것이다.
특히나 중국에서는…
가령 아파트 임대금을 줄 때도 계약금 후 중도금 그리고 입주 후
일주일 이나 보름 정도 기간을 두고 잔금을 주는 것이 좋다.
최소 한 10% 정도는 입주 후 다시 집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고 나서
지불하는 식으로..
계약 시 아예 잔금은 사정이 있어 입주 후 보름 후에 지불하겠다고
명시하면 더 좋을 듯 하다.
돈이 오고 가는 모든 상거래는 잔금을 두어야 한다. 안 그러면 똥 밟은
심정으로 그래 먹고 떨어지라는 식으로 체념하게 된다.
잔금은 상대방의 이윤 정도가 좋겠다.
그래야 상대방도 인정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중국에 살면서 자신은 후불제가 더 인간적임을 알게 되었다.
물론 대부분의 중국인이 이를 인정하지는 않으나 그래도 자신과 함께 한
주위의 중국인은 약속을 지키는 한 사람의 외국인을 믿고 꾸준히 거래를
하고 있다.
힘들기는 하나 풀어나가는 순간순간이 그런대로 의미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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