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마음을 열고

11월 어느날 하루는 여행을

주님의 착한 종 2007. 11. 13. 07:41
 

* 11월 어느날 하루는 여행을 -



어느 날 하루는
여행을 떠나
발길 닿는대로 가야겠습니다.

그 날은
누구를 꼭 만나거나
무슨 일을 해야 한다는
마음의 짐을
지지 않아서 좋을 것입니다.

하늘도
땅도 달라 보이고
날아갈 듯한 마음에
가슴 벅찬 노래를 부르며
살아 있는
표정을 만나고 싶습니다.


시골 아낙네의 모습에서
농부의 모습에서
어부의 모습에서
개구쟁이의 모습에서
모든 것을
새롭게 알고 싶습니다.

정류장에서 만난
삶들에게 목례를 하고
산길에서
웃음으로 길을 묻고
옆자리의 시선도 만나
오며 가며 잃었던
나를 만나야겠습니다.


아침이면 숲길에서
나무들의 이야기를 묻고
구름 떠나는 이유를 알고
파도의 울부짖는 소리를 들으며
나를
가만히 들여다 보겠습니다.

저녁이 오면
인생의 모든 이야기를
하룻밤에 만들고 싶습니다

돌아올 때는
비밀스런 이야기로
행복한 웃음을 띄우겠습니다.



* 시  ;  용혜원


 
 
* 가을이 깊으니 이 해도 얼마 남지 않은거겠지요
낙엽은 지고 십일월의 차거운 바람은 마음까지 뒤흔들어대니
산그림자 내려 온 들길을 따라 당신에게 갑니다

외로이 피어있는 들국화 곁을 지나고 아직도 떠나지 못한
코스모스 흔들리는 강둑에 앉아 당신이 그리워 눈물 짓습니다

가을은 자꾸 가는데 마음은 자꾸 바빠지는데
당신에게 가겠다면서 왜 빈산에 올라 괜한 억새꽃만 흔들고 있는지
나도 모르겠습니다 *
 
11월...
단어가 주는 의미만으로도 충분하게 쓸쓸해지는 달이지요.
이러한 11월에 쓰는 편지는 어떠할까요?
 
<당신에게 가겠다면서 왜 빈산에 올라
괜한 억새꽃만 흔들고 있는지 나도 모르겠습니다.>
 
가슴가득 밀려오는 애절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조규옥님이 보낸 11월의 편지를 띄워봅니다.
 
사랑하는 교형 자매님~!!!
가끔은 세상의 모든 짐들을 벗어 던지고 베낭 하나 달랑 둘러 메고
어디로던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때가 있지 않는지요?
 
특히 요즘같이 온 세상이 가을빛으로 물들어 갈 때는
그런 마음이 더하지 않을까 싶어요.

오고 가며 만나는 자연이 친구이고
길을 가면서 만나는 낯선 사람이 동행인이 아닐까 싶네요.

아무런 소득이 없어도 그냥 마음을 훌훌 털어버리고 올 수 있으면
 그것으로 족한 것 아닐런지요.
 
이 가을이 가기전에 여행을 한 번 떠나보는 것도
삶의 활력소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제가 어느 날 땃방에 보이지 않으면 여행을 떠난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ㅎㅎ
 
이제 한 주의 시작인 월요일도 어둠속에 묻혔습니다. 
일교차가 심한 날씨에 건강에 유의하시고
편안한 저녁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 합니다.
    (matia)  

     새를 사랑한다는 말은
    새장을 마련해 그 새를 붙들어 놓겠다는 뜻이 아니다.
    하늘 높이 훨훨 날려보내겠다는 뜻이다.


    * 이정하의《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중에서 -




    * 새를 사랑하세요?
    새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열심히 새장을 만들고 있지는 않나요?
    새장에 얼른 가두려고 총총걸음을 치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글, 그림 : 가톨릭 인터넷 김 성보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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