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라는 이름에서 드러나는 '중화주의'
출처 : 중국무역카페
우리는 보통 중국이라고 하지만 별칭이 많습니다.
이를 보면 '중화 중심주의'가 정말 오래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 중국의 풀 네임은 중화(中華)인민공화국입니다.
일단 중국은 이 이름의 약칭입니다.
중국(中國)
고등학교 때 줄줄 외웠던 훈민정음 창제 이유...
'나랏 말쌈이 듕귁에 달아~'에도 중국이 등장합니다.
일단 '국'(國)이라는 한자는 원래 사각형의 성(城)을 의미합니다.
이 성안에 왕과 귀족이 살았고 백성과 가축들은 성 밖에 살았습니다.
이 성이 나중에 나라의 의미로 변합니다.
여기서 '중국'이라는 단어는 수도의 의미로도 쓰일 수 있다는 유추가
가능합니다. 가운데 있는 성이니까요.
무려 21권으로 이뤄진 '한어대사전(漢語大詞典) 등을 찾아보면 중국의 뜻
가운데 하나로 '경사(京師·서울)'가 있습니다.
중국이라는 이름 자체가 '가운데 땅' '사방의 중심'이라는 뜻입니다.
고대 중국인들은 자신들이 살던 곳을 둘러싼 주위를 사방(四方)으로
불렀고 자신이 살던 곳을 중국이라고 불렀습니다.
고대에 중국의 범위는 원래 하남성 서부, 산서성 남부 정도였습니다.
상나라·주나라를 거치며 하북, 하남, 섬서, 산서, 산동 등의 황하 중하류
지역까지 확장되었고...
황화 중하류 지역을 중원(中原)이라고 불렀습니다.
즉 중국=중원입니다.
춘추·전국 시대를 거치며 양자강 부근에 이르렀고,
서기 13세기 남송 때에 양자강 이남이 본격 개발되기 시작합니다.
17세기 청나라가 산해관을 넘어 베이징을 점령하면서 만주가 중국
땅으로 편입됩니다.
청나라 때 티베트,·내몽골· 신쟝(위구르 자치구)도 중국 판도에 들어갑니다.
중국의 범위는 역사에 따라 계속 확장되어 왔던 것이죠.
한편 중국인들은 사방에 살던 사람들을 동이(東夷) 서융(西戎) 남만(南蠻)
북적(北狄) 이라고 불렀습니다.
夷·戎·蠻·狄 모두 오랑캐라는 뜻입니다.
나중에 살펴보겠지만 중국은 주변의 소수민족들을 아주 멸시해 불렀습니다.
예를 들어 몽고(蒙古)는 '어리석은 지 오래됐다'는 뜻입니다.
원래 발음은 몽골인데 일부러 蒙古라고 표기한 거죠.
우리 민족의 선조를 예맥(濊貊)으로 부른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더러운 승냥이 같은 짐승'이라는 뜻이죠.
이처럼 자신을 높이고 주변 민족을 멸시하는 버릇은 아주 오래된 중국의
습성입니다.
중화(中華)
'사해'(辭海) 등 중국의 사전을 찾아보면 '중화=중국=중원'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중국이 지리적·정치적 개념인데 비해 중화는 문화적·
민족적 개념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국 민족'이라는 표현은 가능한데 잘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대신 '중화 민족'이라고 하죠.
그리고 중화 민족이라고 하면 의미가 확장됩니다.
현재 오늘날 중국 대륙에 살고 있는 중국인 뿐 아니라 대만, 홍콩, 미국,
유럽 등 전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모든 중국인을 가리킵니다.
한민족이 오늘날 한반도에 살고 있는 사람 뿐 아니라 해외 교포들을 포괄
하듯이 말입니다.
한민족에는 이제 4~5대까지 내려오는 조선족, 러시아의 고려인들도
들어가죠. 중화 민족도 마찬가지 입니다.
1949년 10월1일 사회주의 중국이 성립할 때 이름을 중화인민공화국
이라고 한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한편 '사해' 등에는 "중화는 고대에 화하(華夏)족, 한족(漢族)을 칭하는
명칭'이었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그러나 '통일적 다민족 국가론'을 주장하는 오늘날의 중국 정부는
'중화민족'의 범위에 한족을 비롯한 중국에 살고 있는 56개의 모든
민족을 포함시킵니다.
중국의 소수민족 가운데는 피부가 하얀 러시아 민족도 들어있습니다.
중국의 영토적 범위가 계속 커져왔듯이 중화 민족의 범위도 계속
확장되고 있는 것이죠.
블랙홀 같은 중국인들입니다. (참고 기사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at_code=213288)
화하(華夏)
화하 역시 영토를 가리키기도 하고 민족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화하라는 말은 영토적·지리적 개념보다는 문화적
민족적 개념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화하 역시 황하 중하류 지역을 가리키는 명칭입니다.
화하를 줄여서 화(華)라고도 합니다. 화에는 꽃·광채(빛)·문채(文采)·
아름다움·화려함 등의 뜻이 있으니
중국인 스스로의 자부심을 표현합니다. 화하=중하(中夏)이기도 합니다.
화인(華人)은 중국인입니다.
夏는 '한어대자전(漢語大字典)'에 의하면 원래 중원 지역에 살던 옛
부족의 명칭이었으나 나중에 중국인을 가리키는 명칭으로 확대
되었습니다. 또 크다(大)의 의미도 있습니다.
현재 중국인들을 보통 한족(漢族)이라고 하는데...
이 한족의 원류가 화하족입니다.
결국 화하족과 한족은 같은 의미로 쓰입니다. 현재 한민족과 고대의
부여족이 같은 민족이듯이...
하(夏)는 중국 은나라 이전에 있었다고 하는 중국 역사상 가장 오래된
전설상의 왕조 이름이기도 합니다.
원래 전설상의 국가였는데 현재 중국정부는 '중화문명탐원공정 (中華
文明探源工程)과 하상주 단대공정(夏商周斷代工程)으로 역사적으로
실재했던 국가로 바꿨습니다.
(관련기사 보기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at_code=202702
또 하나 보기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at_code=212853
화하라는 말은 고대 중국신화를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죠.
화하족의 대표 황제헌원이 동이족의 치우와 탁록에서 싸웠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그러나 앞에서 링크한 기사에서 알 수 있듯이 현재 중국은
황제헌원과 치우, 염제신농을 모두 중화민족의 3대 조상신으로 바꿨습니다.
붉은 악마들이 치우 깃발을 들고 나오는데 말이죠.
원래 중국인들은 스스로를 '황제의 자손', '용의 자손'이라고 불렀는데
이제 치우까지 빼앗아 갔습니다.
신주(神州)
문자 그대로 '신의 땅', '신선이 사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神洲로도 씁니다. 중국인들은 자기 땅을 신의 나라로 생각하는 거죠.
문학 작품이나 광고에서 가끔 볼 수 있습니다.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의하면 전국시대 제나라 사람인 추연(鄒衍)이 화하를 '적현신주'(赤縣
神州)라고 표현했습니다. 추연은 제자백가의 하나로 음양오행설을 주장
했던 인물이죠. '적현' 또는 '신주'로 각각 쓰이기도 합니다.
현재 중국의 유인우주선 이름이 선저우(神舟)입니다. 신의 배라는 뜻이죠.
神州와 神舟는 발음이 선저우(shen zhou)로 발음이 똑같습니다.
성조도 같네요.
참 기가 막힌 이름입니다. 선저우는 '신의 배'라는 뜻과 함께 발음이
똑같은 중국을 의미할 수도 있으니까요? '우주를 나는 중국'의 뜻도
포함하도록 이름을 지은 것 같습니다.
차이나
영어의 China입니다. 기원전 3세기에 세워졌던 중국 최초의 통일 왕조
진(秦)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秦의 현대 중국어 발음이
'친'(qin)입니다.
그런데 저는 좀 의문이 있습니다.
진 나라는 불과 BC 221∼BC 207까지 14년밖에 존속하지 못했던 나라
였습니다. 이런 진 나라가 어떻게 중국을 대표하는 이름으로 서양에
알려졌을까라는 것이죠.
물론 진 나라는 처음 황제라는 말을 썼고, 문자와 도량형을 통일했고
최초의 중국 통일 왕조이니까 강렬하게 기억됐고...
이런 진 나라의 이름이 시간을 두고 실크로드를 따라 중앙아시아, 인도,
중동을 거쳐 유럽에 전해졌을 것으로 보이지만 말입니다.
Sino
영어에는 sino라는 단어도 있습니다.
'중국의~'라는 접두사로 쓰입니다. Sinology는 중국학입니다.
중일 전쟁은 Sino-Japanese War라고 표현합니다.
진(qin)의 발음에서 파생됐을 것 같습니다.
현재 중국 최대의 기업인 '중국석유화공고분유한공사(中國石油化工股
분(人+分)有限公社)의 영어 이름은 Sinopec Corp입니다.
풀어 쓰면 'China Petroleum & Chemical Corporation'입니다.
일본어에는 중국을 支那로도 표기하는데 발음이 '시나'더군요.
sino와 연관된다는 것을 알수 있는데...일본에서 시나는 중국을 비하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那는 나라를 의미합니다.
우리 이두에서도 보통 나라를 의미하는데 '곁가지 나라'라는 뜻으로
읽혀서 그런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오마이뉴스 인터내셔날 홍은택
국장님의 견해인데 타당성이 있어 보입니다)
아랍어에서 중국은 sin으로 부른다고 하는데...qin에서 변형된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에 의한 세계 평화 유지 또는 대중화 주의를 보통 팍스 시니카
(Pax Sinica)라고 표현합니다.
과거 로마 제국이 주변 민족들을 압도하면서 평화를 유지했던 것을 팍스
로마나(Pax Romana), 19세기 영국의 식민지 통치를 '팍스 브리태니카
(Pax Britanica)',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압도적인 지위를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로 불렀던 것과 비슷하죠.
모두 라틴어식 표현입니다.
로마 얘기가 나왔으니 더 나가면...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들은 중국과 중국인들을 '세레스'(seres)라고
불렀습니다. 원래 의미는 '비단이 나오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이는 중국어의 비단실을 의미하는 사(絲)에서 연유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의 현대 중국어 발음은 '쓰'(si)인데 베이징어는 단어 뒤에 '얼'을 붙이는
버릇이 있어 '썰'(sir) 정도로 발음됩니다.
키타이
영어에 Cathay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사전을 찾아보면 '古語·詩語로 china'라고 설명되어있습니다.
cathay는 요즘 잘 쓰이지 않습니다만 홍콩의 유명 항공사 가운데
Cathay Pacific이 있습니다. 여기의 캐세이가 바로 중국을 가리킵니다.
캐세이는 키타이를 영어식으로 읽은 것입니다.
키타이는 거란을 가리킵니다. 거란(契丹)을 Khitans이라고도 불렀답니다.
16세기 이전의 영어 책들에서는 여전히 중국을 캐세이라고 불렀고
요즘에도 러시아나 중앙아시아에서는 중국을 '키타이'라고 부릅니다.
그럼 원래 거란을 가리켰던 키타이가 왜 중국이 됐을까요?
거란족은 서기 916~1125에 요(遼)나라를 세웠습니다.
그런데 요나라는 대단히 심한 한화(漢化)정책을 써서 완전 중국화 되어
버렸죠. '대쥬신을 찾아서'라는 책을 쓴 김운회 교수에 의하면 몽골인들이
중국을 키타이라고 부르는데...거란이 이민족이면서도 완전히 중국화
되어버렸기 때문에 그렇게 부른다고 합니다.
1124년 요나라가 금나라에 멸망하자, 요나라 왕족 야율대석(耶律大石)은
중앙아시아로 진출해 위구르인 등의 원조를 얻어 1132년 서요(西遼)를
세웁니다.
이슬람 역사가들은 서요를 '카라 키타이'(검은 거란)라고 불렀습니다.
이밖에 중국을 구주(九州)라고 표현합니다.
고대 전설상의 인물인 하우(夏禹)가 중원을 9개의 주로 나눴다는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러나 문학 작품 외에서 구주가 쓰이는 경우는 제 개인적으로 본 적은
없습니다. 아무튼 제가 아는 범위 안에서 글을 써봤습니다.
잘못된 점이나 모자란 부분을 계속 채워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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