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마음을 열고

국수와 국시

주님의 착한 종 2007. 9. 12. 08:07
 
두 사람이 말다툼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경상도 사람이었습니다.

말싸움의 동기는 지극히 간단한 것이었습니다.

배가 고프니 점심을 먹으러 가자고 한 사람이 제안한 것이 발단이 되었습니다.

‘국시’라는 경상도 사람의 말에 ‘국수’라고

다른 사람이 이의를 걸었기 때문입니다.

서로의 주장이 강해 결말이 나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은 그들이 존경하는 학교 선생님을 찾아가 물었습니다.

 

그 선생님은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난 뒤에 말했습니다.

“‘국수’와 ‘국시’는 재료가 다르니까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음식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두 사람 말이 다 맞다.” 하고 대답했습니다.

 

 두 사람은 “그렇지 않다.” 고 의의를 걸면서

그러면 재료가 어떻게 다르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그 선생님은 ‘어험’ 하고 한번 헛기침을 한 후 점잖게 말했습니다.
“국수는 ‘밀가루’로 만들고, 국시는 ‘밀가리’로 만들지.”

두 사람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되물었습니다.
“그러면 ‘밀가루’와 ‘밀가리’는 어떻게 다르지요?”

 

다시 한 번 헛기침을 한 후 그 선생님은 말했습니다.
“밀가루는 ‘봉투’에 들어 있는 것이고,

밀가리는 ‘봉다리’에 들어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전혀 다르지.” 두 사람은 다시 되물었습니다.

“그러면 ‘봉투’와 ‘봉다리’는 어떻게 다르지요?”

선생님은 다시 한 번 크게 헛기침을 하고 난 뒤에

더욱 위엄 있게 대답했습니다.

“‘봉투’는 기계로 찍어 만든 것이고,

‘봉다리’는 손으로 붙여서 만든 것이니까 서로 다르지.”

그제야 두 사람은 알겠다는 듯 뒷머리를 거적이며 넙죽이 절을 하고

물러 나왔습니다.

결국 두 사람은 같은 음식을 두고 한 사람은 ‘국수’를 먹고

다른 한 사람은 ‘국시’를 먹었습니다.

물론 두 사람이 먹은 음식은 맛도 다를 것입니다.

 

우리의 다툼은 실은 별 것이 아닐 때가 많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고 설명하든 동일한 것인데도

서로 핏대를 올리며 남을 이해하려 들지 않습니다.

 

이름이 같다고 동일한 것이 아니고,

이름이 다르다 해서 모두 달라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남을 이해하고 배려해 주는 마음가짐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들은 그 역활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같지 않기 마련입니다.

다양함은 다툼의 원인이 되지 않아야 하며,

오히려 조화를 이루는 노력을 필요로 할 뿐입니다.

다양한 색깔들이 조화를 이루어 무지개는 찬란하게 빛납니다.

 

 

 

아름다운 세상-유리상자
 
출처 : 가톨릭 인터넷  신겅자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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