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추운 2월 청도땅에 발을 들여놓고 아직도 버벅대고 사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일은 쓰던 물건이 고장나는 일이다.
어설픈 중국어 실력에 전화걸어 위치확인하고 찾아가고 내용설명하려면 진땀도 빠질뿐더러, 무엇보다 그런 것들을 처리할 시간비용이 아까워 지레 포기하고 말기 때문이다.
그러던중, 작년 봄 쟈스코에서 산 SWATCH 시계의 유리에 금이 가는 일이 생겼다.
싸구려 시계를 하나 살까 그래도 왠만한 것으로 장만할까 하다가 그래도 쟈스코 2층의 유명시계 코너에서 사야 좀 쓸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저지른 일이었는데, 막상 a/s 받을 일이 생기니 쟈스코에서 사실 얼마나 잘했냐 스스로 기특하게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이건 웬걸.
시계 판매점의 직원아가씨, 아예 접수도 안 받아주는거다.
이유인즉 유리만 바꿀 수가 없다는거다.
뭐라뭐라 빨리 말해대는 통에 간단히 물어보았다. 수리가 안된다는거냐? 그랬더니 그렇단다.
그래서 왜그런지 천천히 말해달라, 더듬더듬 삐질삐질 얘기하고 들어보니 유리만 바꿔끼우지는 못하고 시계 본체를(줄만 제외하고) 시계 가격의 60% 에 바꿔준단다.
아가씨, 일단 고장수리 접수는 받아주시고 본사에 얘기하세요, 그래도 막무가내다.
자기네 시계 다 그렇단다.
무슨 SWATCH 시계가 다 그러냐...
나도 겨우 중국땅에 산지 일년 조금 넘었을뿐이지만 이럴때 외국인의 오만함으로 억지부려서 될 일이 아니라는 것쯤은 안다. 원래 성질 다 죽어 알겠다고, 겨우 a/s 센터 전화번호 하나만 적어오고 말았다.
그래도 설마 하는 마음에 아이들 푸다오선생에게 사태를 얘기해보니 이 중국인 여선생이 더 팔팔 뛰며 그런게 어디있냐고 전화를 걸어준다.
기대반 설마반으로 전화내용 들어보니 역시, 시계본체를 바꿔준다는거다.
정말 궁금하다. 전세계의 SWATCH가 다 이런지, 중국만 이런지.
며칠전에는 또 디지탈방송 수신기의 리코콘이 고장났다.
그것도 불편하게 며칠을 방치하다 집주변의 전자대품대리점에 가지고 갔다.
또 무슨 전화번호를 적어준다.
나는 자신이 없어 또 푸다오 선생을 괴롭혔다. 선생님 전화를 끊고서 설명하기를, a/s는 보내고 받고 시간이 걸리고 비용도 새로 사는 것과 비슷하니 하나 사는게 낫다고.
그것도 가까운 전자대품대리점에서는 살 수가 없고 무슨 지정장소를 찾아가야 한다는데.
한번은 씨디플레이어가 고장났는데, 쓰베이취 어디로 찾아오라는 통에 아줌마 하루 휴가주고 다녀오라고 했다. 그리고 정확히 3주만에 찾아가라는 전화를 받았다. 그래서 또 아줌마 휴가주고 찾아왔다.
그때도 다시는 중국물건 사지 말아야지 다짐했었다.
기계치인 나는 이래서 한국이 그립다.
무슨 고장이든 전화만 하면 너무나 친절하게 달려오고, 집근처 대리점 어디에서도 뭐든 살 수 있고 접수할 수 있고, 안되는게 거의 없는 a/s...
앞으로는 중국땅에서 돈 한 푼 쓸 때도 철저히 따져보고 소비하는 습관이 들것같다.
재미로 싸구려나 사본다면 모를까, 내구재 또한 중국에서 사고 싶지도 않다.
이 일로 또 한 가지 수업료 내고 배운다.
중국에서 어정쩡한 상품에 돈 쓰지 말자고.
거의 천원이나 하는 시계 유리 하나 갈지 못하고 육백원을 내고 바꾸라는 이 어거지,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데, 누가 알면 가르쳐주삼.
SWACTH 시계는 정말로 유리 교환이 안 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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