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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2021년11월30일)

주님의 착한 종 2021. 11. 29. 23:24

오늘의 묵상(2021년11월30일)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11월의 마지막 날, 오늘은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입니다.

 

안드레아 사도는 시몬 베드로의 동생이지요.

벳사이다 출신의 어부이며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는

세례자 요한의 제자였다고 합니다.

 

그는 갈릴래아 호수에서 베드로와 함께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고 사도가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집에 모셨고 예루살렘의 멸망과

세상의 종말이 언제 일어나는지를 예수님께 질문했고

오천 명을 먹인 기적에서 한 소년이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졌다고

보고 한 것으로 성경에 나와있습니다.

 

 

그는 북 그리스, 에피루스 등지에서 선교하였고

70년경 그리스 파트라스에서

십자가의 죽음을 당하였는데

그래서 그리스도 예술에서는

십자가를 든 모습이 많습니다.

러시아와 스코틀랜드의 수호성인입니다.

 

사도 성 안드레아의 십자가는

X 자인 것이 특징입니다.

 

스코틀랜드나, 유니언 잭 같이

국기 문양이 X 자로 되어 있는 것은

안드레아의 십자가를 뜻하는 것입니다.

 

 

새벽부터 추위를 재촉하는 비가

제법 많이 내리고 있습니다.

오후부터는 많이 추워질 거라 하고

내일부터는 기온이 급강하 한다니까

옷차림에 주의하셔야 하겠습니다.

 

 

 오늘 복음은 마태오 4,18-22 입니다.

 

성경을 읽어보면 복음의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부르시자 즉시 따라갑니다.

망설임도, 번민도 없습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한 순간에 결정하고 맙니다.

정말 그랬을까요?

 

저는 아무래도 믿겨지지가 않습니다.

가족을 떠나고 생업에서 손을 떼는 일이

그렇게 쉬웠을까요?

그럴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집니다.”

바오로 사도는 다시 없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주님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는 이는

모두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그런데 자기가 믿지 않는 분을

어떻게 받들어 부를 수 있겠습니까?

자기가 들은 적이 없는 분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습니까?

선포하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

파견되지 않았으면

어떻게 선포할 수 있겠습니까?”

하고 말합니다.


바오로 사도의 이 말씀은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일어난 부르심의 역사를

그대로 해설하고 있는 듯합니다.

 

 

주님께서는 갈릴래아 호숫가를 지나가시다가

베드로와 그의 동생 안드레아,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을 부르셨습니다.

 

이들은 “나를 따라오너라.”

하시는 주님의 한 말씀에,

두말 않고 모든 것을 버리고 따라 나섭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었을까요?

위의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유추해 보면

그들은 비록 어부들이지만, 전에 언젠가

주님에 관해서 들었을 것 같습니다.

 

또는 운이 좋아서, 주님께서 갈릴래아 지방을

두루 다니시며 선포하실 때

복음 말씀을 직접 들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들은 예수님에게 들은 것을 믿고,

믿는 것을 실천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았을 것이

틀림 없었을 것 같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주님께서 부르시자

주님께서 가시는 길을 따라 나섭니다.

 

 

그들의 결정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요.

갈 것인가’, ‘말 것인가’

번민에 휩싸이기도 하고,

고뇌에 빠지기도 하지 않았을까요?

 

적어도 아버지에게 말씀도 드리고

같이 의논도 하고

어머니에게 작별 인사라도 드렸어야

오히려 인간적일 것 같은데 말입니다.

하지만 복음에서는 이 모든 것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주님께서 부르시면 ‘즉시’ 응답해야 함을

강조하기 위해서 일까요?

응답이 ‘빠르면 빠를수록’

복음적이라는 것을 가르치기 위해서 일까요?

 

그들은 곧바로 배와 아버지를

버려두고 그분을 따랐다.”

 

이 짧은 표현 속에는 제자들의 모든

번뇌와 불면의 밤이 숨어 있을 것 같습니다.


주님의 제자가 되려면

스스로 결정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자유롭게

그분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주님께서

받아 주지 않으실 것입니다.

 

 

어느 신부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어떤 만남이든 만남은 부르심입니다.

누구와 만나든 부르심입니다.

스승님의 소리 없는 부르심입니다.

 

그러므로 ‘어떤 인연이든’

소중히 해야만 합니다.

인연을 통해 당신의 말씀을

전해 주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좋은 만남은 분명 삶을 바꾸게 합니다.

좋아하고 존경하는 인연’이 있다는 것은

인생의 또 다른 행복입니다.”

 

오늘 저와 함께 아침을 여는 님들.

세례 받은 우리는 모두

주님의 부르심을 받았고,

또 그분을 따르겠노라고

따라나선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이제 주님 안에서 한 형제자매들이고,

우리의 직업은 일용할 양식을 위한

주님의 은총과 배려입니다.

그러니 언제나 주님의 부르심에

합당한 생활을 하도록 노력합시다.

 

 

오늘도 함께 기도해 주세요.

 

양 가온 데레사 어린이와

장옥심 로사리아 자매님과

허홍 신부님의 아버지 허원 미카엘 형제님과

노상훈 바오로와,

이용규 사도요한과

그 외 병고와 싸우고 있는 이들에게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저들이 곧 나을 것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