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2021년09월28일)
聖 김 대건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
당신이 천주교인이오?
찬미예수님.
오늘 제1독서는 즈카르야 8, 20-23입니다.
즈카르야 예언자는 주님의 새 날이 오면
많은 민족과 나라와 여러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예루살렘으로 만군의 주님을 찾아와
주님의 자비를 빌게 될 것이라며
그러면 살아 있는 주님께서는 당신을 찾는 백성에게
하늘의 축복을 풍요롭게 내리실 것이라고 예언합니다.
복음은 루카 9, 51-56의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구원 계획을 완수하시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가시기로 마음을 정하십니다.
당신의 죽음으로 구원 사업이 완성될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대장정이 시작된 것이지요.
그러나 사마리아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자기들을 구원하기 위하여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그분을 맞아들이지 않는데
이에 격분한 제자들이 예수님께
“이들을 벌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습니까?” 하며
말씀 드리는 내용으로 시작됩니다.
제가 군대생활을 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저는 수색대에 근무했었는데
수색대는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는 완전군장 구보에
특수훈련을 받는 등, 훈련 강도도 매우 높아
강한 체력을 요하는 부대입니다.
그러다 보니 부대원들의 체격도 대단하고
부대원들의 자부심도 만만치 않다 보니
단결력도 무척 강합니다.
일반 다른 부대원들도 인정을 하지요.
그런데 문제는 이들이 가끔
도를 넘을 때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겠지요.
벌써 5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고
사회도 군대도 다 변했으니까요.
ㅎㅎ
당시에는 휴가나 외출을 단체별로 다녀오는데
검문소에서 헌병이 증명서를 요구하면
순순히 내어주지 않고 꼭 시비가 붙습니다.
물론 헌병들의 전통적으로 삐뚤어진 행태가
훨씬 더 많았습니다만..
그리고 치고 박고 패고 소란을 피우고는
븥잡히지 안고 유유히 태평한 듯이 귀대를 합니다.
헌병대 장교가 찾아와 그놈들을 체포하겠다며
내놓으라고 난리가 나고
그럼 수색대장이 사과를 하고 달래서
매번 무마를 하고 간신히 돌려보내곤 했지요.
이러다 보니 우리 수색대장이 있는 한
우리를 누가 건드릴까… 우하하..
이러면서 또 사고를 칩니다.
그런데..
큰 사고가 터졌습니다.
여러 부대와 합동 작전을 나갔다가
보급품 수령을 하던 중에
한 사람을 두드려 팼는데..
늘씬하게 얻어맞은 사람이 장교였습니다.
보급품을 가지고 온 다른 부대 군수장교를..
물론 그 사람이 츄리닝 바람으로 있어서
장교인지 몰랐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이 친구들은 의기양양합니다.
우리 대장이 계시니까…
이날 그들이 믿던 대장은 사단장에게 불려가
늘씬하게 얻어 맞고
그들의 직속상관인 두 명의 위관장교는
영창에까지 들어갔었지요.
오늘 복음 묵상을 하다가
갑자기 군대 생각이 났습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의 제자들이 의기양양해 있습니다.
그동안 예수님과 함께하면서
수많은 기적들을 체험하고
예수님의 능력을 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들은 예수님과 함께라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았겠지요.
제자들은 예루살렘을 향해 가시는 예수님께서
머지않아 임금이 되시어
이스라엘을 다스릴 시대가 오리라는
기대마저 가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예루살렘을 가는 길에
사마리아에서 길이 막혀 버립니다.
한참 자료를 찾아보니
갈릴래아에서 예루살렘까지는 걸어서
사흘 정도 걸리는데 사마리아 지방을
가로질러 가야 한답니다.
그런데 사마리아 지방은 과거부터
이스라엘과 사이가 좋지 않았지요.
설명하자면 너무 깁니다.
아무튼 종교적으로도 갈등이 심해서
유다인들은 그들과 상종하지 않았답니다.
사마리아 지방 사람들이 주님을 섬기는 장소도
예루살렘이 아니라 다른 곳이어서
과월절을 지내러 예루살렘으로 가는
예수님 일행을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사마리아 사람들에게
차별이나 편견을 가지지 않으셨습니다.
그런 예수님을 사마리아인들이 거부하자
제자들이 당연히 격분할 수 밖에요.
.
그들은 옛날에 엘리야가 하느님께서 내리신
말씀을 거부한 아하즈야 임금의 군대들을
하늘에서 불을 내려 삼켜 버렸던 것을
기억했을 것이고 이번 기회에 하늘에서 불을 내려
그들을 불살라 버리고 싶었을 것입니다.
‘길이 아니면 돌아가라.’는 말이 있지요.
예수님의 길은 정의를 내세워
폭력으로 누르고 뚫고 가는 길이 아니라
사랑의 길이 아니면 돌아가는 것이
예수님의 길임을 저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기다리고 참으며
사랑하는 것이 예수님의 마음..
오늘 복음의 제자들처럼
우리 안에 잠재된 분노와 폭력성이
정의라는 탈을 쓰고 종종 그 얼굴을 드러냅니다.
때로 우리는 그 정의라는 탈에 감쳐진
폭력에 박수갈채를 보내기도 합니다.
기다리며 참으며 그러면서도 사랑하는
이런 예수님의 큰마음을
우리는 언제나 배울 수 있을까요?
어제 도보순례 6코스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이번 코스는 정말 아름다운 구간이 많습니다.
오늘 약 3시간 반 정도 걸었는데
실제 순례를 하면 훨씬 더 오래 걸릴 것 같습니다.
시진을 찍으려는 분들이 너무 많으실 것 같아서요.
신청을 하지 않으신 분들도
그냥 오셔서 함께 걸으시면 어떨까..
하는 마음입니다.
오늘 답사 때에는 시흥지구 교우분들이
잘 아시는 허홍 신부님이 나오셨어요.
허홍 신부님의 아버님 허원 미카엘 형제님께서
벌써 네 달째 인천성모병원에서 투병 중이십니다.
아드님 한 분을 먼저 주님께 보내고
깊은 상처로 남아있다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과 노령이 합쳐지며
병세가 커진 것 같습니다.
빨리 쾌유하시도록 기도해 주세요.
아울러, 이용규 사도요한 형제와
양정임 리디아 자매의 건강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시기를 소망합니다.
또한 마음 속 깊이 상처를 안고 사는
우리 이웃들을 위해서도 부탁 드립니다.
천사 같은 여러분의 한결같은 기도를
설마 주님께서 외면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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