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를 찍으며 기도하는 것은....
성당 입구에는 대개 성수대가 있습니다.
돌로 만들어진 성수대에 성수가 담겨 있고,
그 위에는 다음과 같은 기도문이 있습니다.
"주여! 이 성수로써 내 죄를 씻어 없애시고
마귀를 쫓아내시고
악한 생각을 없이 하소서."
우리는 성당에 들어가기에 앞서
성수를 찍어 십자성호를 그으며
몸과 마음이 깨끗해지기를 기도합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물은 생명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기원이라고 여겼습니다.
화성에서 물을 발견하고는
생명체가 있을 것이라 추측할 정도니까요.
반면 물은 성경에서 죽음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이는 홍수를 통해 모든 것을 새롭게 한
'노아의 홍수' 이야기나,
'물 위를 걸으시는 예수님' 이야기에서
잘 보여집니다.
물은 이렇게 생명과 죽음이라는
상반되는 상징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물은 거의 모든 종교에서
악한 것을 씻고 새롭게 태어나는
예식을 할 때마다 등장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큰 일을 앞두고 행하는
목욕재계도 마찬가지 의미이지요.
새로운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는 예식에
구하기도 힘들고 값비싼 어떤 것이 아니라,
하루라도 먹지 않고는 살 수 없는
'물'이 쓰인다는 것을 생각하면 즐거워집니다.
물론 성당에서 사용하는 성수는
물이 변하지 않도록 소금을 넣어 축성합니다.
어떻든,
우리 생활 속에 깊이 스며있는 물을 통해
새로운 삶에로 초대하고 있다니,
모든 것을 새롭게 하시는 그분의 손길이
아주 가까지 있다고 속삭이는 듯싶습니다.
오늘날 신자들은 집 입구에
작은 성수대를 마련해 놓고
드나들 때마다 성수를 찍어 기도를 바칩니다.
좀더 자주 세상과 이웃을 새롭게 만나려는
마음의 표현이겠지요.
물을 마시듯 일상에서
자신을 새롭게 하는 일이
'늘 깨어 있어라'는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길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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