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희차(喜茶)와 상차(喪茶)의 상술
희당(喜糖 시탕).희주(喜酒 시지우).희차(喜茶 시차).
즉 사탕.술.차는 중국에선 오랜 전통의 혼례 선물입니다.
사탕은 달달함을 대표하고
술은 잔치 분위기를 대표하고
차는 잔치집 선물을 대표했습니다.
사랑과 축제.기쁨.희망.건강의 뜻을 담고 있습니다.
몇년 전.
방학을 맞아 칭다오를 방문한 딸내미를 따라
노산구에 있는 리따(利達)백화점에 쇼핑하러 간 적이 있습니다.
필요한 물건을 다 산 후 굳이 지하 식당가에 들러
무슨 차(茶)를 마셔 봐야 한다고 고집 부립니다.
옛날 여고시절 친구들과 즐겨 마시던
그 추억의 맛을 잊을 수가 없다고 하면서...
브랜드는 잊었지만 대만기업의 상품이라고 하는데,
코구멍 만한 공간에 벌써 줄이 저 만큼 서 있습니다.
무려 30분을 기다려 우리 차례가 되었습니다.
맛을 보니 그냥 달달한 밀크티(milk-tea)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알갱이가 약간 섞여 있어 식감은 그럭저럭 괜찮은데
그렇다고 이렇게 목 매 가면서 마실 정도라니,
이해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5년전에 희차(喜茶.영문명 HEEKCAA)라는 상표로
비슷한 제품을 만들어 중국내에서 대히트 친 사람이 있습니다.
광동성의 聂云宸(니에윈천)이란 사람인데,
5년만에 50여개 직영점을 갖고 년매출액이 1억위엔(약170억원)을 넘겼습니다.
주로 광동성내에서만 영업하다가
작년에 상해, 금년7월엔 북경으로 진출을 했습니다.
상해점은 줄을 서서 최소한 6~7시간 기다려야 사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것도 1인당 6잔으로 한정시키는 바람에
암표장수들도 진을 친다고 합니다.
한 잔 20원 짜리가 암표로 50원에 팔린다니
가히 그 인기를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먹어보지는 못해 어떤 맛인지는 모르겠으나,
네티즌 품평에 따르면 달달한 밀크티 맛이라 합니다.
그렇다면 그리 특별한 것은 아닐텐데 참 신기합니다.
주 고객이 90后 세대입니다.
이 열풍에 대해 오피니언들의 찬.반 토론이 뜨겁습니다.
90년 이후 세대들의 입 맛에 딱 맞는다는 것에서부터
SNS를 통한 문화적 유행
즉 비이성적,일시적 거품에 불과하다는 의견까지 다양합니다.
(喪茶 대표 아이콘:PEPE靑蛙와 王三三: 바이두)
금년 5월에 이에 맞서는 또 하나의 트랜드가 나와 인기를 끌고 있는데
희차(喜茶)와 정 반대 개념의 상차(喪茶)입니다.
희차가 기쁨과 희망의 개념이라면,
상차는 상심(喪心) 즉 슬픔과 절망의 개념입니다.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80后 세대들이 주 고객층입니다.
이들은 졸업.취직.결혼.주택구매 등..
엄청난 경쟁과 경제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세대입니다.
아무리 애를 쓰도 안된다는 좌절감이 근저에 깔려있습니다.
이 상차에 대한 평가도 엇갈립니다.
패배의식의 발로라 사회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의견도 있고,
또 다른 의견은 엄청난 사회적 스트레스를 스스로 디스하며
그것을 극복하려는 의지의 산물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상차는 여러 상품을 두고 있습니다.
일종의 블랙유머식인데, 예를 들면...
어느 것이던 시대적 흐름을 보고
그것을 희(喜)와 상(喪)의 상술로 승화시킨 그 발상이
정말 중국 장삿꾼 답습니다.
대공황을 겪던 20년대 미국의 비트세대(beat generation)나
90년대 초 일본의 유또리(ゆとり) 세대도 그런 상술이 통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삼포세대가 주류지요?
커피 문화가 판을 치는 현 중국사회에 전통적 차문화를 전파하겠다는
니에윈천의 말보다 어느 오피니언의 말대로
시대적 유행 내지 컨텐츠라는 말이 더 뇌리에 남습니다.
오늘 하루종일 너무 힘들어
자신이 꼭 개와 같다고 느꼈다면
당신은 큰 오해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개도 당신만큼 힘들지는 않습니다.
(일본 UCC블랙커피 홍보물:바이두)
글쓴 이 : 칭다오 도우미 마을 스프링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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