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김수한 추기경

기다림

주님의 착한 종 2017. 4. 15. 10:59




기다림

 

나의 기디림

어머니의 기다림

저는 이릴 때 한적한 어느 시골에서 

어머니와 저,

단 둘이서 살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 장날이면 장에 가신 어머니가 

해질 무렵까지 오시지 않으면

동네 어귀 저 앞까지 나가서 멀리 서산마루에 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어머니를 기다렸습니다.


그때의 저의 기다림은 절실한 것이었습니다.

우선 당장 어머니가 오셔야 어둑어둑해지는 그런 쓸쓸한 시간에

고독에서 벗어날 수 있고 또 저녁밥을 지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그 어머니는 나중에 제가 20대 청년으로

 왜정에 의해 학병으로 끌러갔을 때 더욱

간절하고 애타는 마음, 소망으로 

제가 살아서 돌아오기를 열심히 기도하며 기다렸습니다.


우리 어머니가 저를 위해 얼마나 기도하셨던지

특히 대구 성모당에 가셔서 간절히 기도드리는 모습은 

많은 이에게 감명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돌아왔을 때 만나는 모든 이가

'네가 살아서 돌아온 것은 네 엄마의 기도 덕이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늘 누군가를 또는 무엇인가를 

기다리는 기다림 속에 살고 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의  고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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