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오 하느님

천국에서온 김 수환 추기경님의 편지

주님의 착한 종 2016. 10. 19. 09:27

천국에서온 김 수환 추기경님의 편지




제가 그나마 그런대로 욕 많이  안 먹고 살 수 있었던 것도

다, 그분의 덕분입니다.

 성직자로 높은 지위에 까지 오른 것도....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다,,그분의 덕입니다.

 

속으론 겁이 나면서도

권력에 맞설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은 다 그분의 덕입니다



부자들과

맛있는 음식 먹을 수 있는 유혹이 많았지만,,,,

노숙자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은 다 그분의 덕입니다.

 

화가나 울화가 치밀 때도..

잘 참을 수 있었던 것도....

다, 그분의 덕입니다.

 

나중에

내가 보고도 약간은 놀란,,,내가 쓴 글 솜씨도...

사실은 다 그분의 솜씨였습니다.



내가 한 여러 말들...

사실은 2천년 전 그분이 다 하신 말씀들입니다.

 그 분의 덕이 아닌..

내 능력과

내 솜씨만으로 한 일들도 많습니다.

 빈민촌에서 자고 가시라고 그렇게 붙드는 분들에게....

적당히 핑게대고 떠났지만....

 

사실은

화장실이 불편할 것 같아 피한 것이 였습니다.

 늘, 신자들과 국민들만을 생각했어야 했지만,

때로는 어머니 생각에 빠져

많이 소홀한 적도 있습니다.



병상에서 너무 아파

신자들에게는 고통 중에도 기도하라고 했지만...

정작 나는 기도를 잊은 적도 있습니다.

 이렇 듯 저는 여러분과 다를바 없는

아니,,,훨씬 못한..

나약하고 죄많은 인간에 불과합니다.

 이제

저를 기억하지 마시고

잊어 주십시요.



대신

저를 이끄신 그분

죽음도 없고 끝도 없으신 그분을 쳐다보십시요.

 

그 분만이 우리 모두의 존재 이유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제가 마지막으로 남겼다는 말....

 

"서로 사랑하십시오"

 

사실 제가 한 말이 아닙니다.

그 분의 말씀이십니다.



저는 손가락 일 뿐입니다.

손가락을 보지 말고

그분을 쳐다 보십시요.

 

천국에서 김수환 스테파노

(여기서는 더 이상 추기경이 아닙니다)

 

***글 쓴이의 이름이 없는 글을 옮겨왔습니다***



김수환 추기경의 기도하는 손

- 정호승 

 

서울에 푸짐하게 첫눈 내린 날 
김수환 추기경의 기도하는 손은 
고요히 기도만 하고 있을 수 없어 


추기경 몰래 명동성당을 빠져나와 
서울역 시계탑 아래에 눈 사람 하나 세워놓고 
노숙자들과 한바탕 눈싸움을 하다가 
무료급식소에 들러 밥과 국을 퍼 주다가 
늙은 환경 미화원과 같이 눈길을 쓸다가



부지런히 종각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껌 파는 할머니의 껌통을 들고 서 있다가 


전동차가 들어오는 순간 선로로 뛰어내린 
한 젊은 여자를 껴안아주고 있다가 


인사동 길바닥에 앉아 있는 아기 부처님 곁에 앉아 
돌아가신 엄마 얘기를 도란도란 나누다가 


엄마의 시신을 몇 개월이나 안방에 둔 
중학생 소년의 두려운 눈물을 닦아주다가 


경기도 어느 모텔의 좌변기에 버려진 
한 갓난아기를 건져내고 엉엉 울다가 


김수환 추기경의 기도하는 손은 
부지런히 다시 서울역으로 돌아와 
소주를 들이켜고

부지런히 다시 서울역으로 돌아와



소주를 들이켜고 
눈 위에 라면박스를 깔고 웅크린 
노숙자들의 잠을 일일이 쓰다듬은 뒤 


서울역 청동빛 돔 위로 올라가 
내려오지 않는다 
비둘기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