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한 마음/오 하느님

묵상 - 2016년 6월 24일 연중 제12주간 금요일

주님의 착한 종 2016. 6. 24. 07:49




2016-06-24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
독서:이사 49,1-6 독서2:사도 13,22-26
복음: 루카 1,57-66.80

57 엘리사벳은 해산달이 차서 아들을 낳았다. 58 이웃과 친척들은 주님께서 엘리사벳에게 큰 자비를 베푸셨다는 것을 듣고, 그와 함께 기뻐하였다. 59 여드레째 되는 날, 그들은 아기의 할례식에 갔다가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아기를 즈카르야라고 부르려 하였다. 60 그러나 아기 어머니는 “안 됩니다. 요한이라고 불러야 합니다.” 하고 말하였다.

61 그들은 “당신의 친척 가운데에는 그런 이름을 가진 이가 없습니다.” 하며, 62 그 아버지에게 아기의 이름을 무엇이라 하겠느냐고 손짓으로 물었다. 63 즈카르야는 글 쓰는 판을 달라고 하여 ‘그의 이름은 요한’이라고 썼다. 그러자 모두 놀라워하였다. 64 그때에 즈카르야는 즉시 입이 열리고 혀가 풀려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65 그리하여 이웃이 모두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이 유다의 온 산악 지방에서 화제가 되었다. 66 소문을 들은 이들은 모두 그것을 마음에 새기며, “이 아기가 대체 무엇이 될 것인가?” 하고 말하였다. 정녕 주님의 손길이 그를 보살피고 계셨던 것이다. 80 아기는 자라면서 정신도 굳세어졌다. 그리고 그는 이스라엘 백성 앞에 나타날 때까지 광야에서 살았다.




시작기도
성령님, 현세에 일어나는 일들에 흔들리지 않고 늘 하느님의 뜻만을 생각하게 하소서.

말씀 들여다보기
세례자 요한은 태어난 지 여드레째 되는 날 율법에 따라 할례를 받는다.(레위 12,3) 할례를 받는다는 건 하느님과 계약을 맺고 율법의 명령에 따라 살아야 할 의무가 주어진다는 뜻이다. 물론 이런 의무가 실제로 적용되는 건 열세 살부터다. 하지만 생후 팔 일에 받는 할례를 통해 이스라엘의 남자는 ‘모세 율법을 지키는 이’라는 정체성을 얻게 된다.

이에 비해 할례를 받는 날 아이의 이름을 지어주는 건 율법에 나와있지 않다. 다만 그것은 당시 널리 퍼져있던 관습이었는데, 반드시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그렇게 할 필요는 없었다. 그러므로 복음에서 엘리사벳의 ‘이웃과 친척들’이 아이에게 ‘요한’이라는 이름을 주겠다는 즈카르야의 말에 ‘놀라워’한 건 당시 관습에 어긋나는 일을 했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요한의 출산과 관련된 일로 즈카르야가 벙어리가 되어 말을 못하게 된 일과 관계가 있다. 아버지에게 갑자기 닥친 불운을 위로하고 그를 존경하는 마음에서 아들에게 아버지의 이름을 붙여주리라 기대한 것이다.

하지만 즈카르야는 아이에게 하느님이 원하시는 이름을 붙여준다. 그리고 그것으로 자신의 불운에서도 벗어난다. 부모가 겪는 어려움을 자식이 해결해 주고 부모의 한을 자식이 풀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은 보편적 정서라 하겠지만, 즈카르야는 그보다는 자기 아들이 하느님의 뜻대로 살기를 바란 것이다.

말씀 따라 걷기
*이름에 관한 질문을 받은 즈카르야의 모습에 머물러 보자.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신앙인으로서 어떻게 하는 것이 현세의 부모님께 가장 효도하는 길일까?

마침기도
예수님, 제가 부모님께 공경하는 마음을 간직하되, 판단의 모든 기준은 부모님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이 되게 하소서. 아멘.

- 윤성희(구약성서학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