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안식/선종봉사

이 어린 영혼들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의 착한 종 2016. 4. 7. 14:19



얼마 전 일어난 일입니다.

3월 27일 일요일로 알고 있는데...


시흥시 방산동 산 골짜기에 있는 어느 조그만 공장에

사장 아이들 둘이 엄마와 이모를 따라 공장에 놀러왔답니다.


아이들이 아이스크림을 먹겠다고 하여

자동차를 타고 가게에 갔습니다.

공장지대에는 가게들이 없잖아요.

구멍가게는 걸어가기에는 제법 먼 거리였습니다.


아이스크림을 손에 쥔 아이 형제..

자동차는 뒤에 적재함이 있는

두 사람만 승차할 수 있는 소형 화물차였답니다.


일요일이고, 평소에도 자동차 왕래가 드믄 곳이고

걷기에는 조금 멀기에 엄마와 이모는 앞에 타고

형제들은 화물칸에 올라 탔다고 합니다.


위 사진에 보이는 전봇대.

언덕길을 내려오며 전봇대 앞에서 우회전을 하여

공장 쪽으로 진입을 해야 하는데...


운전을 하던 엄마가 브레이크를 밟는 다는 것이 액셀레이터를 밟았는지..

자동차는 갑자기 과속을 하며 우측 범퍼가 전봇대에 세게 부딛힌 후

길 건너 언덕 쪽으로 튕겨나가 나무와 부딛힌 다음

구르며 전복되고 말았답니다.


화물칸에 있던 아이들은 이 충격으로 튕겨나가 모두 숨지고... 

아이들의 시신은 볼 수 없을만큼 처참했다고 했습니다.


사고로 목숨을 잃은 아이들...

그리고 자식을 죽였다고 평생 자책할 엄마

그리고 아이스크림을 사주겠다고 한 이모..

엄마는 이 세상을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요?


사고가 난 공장 옆에는 우리 본당 교우의 공장이 있습니다.

전봇대에서 우회전 하면 바로 앞에 공장이 있습니다.

그 공장 사장 부부.

김영종 요셉과 최경미 수산나.


마음이 착한 두 분이 연락을 해왔습니다.

아이들이, 부모들이, 이모가 너무 애처럽다고..


불시에 사고를 당한 아이들이, 그 부모들이

천주교 신자인지 아닌지 저희는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이 무슨 문제가 되겠어요.

무조건 그 어린 영혼들을 위해 기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주일 낮에,

봄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던 시간에.


김영종 요셉, 최경미 수산나 자매는

국화꽃 두 다발과 아이들이 좋아할 과자를 준비했고

요셉 형제의 대부인 윤두섭 스테파노

본당 연령회 부회장 박승응 바오로와 영동협 데레사

구역장 박철호 프란치스코, 그리고 저..

비를 맞아가며 위령기도를 바쳤습니다.

그들의 시신이 놓였을 장소에 성수를 뿌렸습니다.


우리들의 작은 위령기도로

어린 아이들의 영혼이 주님의 자비로 영원한 안식을 얻기를 빕니다.


주님, 이름도 모르는 어린 영혼들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의 자비로 영원한 안식을 얻게 하소서.

아멘.